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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더럽혀진 성역 - 12

레이븐울프 2011. 8. 8. 00:20

혼 - 더럽혀진 성역 - 12

장르: 연애, 순정, 퇴마, 판타지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4입니다. Ep1, Ep2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플래시를 교묘하게 숨긴채 겨우 길을 밝히며 지붕아래의 복도를 빠르게 달리던 츠이시 요이는 검은색 전투복과 복면을 착용한 상태였고 자신의 무장상태를 파악당한것도 알아챈 그녀는 난간의 기둥에 몸을 엄폐한채 보우건을 쏘기 시작했다.

 

  화살들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쿠로가 암흑술식의 방어막을 쳤고 날아오던 화살들은 방어막에 닿는순간 서서히 느려지며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화살이 벽이나 무언가에 꽂히는 소리를 듣지못한 요이는 다시 위치를 옮기며 어둠속에서 어떤 빛도 없이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적의 타입을 점점 확신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장에선 적의 타입과 공격패턴이나 방어패턴을 알아내는 것이 먼저였기에 조금만 더 상대를 파악해보기로 한다.

 

  요이가 벽에 포스트잇을 붙인 뒤 난간을 밟아 뛰어넘어 다른 지붕위에 착지했을때쯤 시로가 쿠로에게 말했다.

 

  "뭐? 츠이시 가문 사람이라고?"


  "응, 최소한 장비는 츠이시 가문 사람거였어."

 

  요이는 이 까마득한 암흑속에서 그들의 말소리에 귀기울이며 지붕위에도 포스트잇을 붙였다. 쿠로와 시로는 서로 만난지 얼마 안됐기에 생각보다 서로의 호흡이 잘맞지 않았고 무엇보다 서로의 대화소리가 자신들의 위치를 노출시킨다는것도 인지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그들에게 요이는 기왓장 하나를 들고는 포스트잇을 붙이며 말했다.

 

  "공격술식, 사출."

 

  묵직한것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날아갔고 쿠로가 다시한번 그것을 방어막으로 막았다가 즉시 술식을 조합해서 방어막에 걸려 느리게 다가오는 기왓장을 되날려보냈다.

 

  빠각-!

 

  기와가 지붕에 부딪치며 파편을 튀겼고 요이는 순간 멈칫하며 고개를 숙였다가 상대가 어느속성인지 확신하고는 포스트잇을 여러장 손에 든채 미끄러지듯 유연하고 빠르게 기와들을 타고 지붕위를 내려갔다가 착지할 예정인 곳을 한번 플래시로 비췄다가 불을 끄곤 그곳으로 점프했다. 그녀가 착지와 동시에 벽에 포스트잇들을 붙인 건물은 쿠로와 시로가 있는 건물이었다.

 

  "여기로 왔다."


  쿠로가 말하자 시로가 핸드보우를 허공에 조준하며 말했다.

 

  "난 아무것도 안보여."


  "이쪽으로 오고 있어."

 

  쿠로는 요이를 직접 볼순 없었지만 자신 근처의 암흑공간을 느끼며 츠이시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요이가 성냥을 키듯이 벽에 붙은 포스트잇을 손가락으로 그었고 작은 불씨가 생겨났다. 요이는 그 불씨에 손을 가져다 댄채 벽을 긋듯이 손을 벽에 스치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끝이 지나간 자리로 불씨가 옮겨붙어 불이 번지기 시작했고 어둠속에서 붉은 불길이 생겨났다.

 

  쿠로가 당황하며 말했다.

 

  "불을 지른건가."

 

  요이 입장에선 상대는 어둠속에서도 자신을 감지할 수 있으므로 어둠속에서 싸우는게 자신에게 득되는것이 없었기에 불을 지른것이었다. 쿠로의 15m앞쯤에 탁하고 착지한 요이가 보우건을 치켜들자 쿠로는 기둥뒤로 몸을 숨겼다.

 

  휘이잉 휘잉 휙-


  타탁 탁 탁타탁

 

  6발의 화살이 기둥에 꽂혔고 쿠로는 복도 바닥으로 검은 그림자를 뻗어 츠이시 요이가 있는 곳까지 재빨리 흘려보냈고 요이는 재빨리 난간을 밟으며 폭이 좁은 건너편 난간까지 점프했다가 난간에 매달렸다. 불기운에 붉게 물든 요이를 향해 시로가 핸드보우를 쏘기 시작했고 요이는 잡고있던 난간을 놓으며 3층과 2층을 연결하는 기둥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다 1층에선 멈추곤 복도를 향해 달려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시로가 핸드보우를 재장전하며 말했다.

 

  "어디로 간거지?"


  "계단으로 올라올거야 아마."

 

  시로가 계단쪽을 향해 달려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이는 계단을 조준했다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정말 계단으로 올까?"

 

  "안와도 상관은 없지만……."


  휘잉-

 

  "읏!?"

 

  타탁-!

 

  2층의 어느곳에서 화살이 날아온것을 피한 쿠로가 허공에 술식을 써넣으며 말했다.

 

  "좁은곳은 나에게 유리해."

 

  사방이 막힌 복도를 뛰던 요이는 뭔가 발목을 움켜잡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바닥에 끌려 빠른속도로도 밖으로 끌려나갔다.


  그녀가 플래시를 비추었을때 자신의 발목을 잡은 검은 촉수그림자들이 옅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발목을 끌고 가고 있을때 그녀는 포스트잇을 치켜들며 외쳤다.

 

  "섬광!"

 

  순간 번쩍하는 불빛과 함께 검은 촉수들은 소멸해버렸고 요이는 벽에 포스트잇을 한장 붙이곤 좁은 복도를 빠져나왔다.

 

  "아까워."


  "뭐가?"

 

  시로는 아직도 긴장한채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고 쿠로는 다른 술식을 쓰며 대답했다.

 

  "확실히 좁은곳에선 내가 유리한데 말이야. 아무래도 지하실로 유인할 필요가 있겠어."


  "지하실?"


  "그곳이라면 그 협력자에게 했던것 처럼 어둠속으로 내팽겨쳐버릴 수 있거든."


  "그보다 쿠로! 우리가 왜 저 사람이랑 싸워야해? 같은 가문이잖아?"


  "시로, 우린 츠이시가문을 버리고자 이곳으로 왔어. 그리고 이유가 어찌되든 상대쪽에서 우리에게 먼저 공격한 상황에서 대화는 힘들어."


  "그치만……."


  "걱정마, 우린 기다리면 되니깐."

 

  쿠로는 자기 주변의 건물에 올가미같이 수많은 그림자들을 만든상태로 요이를 기다렸고 요이가 자신의 올가미를 밟는것을 감지하는 순간 바로 그녀를 휘감았다.

 

  "읏!?"

 

  요이는 자신을 수많은 밧줄과 같은 검은 줄들이 휘감는것을 느꼈고 너무 늦기전에 포스트잇을 꺼내서 술식을 쓸까했다가 포스트잇만 손에 움켜쥔채 그 줄에 이끌려 갔다.

 

  검게 칭칭감긴채 거꾸로 매달린 요이를 보며 쿠로는 요이를 들어올렸다가 자신 앞으로 끌고오며 말했다.

 

  "이대로 쥐어짜서 잘라버리기전에 물어볼게 있어."


  "……."

 

  쿠로가 본 요이는 이미 요괴에게 공격당했었던 듯한 상처투성이인 전투복을 하고 있었고 완전히 제압된듯이 보였기에 요이의 검은 복면을 보며 말했다.

 

  "넌……."


  "뭐야."

 

  요이가 입을열자 쿠로가 하던 말을 멈추었고 요이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뭔가 암흑술식이 어정쩡하다 싶었더니 그냥 어린애 였잖아."


  "……."

 

  자신의 술식이 어정쩡하다는 말에 쿠로가 흠칫하고 눈썹을 움직이며 요이를 감은 줄을 더 조이려고 할때쯤 요이가 말했다.

 


  "다중 섬광."

 


  파앗하고 이때동안 벽이나 지붕에 붙여둔 포스트잇들이 모두 강한 빛을 번쩍였고 순식간에 검은 올가미들은 소멸해버렸다.

 

  "이런."


  쿠로가 다시 술식을 쓰려하고 시로가 핸드보우를 겨누었을때 요이가 거꾸로 매달려있다가 똑바로 착지하며 손에 쥐고 있던 포스트잇을 다시 코트안에 넣으며 말했다.

 

  "이건 쓸일도 없었네."

 

  그리고 보우건을 치켜들어 쿠로를 쏘려고 할때 쿠로가 오히려 요이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다리에 매달렸다.

 

  "쿠로! 어서 나와!!"


  시로는 쿠로가 침입자에게 매달려있기에 핸드보우는 쏘지도 못하고 조준만 한채 소리쳤고 요이가 보우건의 개머리판으로 쿠로를 찍으려고 하기전에 쿠로는 요이의 허벅지에 뭔가 술식을 새기곤 얼른 떨어지며 바닥을 굴렀고 앉으며 시로옆에 멈췄다.

 

  요이는 플래시로 자신의 허벅지를 비춰보곤 빨리 이 전투를 끝내야겠다고 생각하곤 시로의 핸드보우 화살을 피해 난간밖 기둥을 타고 내려갔다.

 


  쿠로가 말했다.

 

  "목표설정을 해놨어. 이제 내 술식이 통하기 더 쉬워졌어. 추격하자 시로!"

 

  "알았어."

 

  불길이 점점 치솟는 가운데 쿠로는 밑층으로 내려갔다가 요이의 움직임을 놓쳐버렸다.

 

  "느낌을 잃었네…하지만 괜찮아. 다시 술식범위 안에 들어오면 되니까. 그전에……."

 

  쿠로는 술식으로 붉게 타는 불을 어둠으로 집어삼키며 불을 끄기 시작했고 그것이 어느정도 진행됐을때 멀리 지붕위에서 플래시를 킨채 달려오며 화살을 쏘는 요이를 공격을 피하려고 했는데 시로가 백색의 방어막을 치며 말했다.

 

  "적의 불빛은 내가 역이용해서 막을 수 있어 쿠로."


  "그럼 저 플래시를 꺾을 수도 있겠어?"


  "그건 좀 힘들거야. 대신 플래시로 약해지는 네 검은 방어막보단 내 백색의 방어막이 더 효과적일거니깐."


  "저 플래시만 꺾으면 내가 확실하게 저녀석을 제압할 수 있을건데…별수없지 방어라도 부탁해."


  "알았어."

 


  요이가 달려오며 재장전을 마치고 지붕위에서 보우건을 쏘며 점프했고 시로와 쿠로가 있는 쪽을 향해 착지하려 할때 시로는 백색의 방어막으로 화살을 막고 있었다.


  3발째 4발째 화살까지 백색의 반투명쉴드로 화살이 막혔을때 요이는 플래시를 꺼버렸고 백색의 방어막은 사라져버렸다. 남은 화살 2발이 쿠로를 막아서서 방어막을 펼치고 있던 시로의 오른쪽 허리와 어깨에 맞았고 시로의 비명과 함께 요이는 그둘을 덮치며 굴렀다.

 

  "으아아아! 아파!! 쿠로오!!"


  시로가 허리에 박힌 화살을 왼손으로 잡으며 비명을 질러댔고 요이는 놓쳐버린 보우건을 줍지도 않은채 단검을 뽑아들어 쿠로에게 휘둘렀다.

 

  약하게 나마 남아있는 불기운이 비치는 가운데 상처투성이에 검은 전투복의 요이가 정신없이 단검을 휘두르고 찌르는것을 쿠로가 슬쩍슬쩍 피하다가 어깨에 칼이 베이고 허벅지에도 칼이 베여 피가 흘러나왔다. 시로는 이미 고통에 바닥을 기고있는 상태일 뿐이라 이대로 시간을 끌수록 쿠로에게 불리해보였다. 하지만 그녀가 술식을 쓸 틈도 없이 요이의 맹렬한 공격이 오고 있었다.

 


  "윽."

 

  단검이 쿠로의 머리카락을 살짝 자르며 얼굴옆을 스쳐지나갔을때 쿠로는 요이가 팔을 빼기전에 요이의 팔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그 상태로 요이의 손목을 쳐서 단검을 떨어뜨리려는것이 쿠로의 계획이었으나 팔이 잡힌 요이는 고민할것도 없이 팔을 꼭 잡은 쿠로를 자기품으로 안아들며 잡힌 팔을 쿠로의 목에 대고 동시에 다른손으로 쿠로의 머리를 잡았다.

 


  뚜둑-

 


  쿠로의 목이 꺾이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축하고 늘어졌고 요이는 작은 소녀의 몸을 바닥에 풀썩하고 떨어뜨렸다.

 


  "으으으…으아아아……."

 

  시로는 팔로 바닥에 쓰러진채 신음하다가 풀썩하는 소리에 겨우 고개를 들어 요이를 보았다. 그곳엔 힘없이 쓰러져있는 쿠로와 시로가 보기엔 너무나도 검고 사악하게 생긴 요이가 서있었다.

 

  검은 복면에 멀리서 불타는 불빛에 조금씩 비춰지는 싸늘한 전투복을 한 요이가 천천히 시로를 바라보더니 성큼성큼 다가가기 시작했다.

 

  "오, 오지마!"

 

  시로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핸드보우를 겨우 치켜들었지만 요이는 전투화로 핸드보우를 걷어차버릴 뿐이었다.

 

  "꺄앗! 오지마! 가까이 오지마!!"

 

  고통과 함께 시로가 소리를 질렀고 그녀가 바닥을 짚으며 도망치려고 할때 요이는 전투화로 시로의 배를 슬쩍 밀쳐서 위를 보고 눕도록 쓰러뜨렸다. 시로는 주황색 불빛에 물든 요이의 모습에 덜덜 떨며 가만히 움츠러 들었고 요이는 그런 시로의 멱살을 잡고 자신의 가슴 높이까지 치켜든채 차갑게 말했다.

 


  "물어볼게 있어."


  "흐윽…흑……."

 

  시로는 눈물을 흘리며 벌벌 떨고 있었지만 쓰러져있는 쿠로를 힐끗 보고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난 절대 아무말도 안할거야! 죽어도 말안해!!"


  "……."

 

  요이는 그런 시로를 빤히 보다가 말했다.

 

  "겁에 질린 모습보단 나은 자세지만. 지금 난 좀 민감해서 말이야……."

 


  요이는 시로의 멱살을 더 강하게 움켜쥐며 말을 이었다.

 


  "제대로 대답안하면 정말 고통스럽게 해줄 생각도 충분히 있어."

 

  "흐윽…흑……말 안할거야……."

 

  "오늘 오후 이곳에 한 소년이 왔었지? 그 애는 지금 어딨지? 그리고 무슨짓을 한거지?"

 

  "말안해…쿠로를 죽인 네녀석에겐 한마디도 제대로 대답 안할거야!!"

 

  "……."

 

  요이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별수없다는 듯이 왼손으로 쥔 시로를 휘둘러 강하게 벽에 내리치려다가 벽에 부딪치기 직전에 멈추며 말했다.

 

  "다음엔 진짜로 머리를 박아버릴거니까. 잘 생각해봐."


  "흐흑……흐으윽……."

 

  시로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덜덜떨고만 있었고 요이가 그런 시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플래시의 불빛이 비춰지며 말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당장 그 여자애를 내려놔! 안그럼 네놈 영혼을 필름통에 담아버리겠어!!"

 

  그 목소리는 요이에게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였다.

 

  "오, 오빠…오지마요. 도망가세요…이녀석 위험해요……."

 


  복도의 모퉁이에서 켄지가 카메라의 전등을 비춘채 서있었고 요이는 시로를 그냥 놔서 바닥에 떨어뜨리며 손으로 눈부신 불빛을 가리곤 말했다.

 

  "켄지?"


  "……."

 

  켄지는 자신에게도 익숙한 목소리에 카메라의 각도를 슬쩍 내려보았다. 요이는 자신의 복면을 내리며 말했다.

 

  "켄지!!"


  "요이!?"

 

  그리곤 생각할 틈도 없이 달려가서 켄지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무사했구나! 다행이야…정말 다행이야!"

 

  요이는 켄지의 양뺨을 양손으로 잡았다가 양팔을 만져보고 그의 양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어디 다친곳은 없어? 나 정말 걱정……."


  "요이? 아, 너구나. 와줬구나……."


  "응. 너가 걱정되서……."


  "근데 잠시만."

 

  켄지는 요이가 잡은 손을 놓으며 쓰러져있는 시로에게 달려갔다.

 

  "시로!! 괜찮아? 이런…화살이……정말 괜찮아?"


  "오, 오빠…나보단……쿠로…쿠로를……."


  "쿠로?"

 

  켄지는 어둠속을 둘러보았다. 그의 시야엔 멍하니 가만히 서있는 요이가 슬쩍 보였다가 어둠속에 힘없이 쓰러져있는 쿠로가 보였다. 그는 쿠로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흔들어보았다.

 

  "쿠로? 괜찮아?"

 

  하지만 쿠로는 아무말도 못하고 쓰러져있을 뿐이었다. 켄지는 그런 그녀의 가슴에 손을 대보았다.

  다행히 심장은 뛰고있었고 아마도 기절한것 같다고 생각한 켄지는 요이를 돌아보며 말했다.

 

  "요이, 근데 이건 좀 너무 심한거 같지않아?"


  "……."


  "같은 가문이잖아? 가족이고 친척이잖아? 그리고 아직 어린애들인데 왜 공격하는건데."


  "난……."


  "아무런 경고도 없이 먼저 공격하고 말이야. 아무리 너라고 해도 너무 심했어 이건."

 


  요이는 눈앞이 아득해지며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다. 얼마전 폐쇄된 교회의 지하에서 다친 자신은 걱정도 안해주고 카이 미츠에게 달려가서 미츠가 다친것만 걱정하는 켄지의 모습. 물론 켄지는 그때를 기억못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요이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미안……."


  "뭐?"

 

  요이는 미안하다고 중얼거리며 힘없이 보우건을 주워들고는 터덜터덜 걸으며 아직 조금 불타고 있는 건물을 향했다.


  켄지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다가 뒤쫓아가서 요이를 따라잡고는 말했다.

 

  "그냥 가면 어쩌자는거야, 지금 다친……."

 

  "미도리는 분명 네가 가옥안에 들어가는걸 봤다는데 약속시간까지 안나왔다고…그래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줄 알아?"


  "……!"


  "가옥안이라고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잖아. 미도리는 널 기다리다가 결국 혼자 돌아왔어. 물론 널 기다린다면 하루종일도 기다렸겠지만 나도 널 기다리기 때문에 나에게 말해주기 위해서였지."

 

  "……."

 

  "그렇게 난…해질무렵이라도 곧바로 무장하고 정신없이 달리고…요괴들과 싸우고 도망치고 다치고…죽을뻔한 위험도 돌파해서 널 찾으러 이곳에 왔어……."

 

  "……."

 

  츠이시 요이는 가던것을 멈추고 켄지를 돌아보았고 동시에 양쪽 두눈에서 눈물을 주륵 흘리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넌 다른 여자만 걱정 해주는구나…켄지……."

 

  "……."

 

  "뭐, 너가 무사한건 확인했으니까…된거겠지……그래 무사하면 된거야 너가……."

 

  나마루 켄지는 잠시 자신의 멍청하고 어리석음을 처절하게 느끼며 자신을 위해 자신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서 해가 지고 요괴들로 득실거리는 숲을 목숨걸고 돌파해온 요이에게 자신이 너무한건 아닐까 싶었다. 물론 시로와 쿠로를 먼저 공격하긴 했지만. 요이의 입장에선 그 둘이 츠이시가문 사람이라는걸 알리도 없었고 약속시간까지 안나온 자신을 억류해두거나 죽인 녀석들로 오해하고 공격했을 수도 있는것이다. 최소한 나마루 켄지가 아는 츠이시 요이는 일부러 애들을 공격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미, 미안해 요이. 나 순간 너무 흥분해서…너도 내가 걱정된거 그런걸건데. 내가 너무 아무생각없었어. 그냥 애들이 다쳐서 쓰러져있는 모습을 보고……미안해."

 

  켄지는 요이의 한손을 양손으로 잡으며 말했다.

 

  "나 오늘 하루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걸 겪기도 했고 저 애들을 만나고도 여러일이 있었어. 그리고 해가 진 밤마저도 누군가 침입했다는 말에 날카로워져 있었어…더 이상 뭐라 변명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괜찮아. 이해해줄 수 있어."

 

  요이는 폐쇄된 교회에서의 켄지가 요괴들에게 죽을뻔했다가 겨우 자신의 방에 들어왔었을때를 생각하며 말했다.

 

  "넌 아직 이런거 익숙하지 않으니까…갑작스럽게 흥분하거나 신경이 날카로운게 당연한거야.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은 목숨이 위험한 상황같은거 이렇게 자주 겪는거 드무니까."

 

  요이가 상처투성이에 약간 찢겨진 전투복의 옷소매로 자신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고 켄지는 그런 그녀를 보며 말했다.

 

  "고마워, 요이."

 

  "뭐, 그건 그렇고……."

 

  요이는 자신의 전투백팩에서 치료키트를 꺼내며 말을 이었다.

 

  "내가 오해한것도 있으니까 우선 애들부터 치료해 줘야겠다. 내가 치료해주는걸 반가워하지는 않겠지만. 아하하……."


  "하지만 너도 상처가……."

 

  불빛에 비춰진 요이의 모습은 정말 여러 상처들이 가득했고 곳곳이 피로 물들여져 있었다.

 

  "아-아- 괜찮아. 이정도는 나중에 치료해도 흉터없이 잘 회복할 수 있으니까 말야. 그러니까 걱정 안해도 괜찮아."


  "응…."


  "대신 그동안 안꺼진 불 좀 마저 꺼줄래? 급한김에 불까지 질러버렸는데 다행히 어느정도 꺼져있지만 마무리 좀 해주라. 이 가옥 전체를 홀랑 태워먹고 싶진않아. 이미 전에 건물하나 다 태워먹은 기억도 있고해서 말야."


  "알았어."

 

  그렇게 남아있던 불들은 모두 꺼졌고 켄지는 저항하는 시로를 겨우 설득해서 요이의 치료를 받게 할 수 있었다.


  잠시 후에 켄지는 어느정도 치료받은 시로를 안아들었고 요이는 의식을 잃은 쿠로를 안아들고는 가옥의 1층으로 내려갔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켄지가 시로를 눕히고 등불을 키며 말했다.

 

  "근데 지금 미도리는 어딨는거야? 동굴에?"


  "아…그게……."

 

  요이가 쿠로를 내려놓으며 우물쭈물하더니 헤헤거리며 말했다.

 

  "사실 혼자 돌파해온게 아니라 카미코가 나랑 같이 동행해줬거든. 지금쯤 아마 요괴들을 잘 따돌리고 숨어있지 않을까?"


  "……."


  "에이~ 켄지. 그 나쁜 종교의 신도들의 정찰대 리더였다잖아. 걱정마 걱정마~"


  "그, 그렇겠지…?"

 


  켄지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이 일이 무사히 잘끝나서 돌아가게 된다면 미도리에게 뭐든 해줘야 겠다고 말이다.

 

 


 

[13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