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F [소설]

LMF(소설) - Piece6. 이건 또 뭐야?

레이븐울프 2007. 6. 10. 11:54

LMF

Last Mission Figure

 

 

 

MISSION 2.

모선에서.










  에이린씨는 존댓말과 반말을 같이 섞어서 쓰는 경우가 많아서 말투가 헷갈릴 때가 많다. 나에게는 존댓말을 주로 쓰는 거 같고, 레안과 아이드에게는 섞어서 쓰는 것 같다.

  - 본문 中 -





 

Piece 6. 이건 또 뭐야?


*'이건 또 뭐야?'에서 전투적인 요소는 없으니 그냥 넘어가셔도 무방합니다.



 


  “아…….”

  아이드 미차킨 역시 간단하게 샤워를 하니까 마음이 편하다. 오늘은 정말 피곤했다. 근위대한테 끌려가고 탈출에다가 조사받기까지. 마지막에 불려간 버트와 레안 보다는 편했지만 말이다.

  내 룸메이트는 누구일까? ‘월닝’ 이라는 이름이면 어떤 사람일까? 제발 착하고 좋은 사람이기를…. 이해심 깊고 선한 사람이고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그런 친근감 있고 붙임성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너무 욕심이 많은가? 어쨌든 내 욕심을 다 들어준다고 해도 버트보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차피 우리들은 떨어졌고…. 뭐, 옆방이니까 마음 편하기는 하다.

  따뜻한 물에 몸을 적시고 있으니 마음이 더욱 편해진다. 잠들고 싶다. 이제 남은 건 솜처럼 가벼워져서 침대위로 날아가는 것만 남았다.

  근데 물에 젖은 솜은 무겁잖아? 재미없다. 내가 말해놓고 내가 재미없다! 아~ 이런 설렁개그는 역시 사람이 있을 때 해야 하는데 말이다.

  뿌옇게 된 거울을 보니 갑자기 에이린이 생각난다. 그것도 뒤에 있는 노란수건 때문인가? 예전에 만난 이후로는 못 봤었고 이곳에 있을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다. 2년 전에 내가 갈 때 말했었지? ‘다음에 볼 때는 좀 더 밝게 보자고 서로서로…….’ 정말로 또 만날 줄은 몰랐는……. 젠장! 추억 같은 거에 젖어 있을 시간은 없다. 그냥 쉬고 싶다! 룸메이트는 늦을 것 같고…. 먼저 자야겠다. 미안하지만 2층 침대에서 내가 2층에서 자버릴 것이다!

  물을 끄고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바로 나가면 좀 추울 거 같으니까 긴 수건으로 몸을 덮고 가야겠다.’ 과연 뜨거운 샤워 실에 비하면 밖은 너무 춥다. 뭐, 지금 상태로 나간다면 춥기는 하지만 숙소가 생각보다 넓다. 그냥 큰 일반 집 같다고 해야 하나? 침실 1개에다 부엌도 있고 거실에는 TV도 있고 컴퓨터도 있고, 무엇보다 비상용 장비함에는 소화기, 구급약품, 손전등, 칼, 권총, 탄약, 라이플 2정까지 있다. 역시 LR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라이플보단 산탄총이 나은 것 같아서 라이플 1정과 산탄총 1정을 바꿨다. 당연히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는 절대로 없겠지만, 만일을 대비하는 것도 좋은 것이다.

  지금은 목이 마르다.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이나 마셔야겠다. 춥기는 해도 바로 옆인데 뭐.

  따-악!

  캔에 들어있는 시원한 물! 역시 목마를 때는 물이 최고다! 어떨 때는 다른 음료가 더 좋지만…….

 치이익-

 어? 문이 열리는 소리다! 드디어 룸메이트가 왔나보다! 과연 누굴까? 어떻게 생겼을까? 성격을 어떨까? 좋아야 할 텐데……. 지금은 목욕 후지만 같은 남자인데 뭘 그렇게 신경 쓰나? 거기다 가릴 건 다 가렸다. 드디어 팔이 보이며 내가 말을 하려 하는데…….

  “월닝씨, 반갑스…….”

  그 순간 난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이럴 수가…….

  “아…. 힘들어! 룸메이트는 자고 있…….”

  침묵.

  그 순간 나와 그 사람은 서로를 발견하고는 침묵했다. 난 손에 있던 캔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조용한 순간이 흘렀다. 그 사람의 눈동자가 내 얼굴을 봤다. 난 그 사람의 얼굴만 충격적인 시선으로 고정해서 보고 있을 뿐이다. 이 침묵을 깬 건 잠시 후에 이어진 비명소리……. 그리고 내 PDA에서 온 버트의 음성메시지이다.

  『아이드! 이건 말도 안 돼! 아니, 숙소에 오니까, 룸메이트가 그…….  몰라, 일단 갈게!』

  “뭐, 뭐야?!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네가 월닝?!”

  “말도 안 돼! 당장 여기서 나가 이 멍청아!”

  “여긴 내 방이라고! 잘못온건 너야!”

  “이 바보야! 옷이나 입어!”

  “내가 화를 내야하는데 자기가 더 화내고 있잖아?”

  그때 버트가 열려있는 문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문 쪽에서 바로는 안 보이는 위치에 내가 서있었다.

  “어? 여기 아이드의 방 아니었어?”

  “…….”

  “아…. 레안, 미안해. 내가 잘못 왔나봐…….”

  내 생각이지만 지금 버트는 이 방의 번호를 확인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가 내방이 맞다고 알겠지?

  “이건 아이드의 방…….”

  “말도 안 돼. 여긴 내방이라고!”

  “이건 또…….”

  잠시 후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레안이 나를 보며 말했다.

  “아~ 정말…. 일단 옷부터 입어! 멍청하게 서있지 말고! 아,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게…….”

  난 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재빠르게 뛰어서 새로 준비된 옷을 입었다. 그리고 방안에서 생각했다. ‘수건으로 감고 있기를 잘했네…….’ 라고…….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게 말이 되는가? 어떻게 남녀를 같은 방안에 밀어 넣는다는 말인가! 같은 팀도 아닌데! 나는 곧 바로 나와서 레안에게 말했다.

  “너 정말로 이 방 맞지?”

  “그래!”

  “그럼 당장 지미에게 연락해야겠어!”

  나는 바로 PDA로 지미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 각 방의 룸메이트는 어디서 관리 하냐고 물었고 우리의 호실을 말해줬다.

  “H-2 방말이야!”

  『소리는 지르지 말고. H구역이면 헤퍼씨가…….』

  헤퍼? 헤퍼 중위님이? 나는 곧바로 헤퍼 중위님의 PDA번호를 알아내고 당장 연락했다.

  “헤퍼 중위님 저 아이드 미차킨 하사입니다!”

 『오! 왔었네? 나에게 바로 연락하지 그랬…….』

  “그것보다, 방 배정에 뭔가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어떻게 남녀랑 같은 방일수가 있죠?”

  『아니, 여자랑? 누구?』

  “레안! 레안 월닝!”

  “내 이름을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외치지마! 이 멍청아!”

  갑작스럽게 레안이 소리 질렀다. 난 당연히 깜짝 놀랐다……!

  『일단 내가 알아보겠는데 말이야. 아니, 좋지 않나? 레안 인데? 그냥 그렇게 있지?』

  “아니, 정도가 있지! 그건 말도 안돼요! 그리고 왜 하필 레안이랑…….”

  난 슬쩍 레안을 봤는데, 바로 하던 말을 멈췄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뭐…. 그럼 어떻게 하죠?”

  『별수 있나? 지금은 모두 쉴 시간이라고. 그냥 오늘 하루는 그대로 자는 수밖에 없어.』

  “말도 안…….”

  『여기는 자네 마음대로 바로 바꿀 수가 없네. 그냥 오늘은 같이 자게나. 만약 임의로 룸메이트를 바꾼다면 그건 큰일 날수도 있고. 뭐, 어차피 허가된 PDA가 있어야 각자의 숙소에 들어갈 수 있지만…. 그럼 딴 말은 모르겠어. 그럼 이만 끊는다. 아! 그리고 아이드~ 잘해봐!』

  그리고는 중위님 쪽에서 먼저 끊어버렸다. 이럴 수가……. 나보고 레안이랑 같이 자라고? 그것도 한방에서? 내가 말을 못하고 있을 때 레안이 말했다.

  “아마 오늘은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래…….”

  “내가 왜 저런 녀석하고 자야하는지~”

  “그건 내가 할 말이야!”

  그러자 레안은 아무대꾸도 안하고 자신의 짐을 옮기고 샤워실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나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내가 2층에서 잔다~”

  “내가 잘거…….”

  내말은 들은 척도 안하고 그녀는 바로 샤워실로 들어갔다. 어이가 없다. 나는 바로 버트에게 메시지를 넣었다.


  -버트, 헤퍼 중위님이 오늘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냥 자란다. 근데 넌 누구랑?

  이라고 보냈더니 답장이 왔다.

  -그래? 어쩔 수가 없네……. 나는 그 금발의 여자 있잖아! 그래, 에이린씨. 그 사람이야. 다행히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넌 많이 불쌍하다. 명복을 빈다.

  불쌍하다라……. 다시 넣어줬다.

  -에이린은 착한 애니까 괜찮을 거야 그건 그렇고 일단 내일은 바로 중위님에게 가서 일단 따져보자구.

  -알았어.


  여기쯤 오니까 조금은 웃긴 상황이다. 남자들이 서로 조심하라니? 정작 불쾌한건 여자들일 건데 말이다. 아, 차라리 에이린하고 같은 방이었다면 오랜만에 대화도 할 텐데……. 갑자기 처음 만났을 때의 어색함과 웃긴 이야기가 생각났다.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아, 피곤하다. 빨리 자야겠다. 오늘은 정말 이상한 일만 일어났다. 레안이 나를 방안에서도 못 자게 하기 전에 빨리 가서 자야겠다. 뭐, 별수 있나. 1층에서 자야지. 솔직히 2층 침대의 매력은 2층인데 말이다!

  [잠시 후]

  “헤~에~”

  드디어 레안이 나왔나보다. 밖에서 그녀의 소리가 들린다. 피곤하지만 잠을 못자겠다. 나는 예전부터 몸은 자고 싶어 미칠 지경이라도 잠에 못 드는 불면증 같은 것에 가끔씩 시달리곤 한다. 제발 오늘만은 빨리 좀 잠들자…….

  치이익-

  레안이 방안에 들어왔다. 나는 눈을 꼭 감고 돌아누웠다. 아무리 레안이 수건으로 몸을 감싸고 있다고 해도 차마 볼 수는 없다. 잠시 후 레안은 다시 나갔다. 혹시 ‘자기가 밖에서 자나?’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나의 기대를 짓밟듯이 그녀는 다시 들어왔다. 조용하다.

  ‘2층으로 안 올라가나?’ 하고 옆으로 고개를 살짝 돌렸는데 레안이 서있었다. 나를 빤히 쳐다… 아니, 노려보면서! 어쨌든, 내가 물었다.

  “안자냐?”

  “아무리 생각해도 불안해서 말이야.”

  “걱정 마셔. 절대로 그럴 일은 없으니까 말이야.”

  메롱이다. 난 정말 생각 없어.

  “올라갈 때 나 보지마.”

  “왜?”

  “보지 말라면 보지마!”

  “그으래~”

  라고 대답했다. 그리곤 다시 돌아누웠다. 그리고 다 올라갈 때 까지 기다렸다. 그리고는 눕는 소리가 들렸을 때 말했다.

  “이러다가 침대가 내려앉으면 어떻게 한다지…….”

  라고 말하고 무심코 고개를 옆으로 돌렸는데…. 레안이 머리만 거꾸로 내민 채로 나를 쏘아보며 말했다. 당연히 긴 머리도 거꾸로 늘어뜨려진 채로! 완전히 귀신?!

  “너 그러다가 진짜 죽는다!”

  “야, 넌 무슨 여자가 말이 그렇게 거치냐?”

  “왜? 거친 게 싫어?”

  “그럼 좋냐?”

  “자기는 뭐 잘났다고 여자는 뭐라고 해? 자기도 못 챙기면서 여자는 어떠어떠해야한다고?”

  그리고는 도로 머리를 올렸다. 내가 말했다.

  “그래, 미안.”

  “알긴 아는군.”

  “근데 넌 왜 2층에서 자려고 하는데?”

  “넌?”

  “내가 먼저 물었는데?”

  “조용히 해.”

  “에휴~, 나는 그냥 예전부터 위에서 자기를 좋아했거든.”

  “나는 밤에 네 녀석이 내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무슨 짓을 할까봐 그랬다.”

  “뭐?!”

  “조용히 해. 거실에서 자고 싶지 않으면.”

  “쳇! 이럴 때만 여자가 유리하지?”

  “아냐, 그런 거!”

  “맞으면서 빼기는…….”

  “아니라니까!”

  “거짓말 하지 마~”

  솔직히 저건 그냥 자기가 위에서 자고 싶어서 지어낸 말이 분명했다. 대부분이 위에서 자길 원하니까 말이다.

  “그럼 아니라는 증거를 보여줄까?”

  “마음대로.”

  “같이 자자.”

  “……!”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건 무슨 일인가? 영화나 만화에서나 나오는 그 상황?!

  “뭐라고?”

  난 내 귀를 의심하며 다시 물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내 심장박동이 점점 증가했다.

  “같이 자자고. 그럼 서로 문제없지?”

  이때 쯤 되니까. 나도 점점 이상해지는 것 같다. 당연히 하면 안 되지만 속에서 외친다. 누군가가. ‘아니 좋잖아? 안 그래? 같이 붙어서 잔다고 해서 무슨 일이 있는 거도 아니야~ 지금 이 기회를 놓칠 거야? 바보같이?’ 그래도 있을 수 없다! 난 내 자신을 이겨야한다! 여기는 함선이다! 난 군인이다! 난 거절하려고 간신히 말을 꺼냈다.

  “그건…….”

  “바보~ 속았지?”

  이건 또 뭐야?

  “내가 미쳤다고 너랑 붙어서 자냐? 너 생각하면서 좋았지? 맞지?”

  “아니, 거절할건 바로 나라고!”

  “정말? 말도 안 돼. 그럴 가능성은 매. 우. 낮. 아.”

  사실일지도 모른다. 내가 마음속으로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내가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꿨을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나도 사람이니까. 불완전한 존재니까. 지금도 느껴진다. 빠르게 고동치는 심장과 그 마음속의 외침이…….

  “미안하지만 정말이야. 레안.”

  “거짓말.”

  “아니, 거짓말 아냐.”

  “호~ 그러셔?”

  난 생각했다. 이 짜증나는 오해와 불신을 없애버리고 싶다고 말이다!

  “레안.”

  “왜?”

  “가, 같이… 자자.”

  겨우겨우 말했다. 흑심이 있어서 한건 아니지만 아주 안 그런 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난 남이 나를 의심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내가 레안에게는 자신을 위협할 그런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인가? 물론 평소에는 거의 매일같이 고글만 쓰고 있는 내가 이상하게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건 뭔가? 내가 했건 안 했건 바로 의심부터 하는 건 뭔가?

  “너 혹시 총 맞았니? 미쳤어?”

  진심으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닌가?

  “안 미쳤어. 나는 결백하려고 한다. 난 절대로 그런 이상한 놈이 아니라고 말이야.”

  “생각보단 하는 짓이 이상한데?”

  “뭐?!”

  “이제 보면 재밌을 거 같아.”

  “뭐가?”

  “아니, 너랑 같이 붙어서 자면 어떨지 궁금해졌어. 그럼 내려간다. 기다려.”

  의외로 레안이 뜻밖의 행동을 보였다. 나야 별 생각 없지만…….

  “그래 어디서 잘 건데?”

  “음…. 글쎄 어디가 좋지?”

  “침대는 1인용이라서 너무 좁고…….”

  “아냐, 침대로 하자.”

  “어?!”

  내가 더 놀랐다. 솔직히 그건 아니야!

  “레안, 솔직히 그건 아니야!”

  “왜? 증명한다며 할 거면 제대로 해. 그 대신 조건이 있어. 만약 네가 무슨 짓을 하려고 한다면 그때 난 널 두고 팰꺼고 그 뒷일은 전부다 네 책임이야.”

  이 말을 하고 난 뒤에 레안이 2층에서 내려왔다.

  “솔직히 침대는…….”

  이건 아니다! 1인용 침대에서 같이 자자고? 장난치는 건가? 나는 잘 때만은 편하게 쭉 펴고 편안하게 자기를 원한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빠지기는 뭐하다. 그래도 솔직히 1인용 침대면 말 그대로 딱 붙어 잔다는 건데……. 나는…. 레안에게 그 정도로 마음을 두고 있지는 않다. 동료일 뿐. 갑자기 왜 ‘마음’얘기가 나오는 거야?! 젠장! 내가 이상한 쪽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가? 레안은 분명 속으로는 이번 기회를 잡아서 나를 골탕 먹이려고 할 것이다. 아니면 쌓인 화풀이를 하고 싶었겠지……. 아무 이익도 없는데 그녀가 움직일 리가 없다….

  “왜? 안고 자면 좋잖아?”

  뭐시라?

  “야, 증명만 하면 됐지. 안고는 왜 자냐?”

  “애가 진짜 형식적이네…….”

  “몰라, 난 절대로 침대는 찬성 못해.”

  “섭섭하네…. 그게 더 재밌을 건데…….”

  얼어 죽을 소리한다…….

  “증명이 목적이지 재미가 아니네요.”

  “그럼 어디서 잘 거냐고?”

  “어…. 거실은 어때?”

  “깔고 잘 이불이 없잖아? 솔직히 이불까지는 아니야.”

  “그건 그렇…….”

  나는 어느새 레안 옆에 서있었다. 레안이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끝내지 못한 나를 갑작스럽게 침대 속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

  “시끄러. 잠 오니까 빨리 누워.”

  이게 뭔가? 내가 바라던 게 아니다. 말도 안 돼!

  “말로 하면 되지 왜 미냐? 머리 부딪칠 뻔했어!”

  내가 침대에 쓰러진 채로 외쳤다.

  “아깝다. 좀 더 세게 밀걸!”

  그러면서 레안이 내 옆에 누웠다. 순간 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대로 좀 비좁네?”

  “지금이라도 거실에서…….”

  “나 지금 피곤하거든? 그만 잠 좀 자지?”

  “어~ 그래.”

  “너 그런 말투로 말하지 마.”

  “내가 뭐?”

  나는 레안을 봤다. 짜증난다는 표정이라도 서로 누운 채로 얼굴을 정면으로 보니 뭔가 느낌이 묘했지만…….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난 레안에게 사적인 감정 같은 거 아직 없다. 그래도 심장박동수가 증가했다. 두근두근을 넘어서서 더 빨리 뛰는 것 같기도 한 이런 이상한 느낌…….

  “아냐, 그냥 좀 이상해서.”

  ‘레안도 긴장했을까?’ 의문이 한 개생겼지만 이런 거 물어보면 더 이상한 녀석이 된다. 지금으로 충분하다. 이 묘한 상태에서 레안이 나에게 물었다.

  “야, 근데 에이린은 언제부터 알았어?”

  “에이린?”

  잠 온다는 녀석이 자라고 남에게 말하던 사람이 오히려 나에게 물어보고 있다.

  “보니까. 서로 제법 아는 거 같던데? 너희들 예전에 무슨 일 있어? 처음보자마자 뛰어들 정도면…….”

  레안이 얼굴까지 빨개지며 말하기에 난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냥 예전에 에이린이 사는 곳에 가서 며칠 있었거든. 그때동안 서로 알고 지낸 거야.

  “며칠 만에 뜨거운 사이로 발전?”

  “뜨겁기는! 난 그냥 같이 놀아준 거 밖에 없어!”

  “뭐 하면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 아, 체스를 많이 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레안이 궁금한 듯 상기된 얼굴로 물었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궁금하냐?”

  “아니, 에이린이 아까워서.”

  힘빠지지만 부정할 수 없다…….

  “그건…. 그래. 에이린은 나를 만난 것 자체가 불행의 시작일지도 몰라. 나 같은 놈은 모르는 게 더 나을 건데 말이야…….”

 갑자기 내가 이상한 반응을 보이자 레안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야, 그거가지고 자신을 그렇게 낮게 만들어?”

  “왜냐면…. 나와 관련 되서 좋을 건 없거든…….”

  “바보!”

  레안이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외쳤다.

  “그래, 난 바보다. 정확한 표현이야.”

  그리고 내가 그냥 눈을 감아버리자, 레안이 말했다.

  “저기…. 미차킨씨~?”

  닭살…….

  “갑자기 말투가 왜 그래?”

  “손 줘봐.”

  나는 약간의 의문과 함께 레안에게 손을 내밀었다. 뭐, 내밀 공간도 없었지만……. 레안이 내손을 아주 강하게 쥐며 말했다.

  “이말 알아들었으면 아주 바보는 아니야.”

  난 의아해하며 그녀의 눈동자를 쳐다봤다. 그녀는 살짝 미소를 보여주며 내 손을 놓았다. 그때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레안…….”

  “왜?”

  “넌 웃는 모습이 좋은 거 같아.”

  “그래서 어쩌라고.”

  “됐어. 피곤할건데 이제 그냥 잠이나 자자.”

  “그래. 잘 자라.”

  잘 자기는 얼어 죽을……. 이렇게 좁아터진 곳에서 어지간히 잠이 잘도 오겠다지만. 그래도 피곤해… 많이…….


[악몽]


  “야! 잊지 말라고 했잖아! 왜 ‘악몽이구나.’하고는 내가 한말을 다 잊어버리는 건데!”

  허, 참나 이번에는 녀석이 아주 시비를 건다. 지치지도 않나?

  “조용히 해! 무슨 말이야! 네가 그녀가 뭔지 말이나 해줘야 할 거 아냐!”

  “내가 하는 말이 장난으로 보이지?”

  이상하게 머리가 아파온다.

  “아냐! 이건… 크으윽…….”

  “오늘은 그만가지. 이런 푸대접이나 받으니까. 아, 가기 전에 팁을 한개 주지. 얼마 후 ‘그녀’를 만날 거야. 아니, 만났나? 흐음~ 대충 만난다고 알고 있어. 그럼, 다음날 꿈에서 보자고. 아, 너에게는 악몽인가? 어쨌든 절대로 잊지 마.”

  “잠깐. 넌 도대체 누구야? 왜 내 머릿속을 이렇게 휘저어놓고 가는 거지?”

  “그건 네 스스로가 찾아봐. 재수가 없거나, 너에게서 원인이 있는 거니까. 어쨌든 내일보자.”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