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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죽음의 골목 - Remake - 4

레이븐울프 2015. 11. 28. 23:49

혼-죽음의 골목 - Remake - 4

장르: 괴기호러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4번째 에피소드 입니다.>


 


 


 


 


  "돌려줘."


  "뒷이야기도 해주면~"



  히고는 요이가 준 퇴마용 부적을 혀로 햟을듯한 자세로 나에게 협박을 해왔다. 카메라도 줘버린 나에게 요이가 챙겨준 물건을 저런 녀석에게 훼손되게 할순없다. 절대로.



  "뭐……."



  그래도 이야기를 해주는게 최선인것 같다.

 


  "그녀는 살짝 야릇하게 나에게 접근하고 있었어."


  "오! 오…오…오오오오?!"


  "……."



  뭐냐 그 반응은…….



  "그런데 갑자기 얼굴이 세로로 토막나버리더군."


  "와~! 멋지다."


  "뭐…그리곤 다 죽여버리라던가…그런 말을 했어. 그게 끝이야."


  "다 똑같아."


  "응?"


  "다 똑같다구."

 


  녀석이 나에게 퇴마용 포스트잇을 던져주며 말했다. 내가 궁금하다는듯이 보자 말했다.



  "고양이가 꿈에 나왔어~ 야옹~ 야옹~ 냐아앙~"



  녀석은 갑자기 고양이같이 손을 얼굴 옆에서 휙휙하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 골목에서 잠든 사람들 꿈엔 전부 고양이가 나왔어~"


  "사람들에게?"


  "응응응…저기 와타뭐시기 에르토인가 에토인가 하는 남자도 꿈을 꿨거든."


  "음?"


  나는 '와타모테 에토'씨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저기 실례지만…혹시 이상한 꿈을 안꾸셨나요?"


  "꿈?"


  "네, 뭔가 나오는 꿈이요."


  "뭐……."



  와타모테씨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했다.


 


  "히고씨랑 어떤 대화를 하다 온건진 모르겠지만… 부끄럽게도 여자꿈이었어. 뭐…그녀가 말한건 '다 죽여버려'였던가…그녀가 갑자기 왜 사람들을 죽이라는건지…내가 아는 그녀는 그런 여자는 아니거든."


  "아……."


  "근데 왜 그런걸 묻지?"


  "아…저도 사실……."


  "평소 좋아하던 여학생?"


  "아니…좋아한다보단…그러니까……."


  "뭐, 됐어. 지금은 이런 사소한 얘기나 할때는 아니니깐."



  그러면서 와타모테씨는 자기 옆에 있던 쥐를 손가락으로 쿡쿡 눌리면서 놀고있었다. 더럽게 왜 시궁쥐를…….


  나는 그런 그를 놔두고 플래터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는 쓰레기통 사이에 묘하게 몸을 숨긴채 총을 들고 있었다.


  그 옆에 서며 말했다.



  "좀 쉴래?"


  "아아… 괜찮아."



  나는 그의 리볼버를 보며 말했다.


 

  "너 매그넘만 가지고 다녀?"


  "응? 아니."



  그가 가방을 열더니 뭔가 이상한 키트를 꺼냈다.

 


  "조립만 하면 화끈한 펌프액션식 산탄총이 되지."


  "……."


  "왜… 뭐 문제라도?"



  길거리에서 이런 사람 만나면 간첩신고라도 해야겠지만…지금 상황에선 이상하게 든든해…….

 


  "뭐, 폭탄 같은건 없겠지? 그런것도 있으면 너 정말 관광보단 전쟁하러 온거야."


  "에이, 무슨 폭탄. 그런건 없……."

 


  틱- 티딕-



  플래터가 키트를 넣으려고 할때 뭔가 동그란게 가방에서 흘러나왔다.

 


  "…저거 어째 수류탄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아하하하하……."



  플래터는 난감하다는듯이 웃더니 그것을 주워들고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



  "미국인 관광객들은 다 들고다녀. 이상한 눈으로 보지마."



  설득력 전혀없어 그거!! 그리고 고정 잘해놔! 수류탄 같은거 흘리지 말라고!

 


  "뭐, 그럼 수고해."



  플래터에게 새삼 '엄청난 녀석'이라는 인상을 가진 내가 히고에게 갔을때 녀석은 하악거리면서 벽에 진득하게 늘러붙어있었다. 이녀석 정말 병적으로 초콜렛을 좋아하는 가보다….


 

  "저기, 그런 꿈을 왜 꾸게되는거지?"


  "개가 고양이의 소중한걸 없앴으니까."



  녀석이 벽에 비비적거리며 말했고 난 한숨을 한번 쉬곤 대답했다.

 


  "이상한 말하지말고… 속시원하게 말해봐."


  "달콤한…그 단맛…아……."


  "어이…플래터는 주변을 경계중이고…와타모테씨는 쥐 가지고 놀고 있고 난 너에게 진지하게 묻고있고 넌 벽에 비비적 거리면서 초콜렛을 찾고있지. 상황판단 좀 해봐…너가 정보를 알려주면 우리 모두 편하게 이곳을 빠져나갈수 있다구."


  "에~ 쥐라고 했어?"


  "어…쥐가지고 놀고 계시던데."



  내가 와타모테씨 쪽을 가리키자 히고는 그 쪽을 멍하게 보았다. 그러다가 나에게 말했다.

 


  "이상해라~ 원래 찍찍이들은 이곳에 안나타나는데~ 유감이야."


  "뭐?"


  "쥐가 나타났다~ 찍찍찍!"



  그러면서 녀석은 긴 코트자락을 펄럭이며 빙글빙글 돌더니 갑자기 어느 골목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이! 어디가는거야?!"


  "냐아아아앙~"


  "……."



  미친사람과 함께 있으면 정상인 사람도 미칠거야…분명히…….

 


  한숨쉬며 와타모테씨 쪽을 보았을때 와타모테씨는 도망가는 쥐를 쫓고있었다.

 


  "감히 어디로 도망을가?"



  사람은 불안할때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땐 뭔가 주의의 어딘가로 분산시키려 할것이다…플래터의 경우엔 뭔가 이런저런 경험이 있어보여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반면 와타모테씨는 쥐를 가지고 노는것이고 나는 미친녀석과 대화를 하는것이다.


  와타모테씨가 쥐를 쫓아가려하자 내가 말했다.


 


  "그냥 놔두세요…불쌍해요."


  "어쩌면 나중에 식량이 될지도 모른다구. 잡고올게. 너무 멀리는 안갈거니까 걱정마."


  "네."



  나는 히고를 찾아야하나 하며 녀석이 팔랑거리며 사라진 쪽을 보았다. 히고가 모퉁이에서 상체만 살짝 내밀고 이쪽을 조심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를 보더니 '이쪽으로 와'라는 손짓을 했다. 내가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을때 갑자기 플래터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어이, 진정해. 무슨 일이야?"


  "빨리 가야해. 와타모테씨는 어디로 간거야!?"


  "쥐 따라 갔는데."


  "뭐!?"


  "무슨 일인데 그래?"


  "쥐…쥐들이……."


  플래터가 당황한 표정으로 뭔가를 설명하려고 할때였다.



  "끄아아악!!"



  갑작스런 비명소리가 옆 골목에서 울렸다. 멍하게 그쪽을 보는 나와 리볼버를 치켜드는 플래터.



  "허……."



  그 골목에선 얼굴과 손가락에서 피를 흘리는 와타모테씨가 뛰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뒤로…….



  "저게…쥐…야?"



  엄청나게 커다란 들쥐가 에토씨 뒤에 있었다. 플래터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본건 '쥐떼'였어."


  "뭐……."


  커다란 쥐 앞으로 수많은 쥐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개만한 쥐, 고양이만한 쥐…그리고…무슨 자동차 크기의 쥐와 조그마한 수많은 쥐들이 그를 쫓고있었다.


 

  "사…살려줘!!"



  와타모테씨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굳어있는 나를 플래터가 끌면서 말했다.



  "총으로 잡는건 한계야. 도망쳐야해."



  나는 정신을 바로챙기면서 히고가 있는 쪽을 가리켰다.



  "저쪽으로!"


  "OK."



  우리가 자신쪽으로 오는것을 본 히고는 또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뒤돌아보려다가 그냥 냅다 달리기 시작했고 플래터에게 말했다.



  "에토씨는?"


  "몰라."


  "버리는거야?"


  "말하지마라. 숨찬다."



  골목의 커브를 돌았을때 아주 긴 직선의 골목길이 있었고 그 중간에 히고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녀앞에는 어떤 철문이 있었다. 그곳까지간 우리는 숨을 헐떡이며 주위를 보았다.



  조용하다.



  "끄아…끄아악!!"



  그 침묵은 와타모테씨가 비명을 지르며 그 직선길에 나타나면서 깨졌고 그뒤로도 많은 쥐들이 따라왔다. 우리는 와타모테씨가 있는쪽의 반대편을 보았는데…그쪽에서도 쥐들이 오고있었다.


 

  플래터가 말했다.



  "시간끄는 동안 철문을 열어."


  "알았어."

 


  플래터는 에토씨가 오는쪽의 반대쪽의 쥐들에게 사격을 시작했다. 와타모테씨쪽은…쥐들이 그를 물어뜯는다고 다소…천천히 오고 있었기…때문이다.


  그리고 재빨리 철문을 발로 강하게 찼다.



  팡!



  열리지 않는다. 나는 더욱 강하게 차고 차고 또 찼다. 철문은 멀쩡했다. 내가 다시한번 차려고 할때 히고가 내 목덜미를 잡고 뒤로 당겼다.



  "으읏?!"



  덕분에 뒤로 넘어진 내가 히고를 노려보려고 할때 히고가 철문의 문고리를 돌렸고 조그마한 철문은 그렇게 열렸다. 나는 흥분한채로 그녀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는데 히고는 나를 명확히 주시하며 말했다.



  "진정해."


  "……."



  간만에 정상적인 말을 하고는 팔랑거리며 철문 안쪽으로 들어가버리는 히고. 나는 플래터에게 말했다.



  "어이, 열렸어!"


  "라져!"



  바로 뒤로 빠지는 플래터. 나는 안쪽에서 문을 닫기직전의 자세로 플래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플래터는 문안쪽으로 들어오려다가…갑자기 고개를 팍숙이며 중얼거렸다.



  "Fuck…."


  "플래터?"


  "빌어먹을 앙심. 와타모테씨 데리고 와볼게. 문은 닫고있어라, 대신 내가 들어오자마자 문을 막을만한 뭔가나 찾고있어."



  앙심이 아니라 '양심'이야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가 문을 닫으려했다. 그때 본 그의 눈동자는…뭔가 그런 비장함이 보이는 눈빛이었다. 이 나이때 청소년들에겐 보기 힘든 그런 눈빛이라고 해야할까.


  그가 철문을 닫고 갔을때 나는 바로 이 건물안쪽을 둘러보았다. 아수라장인 사무실같은 느낌인데 노란불들만 조금 켜져있어서 어두운곳이 많았다. 그중에서 나는 탁자 부서진것 등등의 바리케이트 재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히고! 너도 도와……."



  탕- 탕-


  쿠웅-!



  총소리와 뭔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 소리는…전쟁영화에서나 들어본…수류탄의 폭발음. 플래터는 와타모테씨 쪽으로 총을 쏘며 달리고 있고 그 반대편으로 수류탄을 하나 투척한 모양이다…파편이나 안맞았으면 다행일텐데….


  그때였다. 뭔가가 문을 거칠게 열었고 안쪽으로 너덜너덜해진 사람과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플래터가 들어왔다. 나는 바로 철문을 닫으며 뒤에 탁자나 의자로 보강을하기 시작했다. 뭔가가 문을 쿵쿵 두드리고 긁기 시작했고 그 뒤로 찍찍거리는 소리들이 정신없이 들려왔다.


  내가 대충 입구를 막았을때…와타모테씨는 차마 말로 하기 힘들정도로 처참했다. 이곳저곳이 찢어지고 피가 흘러고 살가죽이 뜯긴곳도 있었다…….


  플래터는 총을 장전하다가 와타모테씨의 옷자락에서 기어나오는 들쥐 한마리를 발로 걷어차버렸다. 와타모테씨는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무서워…죽기싫어…이런곳 이제 싫다구……."


  "늦게 구해줘서 미안해요."


  "아니야…너 아니였음 난 벌써 쥐들에게 산채로 뜯겨먹혔을걸……고마워 구해줘서."


 

  콜록거리는 그를 부축한 플래터가 나에게 말했다.



  "켄지. 이 건물에서 구급약품을 찾아봐봐. 이런 사무실이면…그런거 한개쯤 있을거야. 대신 조심해 이 건물도 위험할지도 몰라. 일단은 그의 옷을 찢어서 지혈해둘테니."


  "알았어."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위로 올라가려고 할때 히고가 말했다.

 


  "아니, 지금은 안전해."


  "……?!"


  하지만 그런말을 하는 그녀의 뒤에…뭔가 이상한것이 서있었다…썩은 시체같은게…좀비!?


  내가 소리치려하는거보다 더 빠르게 반응한 플래터가 리볼버를 순식간에 빼들었고 그때 히고가 외쳤다.

 


  "안돼 쏘지마!!"


 


  탕-


 


  좀비같은것의 머리 날아가버렸고 히고는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곤 중얼거렸다.



  "유감이야……."

 


  그런 그녀를 보며 플래터가 말했다.



  "왜? 친한 친구나 옛동료가 좀비가 된거였어? 그래도 이미 좀비는 좀비야. 아니…그런게 현실에 존재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이상한 골목에선 말이지. 켄지, 윗층으로 가지마. 저런게 더 있을거야."


 

  나는 바로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멀리 떨어졌다. 그때 중얼거리던 히고가 플래터에게 달려들었고 플래터는 깜짝놀라서 쓰러졌다.


 

  "쏘지 말라고 했잖아! 왜 쏜거야!"


  "비켜!"



  플래터는 거칠게 그녀를 밀쳤고 그녀는 바닥에 웅크린채 신음했다. 당황해서 서 있던 내가 그 둘을 진정시키려고 할때 갑자기 정신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으윽…."



  내가 잠시 휘청거리다가 겨우 자세를 잡았을땐 플래터가 총을 히고에게 겨누고 말하고 있었다.



  "너, 경고한다. 정보를 제공할거 아니면 애초에 필요도 없어!"


  "하아하아…."



  신음하는 히고를 본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잡은채 플래터에게 말했다.

 


  "참아…저녀석 원래 저렇잖아."


  "But……."



  뭐라고 영어로 내뱉으려던 플래터는 마음을 진정시키더니 조용히 일어나서 히고에게 갔고 그녀를 일으켜주었다.



  "미안하다, 잠깐 흥분했나봐…저 뒤에 쓰러진 사람…뭐, 전에 너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총으로 쏴서 미안했다."


  "하아…하아……."



  히고는 울상으로 신음하고 있을뿐이었지만 조심스럽게 플래터에게 안겼다. 플래터는 순간 움찔했지만 그녀의 등을 토닥거리며 진정시켜주었고 그녀를 조심스럽게 앉히고는 내 옆에 와서 말했다.


 

  "뭐…저녀석이 우릴 쥐떼로부터 도망칠곳으로 안내했으니 아직 쓸모가 있어서 달래준거 뿐이야. 그것 뿐이라고."


  "그래."



  감정표현은 서툴어도…역시 나쁜 녀석은 아닌거 같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막대기 하나를 던져주며 말했다.


 

  "켄지, 약구하러 가자."


  "알았어."


  "그럼 가자, 윗층으로."




 


  우리는 히고와 와타모테씨를 뒤로하고 윗층으로 올라가는 첫계단을 밟았다.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이 알수없는 골목에 있는 비교적 커다란 건물은 무엇일까….


 


 


[5화에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