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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폐쇄된 교회 - RE Remake - 12

레이븐울프 2015. 10. 3. 15:57

혼-폐쇄된 교회 - 12

장르: 괴기호러--->유머

글쓴이: 너구리햄스

 

 

 

 

 

 

 

 

  "……."



  요이…은근히 무겁다. 말로 했다간 바로 칼에 찔리겠지…….


 

  "켄지…갑자기 왜 몸이 살짝 떨려?"


  "아, 아무것도 아냐."



  팔에 무리가 가고 있다고 말할수는 없다…절대로!! 이건 내가 약한거다! 내 팔힘이 부족한거다!

 

  나는 교회당 입구에 요이를 내려놓았고 요이는 교회당 대문을 활짝열며 말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짐 다 챙기고 일을 시작해볼까?"


  "아?"


  "아? 라니. 그럼 내 물건들도 요괴랑 전부 태워버릴거야?"


  "그러고보니 너한테는 이사 가는거나 똑같은거네."


  "뭐, 그렇지."


 

  나는 요이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갔고 츠이시의 짐정리를 돕기로 했다. 츠이시가 여행용 캐리어를 열고는 이것저것 정리해서 넣기시작했고 난 그녀의 서랍에 있는것들을 가져다 주기로 했다.

 


  "켄지, 옷장 밑에 있는 서랍에 있는걸 가져다줄래?"


  "알았어."



  그래서 옷장밑의 2번째 서랍을 열었는데….

 

  흰색 속옷…그것도 엄청나게 많아.



  "아……."

 


  내가 잠시 경직상태로 멈춰있자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듯한 요이는…….

 


  "에잇, 변태야!!"


  "으읏!?"



  내 목을 팔로 감은채 뒤로 질질 끌더니 침대에 앉혔다.

 


  "넌 그냥 여기 앉아있어!"


  "뭐야 서랍 열라며?"


  "보통 첫번째거부터 열지않아?"


  "그럼 그렇게 말하든가."


  "됐어, 변태."


  "억울해……."


 

  나는 멍하니 요이를 보다가 물어보았다.



  "근데 너 사람 죽여본적있어?"


 

  요이는 순간 멈칫했고 나는 계속해서 물었다.


 

  "그러니까…이런거 물어보는 거 좀 그럴수도 있지만…네 친구인데 요괴에게 잡혀있고 네가 보우건으로 쏴죽인……."


  "있어."


  "…정말로 네가 친구를 직접 죽인거야?"


  "그래."


  "어째서…."


  "날 믿지 못했으니까."


 

  요이는 짐을 계속해서 챙기며 말했다.


 

  "아직도 생생하네…그 아름다운 날의 꽃밭이 말이야. 그날 친구랑 단둘이 꽃밭에 놀러가려고 했어…나도 친구가 원한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내가 꽃을 따준다고 혼자 멀리갔을때 비명소리가 들렸고 당장 달려가보니 요괴가 친구를 잡고 있었지."


  "……."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신의 속옷을 챙기며 말을 이었다.


 

  "나는 당황했지만 무방비상태가 아니었고 최대한 안전하게 친구를 구해주려고 했어. 내가 말했지? 누군가를 지키는 법을 배우는 중이라고. 인간에겐 무해하지만 요괴에겐 치명적인 술식을 써서 요괴를 즉사시켰지. 요괴는 그대로 굳어버렸고 말이야. 근데 요괴가 '죽은지도 모르고' 내 친구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속옷을 들고있는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말했다.


 

  "네 년 때문에 내가 지금 죽게 생겼잖아!! 친구하나 똑바로 구하지도 못할거면서 날 혼자 두고 가?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



  츠이시는 속옷을 캐리어에 넣으며 말을 이었다.


 

  "난 당황했지. 안전하게 요괴만 즉사시키고 이제 친구를 꺼내주려고 하는데 요괴가 죽은지도 모르고 나에게 그런 말을 퍼붇는 친구를 보며 난 할말을 잃었어. 그리고 진실을 말해줬어. 그 요괴는 이미 죽었어 라고."


  "……."


  "그러니까 가관이더라? 순간 녀석도 당황하더니 막 변명을 하는거야. 물론 나도 알아…요괴에게 잡히면 무섭겠지…하지만 내가 구해줄걸 기다려볼순 있잖아? 난 그 순간 정말로 기분이 안좋았고 또한 이제 그녀석과 친구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죽였어?"


  "그래, 죽였어."


  "어째서? 죽일것 까진 없잖아?"


  "나와 친구로 있을 수 없다는건 그녀석이 날 떠나야한다는거야. 언젠가 밤에라도 몰래 도망쳐서라도 날 떠나거나 내가 떠나보내겠지. 근데 그거알아?"

 


  요이가 날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가문에 대해알고…요괴의 존재를 아는 사람을 살려서 돌려보내는건 규정위반이야."


  "뭐?"


  "저주받은 가문과 요괴의 사실을 아는 사람은 죽이는게 제일 나은 방법이야."


  "아니…다른 방법은 없어? 기억을 없애버린다던가……."


  "난 아직 완전한 퇴마사가 아니라고 했지? 내가 기억을 없애는 술식을 쓰면 아마 자아 없는 바보가 되어버릴걸."


  "그…정도야?"


  "너 사람 머리를 다루는 술식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구나? 얍! 하면 그냥 되는 그런건줄알아? 조금만 실수해도 사람 병O 되어버리는 거라구."


 

  요이는 슬픈듯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물론 죽이고 나선 마음이 너무 아팠지. 믿었던 사람에게 들은 폭언, 그리고 또 하나의 친구를 잃은…그것도 내 손으로 죽인……."


  "…근데 주변에 다른 사람은 없었어? 소피아라던가?"


  "소피아가 누군지 애초에 몰라."


  "에?"


  "대신 요괴하나는 숨어서 이쪽을 지켜보고 있더라구…카이 미츠라고."


  "……."

 


  요이는 주먹을 쥐며 말했다.



  "안그래도 친구를 죽여서 감정이 복잡한데 멀리서 그걸 지켜보고 있었다니 순간 분노가 치솟더라구. 그래서 쫓아갔지. 근데 잡고보니 의외로 거물이었지 뭐야?"


  "거물?"


  "응, 생각보다 높은 클래스의 요괴였어. 도망치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 달려들었다면 나도 위험했을건데 도망치는 바람에 보우건이 있는 나에게 유리했지. 그리고 이미 상대적으로 많이 약한 상태였어. 누군가랑 피터지게 싸우고 난 뒤에 꽃밭으로 숨어들어왔다가 나랑 마주친거 같기도 했고."


  "그랬구나."

 


  여러가지 사실을 알게되었다. 내가 멍하니 요이를 바라보자 그녀가 말했다.

 


  "근데 어떻게 알았어?"


  "아…카이 미츠가 보여줬어. 널 적으로 생각하게 하려고 그랬나봐."


  "음…역시 죽여버릴걸 그랬나?"


  "그러고보니 왜 처음에 안죽였어?"


  "너무 높은 클래스의 요괴라서 내가 마음대로 죽이긴 좀 그랬어. 그정도 요괴급이면 요괴들중에서도 나름 이름이 퍼져있고 퇴마사중에서도 아는사람이 제법있을거라서 말이야. 나중에 처리할까하고 생각했지."

 


  그리고 요이는 캐리어를 닫으며 말했다.

 


  "그럼 캐리어 먼저 지하상가입구에 가져다 두고 올게."


  "그곳에?"


  "그래, 지하상가를 통하는게 제일 이상적이야."


  "다녀와."


 

  요이는 캐리어를 끌고 나가다가 잠시 멈추더니 뒤돌아보지 않은채로 나에게 말했다.

 


  "켄지는…날 믿지?"


  "…물론이지, 물어볼것도 없어."


  "그래."



  그녀가 어떤 표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이는 밝은 목소리로 대답하더니 말을 이었다.

 


  "그럼 일이 잘풀리면 손만 잡고 자자, 응? 켄지군 날 믿어봐♡"


  "……."


  "그럼 다녀올게~"


  "그래…."



  그렇게 요이는 나갔고 그녀의 방에는 아직도 남은 물건들이 제법 있었다. 아마 필요한걸 제외하면 모두 버리고 갈 예정인가보다.

 

  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그녀의 옷장 구석에 다양한 핏자국들이 조금씩 묻어있는 상자를 보곤 한번 열어보았다.

 


  "……."



  그곳엔 피투성이에 이리저리 찢긴 옷들이 들어있었다. 전투복, 평상복, 잠옷…그녀는 언제 어디서든 공격당했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다.

 

  난 상자를 닫았고 요이의 책상옆에 있는 휴지통 안을 보았다. 그곳에는 구겨지고 찢겨진 포스트잇과 노트들이 있었다. 아마 술식연습을 하고 있었나보다.

 

  그러다가 눈에 띄는 종이 하나를 꺼내보았다. 그곳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우선 보호순위 1위는 나마루 켄지. 만약 켄지도 지키지 못한다면 다신 친구를 만들지 않을 생각. 이미 아는 이의 죽음을 너무 많이 본거 같다…….

 


  "……."



  나를 저주를 옮길 용도로 사용하려고 하기 전에 쓴건지 그 후에 나에게 사실을 고백한뒤에 쓴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충분히 요이를 알것같다. 앞으로 요이를 배신하는 일은 없을것이다. 그녀가 나를 위하듯 나도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근데 휴지통에 들어있다는건…지금은 마음이 바뀌어서 던져넣은거 아닐까!?

 


  "에이… 설마."


 

  [잠시 후]


 

  돌아온 요이와 함께 1층으로 내려갔고 그녀가 설교단 밑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가 지하통로로 가는 입구중에 하나야. 카펫에 가려서 숨겨져있어."


  "이 안으로 들어가야하는구나. 안에 들어가봤어?"


  "아니."


  "……."


  "밖으로 통해있겠지."


  "……."


  "걱정마. 그럴거야."


  "……."



  저런 녀석을 믿어야하나….

 

  나는 의심쩍어하는 표정으로 요이에게 말했다.



  "츠이시, 지하에 봉인석 같은거 있어?"


  "응? 어…있는데. 왜?"


  "거기까지 날 데려다줘."


  "뭐 하려구?"


  "카이 미츠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뭔가 궁금해서 말이야. 그런거 흔히 못보는거잖아~"


  "뭐, 알았어."


 

  설교단 뒷쪽으로 달려있는 십자가 밑에 작은 해치가 하나있었다. 요이가 그것을 열더니 회색의 돌들로 이루어진 지하가 보였다. 안은 당연히 어두웠지만 요이가 보우건의 플래시를 켜며 말했다.

 


  "고전적이지?"


  "응, 어두워서 좀 그렇네."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 우리는 함께 걸었고 나는 검은색 전투복의 그녀를 놓치지 않기위해 가까이 붙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저기, 전투복이 어째 진짜 군복이랑 비슷한 느낌이네 전투화도 그렇고."


  "켄지, 군복은 다양한 환경에서 일반적으로 그리고 전략적으로 싸우기 용이하라고 입는 거잖아?"


  "그렇지."


  "싸우기 용이한 복장이라서 입는거야. 옛날 퇴마사 복장 같은 고전적 스타일도 여러가지 의미로 좋지만 지형과 상황에 따라 전술과 전투복도 바뀌어야 하는법이야."


  "음…고전적 스타일이라……."


 

  퇴마사복장이라…무녀복이랑 일치하는 지는 몰라도 무녀복 입은 요이도 괜찮겠네?


 

  "켄지."


  "응?"


  "이상한 생각했지?"


  "쿨럭!"



  대충 말했겠지만 정확하다 요이.

 

  요이와 얘기를 나누며 얼마나 걸었을까? 이상한 벽 앞에는 포스트잇이 여러개 붙어있었고 요이가 벽을 더듬거리다가 돌하나를 누르니 벽이 올라갔고 약간 넓은 방이나왔다. 안에는 이상한 돌들이 몇개 세워져있었다. 요이는 나를 보며 말했다.

 


  "켄지, 이상한 짓만 하지마. 만지지말고 눈으로만 보세요."


  "어째서 박물관 안내원같은 대사를……."



  나는 별의 별 이상한 부적들과 사슬, 밧줄들로 정신없이 묶여있는 여러돌들을 보며 그중에 익숙하게 눈에 띄는 노란 포스트잇을 발견했다. 나는 슬쩍 요이의 눈치를 봤는데…그녀도 이곳은 영 불길한지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근데 츠이시."


  "응?"


  "누군가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진심어리게 부탁한다면 그 부탁을 들어줘야겠지?"


  "당연한거잖아 켄지."


  "그래."


 

  나는 그녀 몰래 포스트잇을 떼려했는데…잘안떼어진다!? 이상한 부적위에 포스트잇이 붙어있었는데 나는 더욱 힘껏 당겨서 기존의 부적이 살짝 찢어지는 정도로 포스트잇을 떼어냈다. 포스트잇은 쉽게 붙었다 떼어지는게 진리이건만…뭐, 이걸로 카이 미츠와의 약속은 지킨것이다.

 

  그때였다. 갑자기 요이가 섬칫하더니 나에게 말했다.



  "저기…켄지. 갑자기 엄청난 한기가 느껴져서 그러는데 이상한거 손댄건 아니지?"


  "아…이거 살짝 건드렸는데 접착력이 약해서 그런지 그냥 떨어지더라…하하하……."



  나는 포스트잇을 들고 살짝 흔들어 보았다. 요이는 순간 놀라더니 나에게 말했다.


 

  "그거 어디 붙어있던거야!?"


  "어? 여기 돌…커다란 부적위에 있던데."


  "꺄앗! 무슨 짓이야!?"


  "에?"



  그녀는 나를 옆으로 밀치고는 봉인석을 보며 말했다.


 

  "돌에 포스트잇이 잘 안붙길래 기존에 있던 부적위에다 붙였었는데…네가 떼어내는 바람에 부적이 손상된거 같아."


  "뭐? 이 봉인석들은 너가 오기전에 있던것들이야?"


  "그래, 내가 왔을때 이렇게 되어있었어. 어떤것이 이 돌에 묶여있는지는 나도 모른다구…단지 카이 미츠의 힘을 약화시키려고 적절한 돌하나 골라서 그위에 살짝 붙여놓은건데…내 생각이지만 네가 말한거 처럼 접착력이 약해서 떨어진건 아닌거 같다만?"


  "아…미안, 사실 미츠의 유언이라……."


  "하아!? 나빠…너무 나빠!! 어떻게 그런 요괴 유언을 들어주는거야?"


  "그게…네가 말했잖아 마지막 부탁은……."


  "그렇다고 해서 이런 대형사고를 치면 어쩌자는거야…엄청난 한기가 느껴진다구."


  "별거겠어? 글자 몇개 희미해진 정도 같은데 뭐……."


  "제발 그러길 바래 켄지군. 만약 엄청난게 깨어나있으면 우린 죽은 목숨이야."


  "설마…."


 

  쿠구구구-


 

  그때였다. 우리가 들어왔던 입구의 돌벽이 다시 내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당황한채 서있을때 요이는 내 팔을 움켜잡은채 달렸고 난 그녀에게 이끌린채 돌벽 아래를 재빨리 통과했다. 그리고 몇초뒤에 돌벽은 닫혀버렸고 나는 멍하니 서있었다.

 


  "아무래도 이거 심각한 느낌인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거야!?"


 

  요이는 보우건의 상태를 체크해보곤 장전했다. 그리고 보우건에 내장된 단검을 꺼내곤 나에게 주었다. 그녀가 말했다.

 


  "너 얼굴에 피 튀는거 안익숙하지?"


  "그건 그런데…무슨 일이야?"


  "자, 이거 써."



  그녀는 자신의 마스크를 나에게 씌워주었다. 근데…뭐야 얼굴에 피 튈일이 생긴다는 건가!?

 

  그때였다. 멀리 어둠속에서 횃불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뭔가 검은색의 이상한 것들이 오고 있었다. 요이가 플래시를 비추자 알게되었다.

 

  검은색의 신도복을 뒤집어쓴 녀석들이 횃불을 든채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요이가 눈썹을 치켜들더니 말했다.

 


  "저건…뭐지?"


  "사람같은데?"


  "…아닌거 같은데. 켄지군이 대화를 시도해봐."


  "에? 내가 왜!?"


  "그럼 이마에 포스트잇을 붙여서 확인해봐."


  "내가 왜!!"


  "흐음~ 한발 쏴보면 사람인지 아닌지 알게 되겠지."


 

  요이는 보우건을 견착했고 다가오는 신도들을 향해서 조준했다. 나는 그옆에서 단검을 들고 서있을 뿐이었다. 근데…요이의 입가는 미소를 띄고 있었다.

 


  "자, 켄지군 함께 가는거야. 나라는 사람…츠이시 요이가 사는 세상으로 말이야."


  "……."


 

  그리고 그녀는 보우건의 방아쇠를 당겼다.

 


 

[13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