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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몽환의 협곡 - 4

레이븐울프 2016. 2. 13. 00:36

혼(魂) - 몽환의 협곡 - 4

장르: 현대판타지, 퇴마

연령제한: 15세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5입니다. Ep1~4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휴~ 반쯤 끝난건가."



  동아리실에서 나마루 켄지가 서류뭉치를 책상 구석에 정리해 놓으며 말했고 세이키는 미소로 화답했다.



  "세이키 미안했어. 요즘따라 나없어서 혼자 할때가 많았지?"


  "괜찮아 켄지군. 미요가 많이 도와줬었어."


  "…덕분에 많이 혼났지 오늘."


  "미요도 걱정되서 그랬을거야."



  켄지는 오늘 학교에 있으며 다른 몇몇 친구들의 걱정과 분홍 머리의 코토 미요에게 많이 시달리긴 했지만 수업을 듣고 주변이들과 얘기를 하고 세이키와 남아서 함께 동아리활동을 한다는 일상이 좋았다.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나 정부사람들이나 츠이시 가문과 요괴들에 대해 잊고 있을 수 있어 잠시나마 마음이 편했었지만…….



  드르륵



  미닫이 문을 열며 켄지가 다니고 있는 츠마부키 고등학교의 교복을 입은 미정이 동아리 실로 들어오며 말했다.



  "(한국어)아 진짜 아나 여기 박혀서 이 인간 뭐하는 거래."


  "에?"


  "켄지군…아는 사람이야……?"



  세이키가 움찔하며 켄지에게 바싹 붙자 미정이 눈썹 한쪽을 치켜들며 일본어로 말했다.



  "뭐야 여자친구에요?"



  그말에 세이키는 순간 발그레 해지며 슬쩍 켄지를 올려다 보았고 켄지가 순간 당황해서 어버버 거릴때 미정이 먼저 말했다.



  "아~ 뭐한다고 집에도 안가고 있나 했더니. 죄송죄송 제가 눈치가 없었네. 하던거 마저끝내세요. 보통 둘이 하는데 시간 얼마쯤걸려요?"


  "그, 그게 무슨 소리에요?"



  켄지가 버벅 거리며 대답하자 미정이 껌으로 풍선을 한번 불었다가 터뜨리고 말했다.



  "말씀 편하게 하세요. 그냥 미정이라고 불러도 되요. 제가 더 어리니까."


  "…근데 아직 초면이라……."


  "그건 나마루씨 편하게 알아서 하시구요. 둘이 하는데 얼마 걸리냐구요?"


  "……."



  켄지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말을 놓기로 했다.



  "뭐, 뭘?"


  "뭐긴 뭐야. 방과후에 남녀 둘이서 은밀한 장소에서 응? 하교도 안하고 딱 붙어있는데 할게 그거 밖에 더 있어요?"



  그리고 미정이 양손으로 고리와 겹친 손가락을 만들어 민망한 왕복운동을 해보이자 세이키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오르다 못해 머리 위로 펑- 소리가 날정도였고 켄지도 얼굴을 붉히더니 외쳤다.



  "아, 진짜. 이거 동아리활동이야 동아리! 근데 말이 동아리지 업무 비슷한거라 시간이 좀 걸리던거 뿐이라구!"


  "하이고 네, 그러시겠죠. 거기 앉은 언니분께서 나마루씨 부를때 켄지군이라고 애정담기게 이름 부르며 달라 붙지만 않았어도 이정도 망상급은 아니었을 수도 있는데."


  "그건 그렇고 여긴 왜 온거야?"



  대화의 화제를 빨리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켄지가 말하자 미정이 동아리실 의자 아무곳에나 턱썩 앉으며 대답했다.



  "아, 주말에 시간 비워두시라구요."


  "주말에?"


  "네네, 지금 뭐 옆에 계신분 때문에 딱히 제대로 말은 못하겠지만 대충 어떤 말인줄 아시겠죠?"


  "……."



  켄지가 난처하다는 듯이 앉아있자 세이키가 말했다.



  "저기, 죄송하지만 켄지군은 주말에 저와 이미 선약이 있어요."



  물론 그런 선약은 없었지만 세이키는 난처해 하는 켄지를 구해주고 싶은 마음에 말했고 미정은 시큰둥하게 둘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역시 내가 방해한거였어. 둘이 주말치까지 오늘하면 안돼요? 저 이자리 바로 비켜줄테니까."


  "……."



  다시 세이키는 머리에서 펑소리가 나며 얼굴이 달아올라 어쩔줄을 몰라했으나 켄지가 나서며 얘기했다.



  "아니, 우린 그런 사이가 아니고 일단. 많이 중요한 일이야?"


  "아하하 물론 엄청나게 중요하죠. 굳~이 김담당관님께서 절 여기로 보내서 직접 만나서 확실히 전해주고 오라고 했으니까요. 그래서 수업마치기 전부터 계~속 교문 근처에서 기다렸는데 절~대로 안나오길래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그러니까 주말에 할거까지 땡겨서 지금 두분 하시면 참으로 감사하겠다는 거죠."


  "……."


  "저라고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거 아니에요. 시켜서 그런거에요 시켜서."


  "…그래 그러면 어쩔수 없는거겠지. 일단 알았으니까 이제 가……기보단 온 김에 차라도 한잔 하고 갈래?"


  "오, 좋긴한데 제가 자리를 비켜드려야만 할거 같다는 눈치가 살살 와서 이만 가볼게요. 주말에 저랑 김담당관님이 자택으로 찾아갈테니까 늦잠만 자고 있지 마세요."


  "그래."



  아직도 살짝 달아올라있는 세이키를 보며 훗하고 웃음을 보인 미정은 동아리실에서 나갔고 켄지는 가벼운 한숨을 쉬었다.



  "역시 무리구나. 염려마 세이……."



  별 생각없이 세이키의 어깨에 손을 올린 켄지였으나 세이키는 화들짝 놀라며 켄지를 바라보았고 그 발그레한 표정이 의식되어서 괜히 켄지 자신도 기분이 이상해진채 말했다.



  "흠흠, 일단 하던 일 마무리 하자 세이키."


  "응…켄지군."

  


  서류들을 검토하고 다른 동아리일정들도 대충 돌아보던 켄지가 말했다.



  "어…뭐야 초자연현상 연구동아리에서 퇴마 동아리가 따로 나오네?"


  "그게 아무래도 내부에서 중점으로 두고 싶은 부분이 조금 달라져서 분할하는 걸로 알고 있어 켄지군."


  "얘들이 퇴마가 뭔지나 알고 이런걸 만드는걸까…?"


  "내 생각엔 요괴들이 나오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감상이나 요괴들이 나올법한 곳을 탐방하면서 옛날 전통퇴마술 같은걸 직접 해보고 그런 동아리가 아닐까 싶어."


  "흠……."



  켄지는 미덥잖다는 듯이 그 서류들을 다른 곳에 갖다놓으며 정리하려고 할때 세이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켄지군, 근데 조금 전에 왔었던 여학생은 어떻게 알게됐어?"


  "아, 그게……."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할수는 없는 입장이었기에 켄지는 조금 고민하다가 말했다.



  "한국에서 여행온 사람들 중에 한명인데 어쩌다보니 알게되서 우리 도시랑 주변 관광하는걸 도와주기로 했거든."


  "아, 그런거면 나도 같이 가도 될까? 주말에…."


  "……아 그건 미안. 너 가게에 일도 있을거구 갑자기 너도 가게 되기엔 뭔가 이상해져서 말이야."


  "응…미안해 갑자기 끼여들려고 해서."


  "아니 그렇다고 미안해할것 까진 없구."



  켄지가 난감하다는 듯이 말했고 세이키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서류를 정리하는 켄지에게 말했다.



  "그냥, 켄지군이 걱정되서 같이 가고 싶었어. 요즘 어디가서 다치거나 학교도 못나오고 그런거 같아서. 무슨 일이 있나싶어서…혹시 내가 부족해도 도움이 될수있진 않을까 하고……."



  그말을 들은 켄지는 미소를 짓더니 대답했다.



  "고마워, 그래도 괜찮아. 별거아니니까 걱정안해도 돼."


  "응……."



 - - - - - - [주말 오전] - - - - - - - - - - - - - - - - - - -



  나와 김씨, 미정이는 츠이시 가문의 가옥으로 가는 통로로 쓰이는 동굴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오랜만에 츠이시 요이를 만난다는 생각에 약간의 걱정과 기대가 함께하는 심정이었으나 막상 도착했을때 요이는 보이지 않았고 어떤 여자가 동굴 입구옆에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보라빛 생머리를 가슴까지 기른 상태로 가슴쯤까지 내려온 머리를 양쪽으로 묶어서 늘어뜨린 헤어스타일이었고 앞머리를 길게 기른 상태라 눈은 잘안보였다. 복장은 낚시할때 입는 조끼에 벨트주변으로는 탄입대와 비슷하게 생긴 주머니들이 여러개 달려있었으며 쓰고 있는 챙없이 쓴 모자에는 낚시바늘과 유성펜이 꽂혀있었다.



  처음보는 사람이었기에 내가 경계하려는 찰나에 김씨가 먼저 인사를 건네었다.



  "반갑습니다. 츠이시가문 협력자 넘버 427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한국에서 오신 김씨와 미정씨 오신다고 고생많으셨습니다. 넘버 211 너도 반갑다."



  No.211? 나?


  내가 갸우뚱하자 427번이 말했다.



  "너 말이야. 너. 협력자라는 녀석이 자기 넘버도 모르고 다니냐. 선배인 내가 부끄럽구나."


  "……."



  몇살인지는 몰라도 자기가 선배랍시고 처음부터 바로 말이나 놓고 말이야. 아 물론 내가 후배인건 알겠는데 최소한 자기소개는 하고 말을 놓든가…….


  뭐, 그래도 이 바닥에서 나보다 오래 경험이 있다면…….



  "아, 잠시 처음 보는 분이 숫자부터 말하셔서 깜짝놀랐었네요. 211번이라는 숫자 자체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 잘기억해두라고."



  처음으로 대면하는 가문 협력자라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라니…….


  내가 침울하게 있을때 근처 숲에서 츠이시 요이가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날 보자마자 밝게 웃으며 말했다.



  "와, 켄지군! 정말 왔네."


  "어, 음…그래. 오랜만이야 요이."



  딱히 널 보러 온건 아니지만…….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다. 마지막에 그냥 나혼자 튀어나오듯 카메라고 뭐고 맡겨버리고 나왔…….



  "보고싶었어."



  날 바라보며 그녀가 여전히 밝게 말하자 난 잠시 할말을 잃었다.



  "어디 안다쳤어? 나 없는 동안 막 이상한 일에 휘말리고 그러진 않았지? 하긴, 내가 근처에 있으면 더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겠지만."



  요이는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나 No.427이라는 협력자 선배에게도 신경도 안쓰고 나에게만 말을 계속 했다.



  "건강해보여서 다행이다. 그리고 다시 와줘서 고마워. 나 켄지가 정말 떠나면 어쩌지하고 혼자서 정말 고민을……."



  그리고 갑자기 다가오더니 내 귓가에 와서 차갑게 깔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많이 했거든."


  "아…뭐 이런저런 일이 있긴했는데 크게 별건 아니었을 거야 아마도……."



  나는 얼른 그녀에게서 한발짝 물러나며 말했는데…사실 죽음의 골목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면 요이는 분명 기겁을 할게 뻔했다. 근데 지금 말하는건 좀 아닌거 같으니까…….


  그말에 요이는 다시 화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응! 이런저런 이야기 나중에 나한테 해줘! 알았지? 지금은 켄지군도 다른 볼일이 있어온거같으니까…나도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데 다음에 해주도록 할게. 그럼 잘다녀와."



  내 어깨를 가볍게 톡치고는 요이는 한국에서 온 김씨와 미정이를 보더니 가볍게 눈인사를 하곤 427번에게 말했다.



  "No.427, 가옥까지 한국에서 오신분들하고 켄지를 부탁할게요."


  "네. 다녀올동안 여기 계속 계실거죠?"


  "그럴거에요. 켄지도 다시 한번 볼거니깐요. 어차피 가옥 둘러보는거 오래는 안걸릴거 아닌가요?"


  "그건 한국분들이 조사하기 나름일거 같습니다."


  "흠…알겠어요."



  그렇게 요이는 동굴에 걸터앉았고 보우건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두고 No.427은 한국에서 온 분들을 데리고 동굴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나도 들어가려고 할때 요이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맞다. 켄지군 너 카메라."


  "그러고보니……."



  카메라를 요이한테 맡겨놨었지.



  "잠깐만 기다려, 내가 가져다 줄게."


  "아, 괜찮아."


  "……."



  내가 사양하자 요이는 가만히 날 바라보았고 난 약간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어차피 지금가는 가옥은 안전할거니까. 나중에 받아갈게. 고마워."


  "그래도 무장은 하는게 좋을거지만……No.427도 있고 한국에서 온 분들도 있으니까 괜찮겠지."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럼, 다녀와! 기다릴게."


  "굳이 기다릴건……."


  "기다릴거야. 그러니까 다녀와."


  "알았어."



  그러면서 손을 흔들어주는 그녀였고 나도 거기에 맞춰 나도 모르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뭐 대화하다가 귓속말 해줄땐 살짝 섬뜩하기도 했지만 역시 요이는 그때 봤던…시로와 쿠로를 끌고간 츠이시 가문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인거 같다.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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