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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폐쇄된 교회 - RE Remake - 9

레이븐울프 2015. 10. 3. 15:48

혼-폐쇄된 교회 - 9

장르: 괴기호러--->유머

글쓴이: 너구리햄스

 

 

 

 

 

 

 

 

  "인간… 남자……."



  앞의 여자요괴는 힘없이 말했고 나는 멍하니 서있다가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분명히 낮인데…요괴들은 봉인되어있을 시간인데 멀쩡히 나다니는게 스토커말고 딴 녀석도 있단 말인가!? 뭐, 그래도 전투력이 없는 상태겠지.

 


  "어째서 물러나는거지?"



  녀석의 물음에 난 뒤돌아서 달릴려고 했는데 그때 녀석이 다시 말했다.


 

  "가지마."



  다시한번 녀석이 말했다.


 

  "부탁이야…제발 가지마…."



  녀석이 나에게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한다.

 


  "혼자…더 이상의 외로움은 싫어."



  녀석이 점점 나에게 다가올때 내가 말했다.

 


  "오지마."


  "뭐…?"


  "오지말라고!"


  "어째서……."


  "넌 요괴라는거 알고있어. 그런식으로 접근해서 날 어쩌려는 생각이지?"


  "아무짓도 안할거야…왜 그러는거지? 내가…싫어?"


  "좋다 싫다를 벗어나서 인간인 나에게 요괴인 네가 왜 접근을 하는거야."



  나는 이미 녀석을 완전한 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같다. 여자요괴도 그걸 느꼈다는듯 나에게 물었다.


 

  "혹시 어제…그 남자?"


  "…… 설마."


  "아, 맞구나…저기 나 좀 도와줘."

 


  나에게 오던 그녀…아닌 요괴가 내앞에 털썩 주저 앉으며 말했다.


 

  "딴건 부탁안할게…제발…. 목에 붙은 부적을 떼어내줘."


  "……."



  그 부적같은 포스트잇이 떨어지는 순간 녀석이 나에게 무슨짓을 할지 모른다.


 

  "내가 왜 네 봉인을 해제시켜줘야지?"


  "부탁이야."


  "……."


  "나도 알아……네가 보기엔 무서운 존재라는걸. 하지만 난 너에게 적대감같은건 없어. 정말이야. 부탁해…제발…."


 

  녀석은 내 다리를 붙잡고 말했고 솔직히 말해서 내가 보기엔 이녀석은 이미 요괴가 아니었다. 불쌍한 여인 같을뿐…….

 

  나는 그녀석 앞에 앉았고 슬퍼보이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요괴의 이름이 '카이 미츠'였던가? 일단 달래주는것이 좋겠다.

 


  "카이 미츠…맞지?"


  "내 이름을 알아?"


  "어쩌다보니…."


  "이거 조금은 기쁜걸."


 

  녀석은 창백한 얼굴로 어색하게 미소지었다. 보면 볼수록 동정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난 그녀에게 조건을 말했다.

 


  "조건이 있어. 봉인이 풀어져도 나를 공격해선 안되고 츠이시 요이를 공격해도 안된다는거야."


  "츠이시……."


  "너도 아는 애겠지? 널 봉인시킨게 츠이시니까."


  "그렇지…."


  "그리고 이곳에서 도망쳐. 이제 곧…아니다."


  "응?"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멀리 도망쳐. 조건은 받아들이는 거지?"


  "물론이야."


 

  츠이시가 분명히 조심하라고 했었고 가까이 가지말라고 했었지만…내가 보기엔 도움이 필요한 여자일뿐이였다. 그리고 내 선택이 잘됐던 안됐던 책임은 내가 져야할것이다. 하지만 이런 여자를 그냥 두고 간다는건 나를 앞으로도 계속 괴롭힐지도 모른다. 내가 도울수있고 능력이 충분한데도 못돕는다면 앞으로도 기억날지도 모른다. 과거에 잘 사로잡히는 성격인것같다.

 

  나는 노란색 포스트잇을 잡은채로 잠시 머뭇거리다가 떼어버렸다.

 


  "……."



  그것을 떼어내는 순간 싸늘한 바람이 불었고 난 순간적으로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호수 아닌 연못에서의 오싹함 만큼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놈의 싸늘한 바람은 이런 타이밍 마다 잘불어주는것 같다. 내앞에 앉아있던 카이 미츠는 묘한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갑자기 날 눕히고 말했다.

 


  "에!?"


  "고마워, 이제 난 사라질게 그리고 언젠가 은혜를 갚겠어."


  "아니, 굳이 갚을건……."


  "갚겠어."



  내가 난감해하고 있을때 녀석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천천히 걸어서 사라져갔다.

 

  상체가 살짝 들고 뒷모습을 보고 있던 나는 그대로 대(大)자로 누워버렸다.



  "아…잘한걸까? 나중에 츠이시에게 혼나는건 아니겠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다가 난 교회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몇분후, 폐쇄된 교회 2층]

 

 

  나는 부엌에서 무기가 될만한 것을 찾고있는 중이다.



  "뭐야…낮에도 돌아다니는 요괴가 있잖아. 그나마 착한 녀석이라 다행이었지 흉폭했음 어쩔뻔 했어? 아…이런……."


  "아앙♡"


  "뜨읏!!"



  나는 깜짝놀라서 뒤를 돌아보았고 뒤에는 츠이시가 서있었다.


 

  "켄지군. 지금 여자 혼자 사는 집의 부엌에서 뭘 찾는거~?"


  "저, 저기……."


  "으음~ 빨리 말해줘."


  "칼을 찾고 있어."


  "칼?"


  "어…그래."



  카이 미츠와의 접촉은 언급 안하는게 좋겠다.

 


  "그게…요괴랑 만났을때 최소한의 무기로 쓰려구. 아하하하…."


  "일반적인 식칼로 한번에 죽이긴 힘들건데? 그냥 퇴마도를 빌려달라구 하지."


  "휴대가 편한걸로 말이야."


  "휴대가 편한거?"


  "응."



  그녀는 잠시 생각더니 나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나."


  "너?"


  "그래, 나."


  "네가 휴대가 편하다고 생각해?"


  "날 데리고 다녀~ 너의 '최소한의 무장'이 되어줄게~ 앙♡"


  "……."



  진지할때의 츠이시가 그리워지는 이유는 뭐지…….

 

  아…그러다가 떠올리고 말았다. 고양이모습 요이의 목에 목줄을 메고 데리고 다니는 장면을…… .


 

  "아하하하…. 장난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마 켄지쨩~ 아하하하~"


  "……."


  "켄지, 왜 그래?"


 

  뭐지,이상한 변태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하다!!



  "응? 아…아무것도 아니야."


  "자, 여기."


  "음?"



  요이가 나에게 이상한 포스트잇 뭉치를 줬다.


 

  "이걸 요괴의 몸에 붙이면 잠시는 막거나 제압할수도 있고 죽일수도 있어. 녀석들은 네가 비무장이라고 생각하고 가지고 놀다가 죽이려고 할거거든? 그때 몰래 붙여."


  "어, 그래……."



  일대일 상황이면 몰라도 여러마리면 그 방법이 통할거 같니…….

 

  나는 투덜거리면서 그것을 챙겼다.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우리~ 점심먹고 퇴마를 시작하자. 방화준비는 다 끝났어."


  "그래."



  우리는 2층 밖으로 갔고 나는 난간근처에 있는 로프(밧줄)을 보곤 그녀에게 물었다.



  "저건 뭐야?"


  "아, 저건…만약을 대비한거야."


  "만약?"


  "우린 요괴를 죽이려는 거지 전면에서 전투할 생각은 없으니까 적당한 탈출루트는 몇개정도 만들어놔야지. 우리 목표는 요괴의 제거와 생존이니까."


  "아…그렇구나."


 

  내가 돗자리에 앉았을 때였다. 날 멍하니 바라보던 츠이시가 차가운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저기 켄지."


  "응?"


  "혹시 이 근처에서 카이 미츠 못봤어?"


  "아, 못봤어."


  "그래? 다행이네."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 교회로 돌아오기전에 옷에 묻은 흙먼지는 대충 털었기 때문에 들킬일은 없다.

  그녀는 식빵과 쨈, 우유가 든 바구니를 가지고 반대편에 앉았고 바구니에 든것을 꺼내면서 나에게 말했다.

 


  "하아~ 근데 내가 준 교복은 어딨어?"


  "헛."



  어, 깜박했다.


 

  "뭐야…가지고 다녀야지!"


  "근데 내가 왜 그런걸……."


  "애정의 표시."


  "……."


  "그래서 어딨어?"


 


  아…1층 의자에 두고 왔나보네.



  "설마 버린건……."


  "아니, 1층에 두고 왔나봐. 금방 가지고 올게 하하하…."



  나는 급히 식빵을 챙기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돌아섰을 때였다.


 

  "켄지."



  츠이시의 차가운 목소리.


 

  "응?"



  내가 뻣뻣하게 뒤돌아봤을때 그녀는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켄지군. 이런거 묻히고 다니면 안되지."



  그녀는 차갑게 미소지으며 내 옷깃의 가장자리에 손을 뻗더니 검고 긴 머리카락을 집어냈다. 카이 미츠의 머리카락…….

  나는 순간적으로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츠이시는 차가운 표정에서 갑자기 방긋웃더니 나에게 말했다.



  "에이 갑자기 왜 창백해지는 거야~? 어서 다녀와~"


  "그…그래."



  들킨걸까 안들킨걸까…제길 옷깃에 머리카락이 묻어있을 줄은 몰랐는데…….

 

  나는 빵을 먹으며 천천히 1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멍하니 1층을 둘러보고는 내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요이의 교복을 들었고 다시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하다가 1층 정문을 보았다. 문이 살짝 열려있었고 안으로 빛이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분명 문을 닫았는데. 츠이시가 들어오면서 제대로 안닫았나?"



  내가 문을 닫으려고 정문쪽으로 가던중에 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음?"


  "……."



  뒤에는 츠이시가 서있었다. 눈은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않고… 입은 차갑게 다물고 있었다. 저녀석 또 쌀쌀해진건가? 성격이 그때마다 다르니까 참…….

 


  "문만 닫고 올라갈거야."


  "나마루 켄지."


  "……?"



  내가 그녀를 보고 있을때 갑자기 탁하고 바닥을 밀치며 나에게 엄청난 속도로 뛰어오더니 그녀는 내 멱살을 움켜쥔채로 날 들어올리곤 교회벽에다가 거칠게 밀어붙였다. 덕분에 츠이시의 교복은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으윽…무슨짓이야!?"


  "시끄러워."



  츠이시의 눈은 살기로 가득했고 표정은 너무나도 차가웠다. 나는 멱살을 움켜진 그녀의 손을 잡고 풀려고 했지만 너무 강하게 잡고 있었다.

 


  "놓아줘!"


  "싫어."



  그녀는 점점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고 난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아무리 단련된 몸이라지만…발버둥치는 고등학생 남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들고있을 수 있는다는게 말이 되는건가!!

 


  "컥, 컥……."



  점점 숨이 막혀오고 있었고 난 발버둥을 쳤지만 그녀는 계속 내 목을 조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날 바닥에 거칠게 내동댕이 쳤고 난 바닥에 엎드린채 거칠게 숨쉬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드는 순간…….

 

  츠이시가 내 머리를 걷어차버렸고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10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