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 - 더럽혀진 성역 - 18
장르: 연애, 순정, 퇴마, 판타지
연령제한: 15세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4입니다. Ep1, Ep2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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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즈미가 눈을 떳을때는 주변은 어떤 가옥의 안이었다. 다만 벽에는 온갖 '도구들'이 가득 달려있었고 아즈미 자신은 치료받은채 구속되어 있었다.
그앞에는 요이가 표창을 만지작 거리면서 말했다.
"정신 들으셨어?"
"…어째서 제가 살아있는거죠."
"궁금한게 한두개가 아니라서 죽이긴 뭐하더라구. 물론 그대로 놔뒀다면 쿠로가 널 죽여버렸을듯도 싶지만."
"……근데 한가지 말씀드릴게 있는데."
"뭐?"
아즈미가 떨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 표창에는 독이 묻혀있습니다. 안만지는게 좋을걸요…."
"알고있어. 독은 모두 제거했어. 더욱이 네 클로의 칼날에도 모두 독이 묻어있었던것도 알고있지."
"어째서 그 독에 당하고도 움직임이 자유로우신거죠?"
"그때 내가 입고있던건 우리 가문 전통 퇴마사 복이었어. 어지간한 요괴의 공격엔 찢기지도 않을 뿐더러 찢겨진 상처부위를 해독해주고 지혈해주는 술식이 이 퇴마사복에는 잔뜩 장치되어있거든. 옛 조상님들의 지혜지."
"…역시 츠이시가문이군요."
"그럼 이제 내가 물어볼 시간. 똑바로 대답안하면 저~기 벽에 많이 매달려있는 도구들도 쓸거니까."
"……."
요이는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이곳엔 언제 침투했지?"
"츠이시님께서 이 가옥에 들어올때쯤 저도 들어왔습니다. 요괴들이 대부분 유인된 상황이라 들어오기 쉬웠죠."
"순순히 다 말해주네. 협조적인 자세 아~주 좋아."
"고문 받을 시간도 없어 보여서요."
"뭐…여러가지를 알고있구나. 지금 이곳이 어떤 상황인지도 알겠네?"
"네, 제 스스로가 조사를 좀 해봤으나 온갖곳에 감지술식들이 많은 바람에 제가 직접 알아낸거보단 츠이시님들의 대화를 엿들으며 많은 정보를 구했습니다."
"어쩐지…켄지랑 얘기할때도 누군가 더 있는거 같아서 뭔가 찝찝했는데 그게 너 였네."
"네. 그러고보니 나마루님은 찾으셨나요?"
"아, 찾았지. 기절만 시켰더라고? 다행이야. 기절만 시켰으니까 지금 이렇게 신사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거라고."
요이가 여러가지 도구들을 뒷배경으로 한채 씨익 웃었고 아즈미가 말했다.
"제가 나마루님을 죽일 이유는 없었으니까요."
"그래, 나를 죽이려한건 내가 츠이시 가문이기 때문이지? 쿠로와 내가 하는 대화도 들었겠네?"
"네, 그 대화들을 듣고 상황 파악을 다시 해본뒤에 실행한것입니다."
요이는 이미 짐작하고 있다는 듯이 살벌한 눈을 한채 양손으로 표창을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너 모든 츠이시 가문 사람들이 다 죽으면 결계석이 과부하걸리지 않을거란걸 알았구나?"
"네, 그래서 협력자일 뿐인 나마루님은 두고 3명의 츠이시가문만 죽이면 이 가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그게 가장 정확한 방법이지. 츠이시 가문 3명 다 죽는거 말야."
"근데 의외로 제 계획을 잘아셨네요."
"그거야."
요이가 들고있던 표창을 옆의 벽에다가 던져서 꽂아버리곤 말했다.
"내가 할려고 했던 짓이니까."
"……."
잠시 긴 침묵이 흘렀고 아즈미가 놀란 눈으로 말했다.
"하지만 츠이시님 자신도……."
"알아. 처음에는 경계심이나 준비성이 좋은 쿠로를 죽이고 다음으론 상대적으로 만만한 시로를 죽이려고 했지."
"그런……."
"그 다음엔 녀석들의 시신을 깔끔하게 처리해주곤 나 자신도 자결하려고 했었어."
"어째서죠?"
"그러면 1명은 확실하게 살 수 있거든."
"……."
아즈미는 아무말 없다가 말했다.
"나마루님…말인가요."
"그래."
요이는 지금도 고심중이라는 듯이 말했다.
"어차피 이대로는 곧 결계석이 맛가버릴거고 요괴들이 들이닥치면 어차피 요괴들을 줄줄이 달고 다니는 저주가 있는 나와 시로나 쿠로는 죽을 확률이 너무 높은데 켄지는 뭐도 못하고 끼여있다가 같이 죽어버릴거 같아서 말이지. 쉽게 말해 나와 2명이 죽어주면 그래도 결계석은 손상이 안갈거고 켄지 1명은 혼자서 다른 협력자나 구조대가 올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으니까. 식량은 충분하고. 어쩌면 밖에 요괴들도 포위를 풀고 가버릴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근데 그렇게 실행안하신 이유는……."
"여러가지가 복잡하지만 일단 애들을 죽이는건 내 취향도 아니고. 이녀석들은 나와 다르게 장미술식을 쓰는 애들이라서 잘하면 살릴수도 있겠다 싶었지. 물론 어느쪽이든 나는 죽는게 끝이지만 말이야. 물론 켄지가 살아남을 확률은 좀 줄어들겠지만 어차피 그녀석도 협력자로서 자원해서 들어온 임무라면 이정도는 감당해야지? 이런것도 못버티면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 가옥에서 도망쳐 봤자 딴곳에서 죽을거란 생각때문이었지."
"그렇군요."
"그리고 켄지는 아직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야. 아직 약하고 여린 마음이라서 뭐하나 제대로 죽이지도 못해. 특히 '사람같이 생긴'거면 요괴도 잘못죽일걸? 그런 녀석이 자기 하나 살린 답시고 3명이나 죽어버리면 아마 죄책감에 미쳐버릴거야. 그런 녀석이야 켄지는. 아직 평범한 사회에 익숙한 애야. 죽음과는 거리가 있는 생활말이지."
"……."
아즈미는 고개를 숙일 뿐이었고 요이는 조용히 물었다.
"근데 이 가옥에 들어온 이유는 뭐지?"
"정부측 감시팀이 전멸해 있었습니다."
"…그래?"
"네, 제가 도착했을때 감시팀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죽어있었기에 이 사건을 실마리를 알아보기위해 저도 직접 뛰어든 거였죠."
"하지만 넌 전령이라며? 굳이 네가 직접 알아볼 이유는 없잖아?"
"……."
"응?"
"……."
요이가 물어도 아무 대답을 안하자. 요이는 '드디어 입을 다무시는군'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도구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시작은 가볍게? 너무 쎈걸로 시작하면 별로겠지?"
"……."
아즈미는 굳게 입을 다문 상태였고 요이는 하나를 고르더니 사악한 미소를 띄며 자신의 몸뒤로 그것을 숨긴채 아즈미에게 다가갔다.
"역시 정부측 닌자님께서 전부 좔좔 말하실리가 없죠."
"……."
그리곤 요이는 깃털이 달린 도구를 아즈미앞에 내밀었다.
"간지럼 태우겠어."
"……."
"아하하하!"
요이는 깔깔 웃더니 도구를 옆 탁자에 두고는 말했다.
"미안미안 내가 딱히 누굴 고문하는 취미는 없거든. 딱히 원한 있는 상대가 아닌 이상 난 깔끔하게 죽이면 죽였지 고통은 가급적 주기 싫어."
"전 당신을 죽이려고 했잖습니까."
"타당한 이유였잖아. 내가봐도 인정할 만한."
"……타당해지는 겁니까."
"내가 너라도 그랬을듯 싶은데. 그리고 만약 너가 나와 시로, 쿠로를 죽였다면 결론적으로 네가 켄지를 데리고 안전하게 나갔다는 말이니까."
"…이해심이 깊으시군요."
"물론. 어차피 죽을 운명이기도 했고."
요이는 여유롭게 아즈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켄지에게 별짓안한게 다행일 뿐이지."
"……."
"어쨌든 내가 보기엔 너에게 비공식적인 비밀임무. 즉, 츠이시 가문의 가옥을 염탐하는 임무같은것이 있었거나 네 '개인적인 업무'가 있었겠지?"
"……네."
아즈미는 오히려 고문도 안하고 이것저것 나름 배려해주며 얘기하는 요이에게 그닥 숨길것이 없다고 생각하곤 말했다.
"만약 팀원이 전멸할시 제가 가옥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임무였으나. 막상 상황 파악을 끝낸 후에는 요괴들의 포위망이 너무 강해서 빠져나갈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이 가옥에 대해 궁금한것도 있었구요."
"어떤?"
"이해가 안되지 않습니까."
아즈미는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은 성역입니다. 요괴들은 근처에 얼씬도 안할 성역이요! 근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이 성역으로 요괴들이 몰려있는거죠? 도대체 츠이시가문에서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별건 아니고 가문 탈주자 2명이 여기 있으면서 이상한 짓거리라도 한 모양이야."
"탈주자…?"
"사실 시로와 쿠로는 우리 가문이 싫다고 지들끼리 어찌저찌해서 이곳으로 도주했나봐. 자세한건 모르지만. 어찌보면 내가 고문하면서 물어봐야할 상대는 너가 아니라 시로와 쿠로일지도 모르지. 왜냐면 의문의 열쇠는 사실 녀석들이 들고 있을테니까."
"그럼 물어보시는게……."
"물어봐봤자 크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야. 어차피 죽을 운명이니까. 지금으로선 어떻게 하면 살놈을 확실히 살릴 수 있을까 생각하기 바빠서. 물론 나중에 여유가 생긴다면 물어볼 생각이야. 아니면 나와 최후에 남아서 죽어줄 시로 혹은 쿠로 둘중에 한명이 진실을 말해주기로 했으니까."
"……."
"그리고 너에게 부탁할게 있어."
"뭐죠?"
요이는 아즈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전투가 벌어지면 나와 시로 혹은 쿠로가 요괴들의 시선을 최대한 잡아 끌테니까 그때 켄지와 쌍둥이 중에 한명과 함께 탈출해줘."
"……."
"부탁이야. 난 여기서 어차피 죽을 수 밖에 없어. 켄지를 데리고 탈출하고 켄지를 유이언니에게 데려다줘."
"네…알겠습니다."
그리고 요이는 아즈미를 포박했던 줄들을 모두 풀어주었고 아즈미의 도구들이 담겨있는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름 믿고 풀어주는거야. 갑자기 등뒤에서 찌르지는 말아줘."
"물론 입니다."
아즈미는 양쪽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인채 말했다.
"츠이시 가문중에 이런 분이 또 계실줄은……정말 몰랐습니다."
"왜? 우리 가문엔 나쁜 사람들만 있어?"
"보통 그래도 당신 가문은…잔혹한걸로 압니다."
"맞아. 살아남기 위해 무슨짓이든 상관치 않는 잔인하기로 유명한 가문이지."
요이는 돌아서며 미소짓더니 말했다.
"하지만 난 필요이상으로 잔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이래봬도 누군가랑 통하는걸 좋아해서 친구도 많이 사귀었거든. 물론 전부……."
요이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지더니 말을 이었다.
"죽었지만."
"압니다. 당신 가문의 비극. 그리고 면역자나 협력자 동료들에 관해서도요."
"그래? 여러가지로 잘아나보네. 뭔가 우리가문이랑 특별한 관계였던 적이라도……."
드르륵
그때 미닫이 문이 열리면서 쿠로가 들어왔다.
"술식 재정비를 마쳤어. 뭔가 알아낸건…잠깐 저녀석이 왜 풀려있지!?"
쿠로가 핸드보우를 치켜들려고 할때 요이가 핸드보우를 잡고 내리며 말했다.
"내가 풀어준거니까 걱정마. 아즈미씨, 발목을 포함한 다친부분들은 내가 아는한 최선을 다해 치료했으니 조만간 다 나을거야. 나중에 숙소를 알려줄테니 그곳에서 좀 쉬고."
"네."
요이가 쿠로를 데리고 나갔고 쿠로는 이해못한다는 듯이 말했다.
"우릴 공격했잖아? 왜 살려주는 거야 도대체!!"
"죽이는걸로만 모든게 해결되는건 아니야 쿠로."
"그래도 우릴 공격한 이상은!"
"인간은. 요괴가 아냐. 요괴중에서도 선한 녀석들도 있는 판에 인간을 필요이상으로 죽일 필요는 없어."
"……."
"물론, 요괴보다 더 경계해야하는건 인간이 맞지만."
"이해못하겠어."
"헤헤."
요이는 쿠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드디어 어린애다운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이걸 이해했음 넌 정말 어른이 둔갑한거다."
"……."
"그건 그렇고 켄지는?"
"정신차리고 방에서 쉬고 있어. 내가 대충 상황얘기를 해주니까 이해는 하더라."
"그래?"
요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부끄러운듯 옷소매로 입을 가리더니 말했다.
"저기, 쿠로."
"왜?"
"오늘밤은 켄지의 방근처에 아무도 안오게 해줄래?"
"알았어. 저 닌자의 처분은 내가 알아서 하도록 하지."
"잘모셔놔. 중요한 전력이니까."
"…굳이 필요하진 않을거 같지만 알았어."
요이는 아즈미와 싸우면서 다쳤던 부분을 보며 말했다.
"헤에…하필이면 이런 날 다쳐버리다니. 켄지보고 특히 상.냥.하.게. 해달라고 해야지♡"
그리고 요이는 켄지의 방앞에서 말했다.
"저기, 켄지군?"
"응?"
"나, 들어간다?"
"그래."
요이는 미닫이 열고 들어갔고 안에는 호롱불을 켜둔채로 켄지가 앉아있었다.
"나참 아즈미씨가 설마 여기로 올줄이야. 넌 괜찮아? 공격당했다며?"
"응, 괜찮아."
"새삼 다시 놀란다니까. 너 정말 대단한거 같아."
"뭐가?"
"넌 그래도 아직 정식 퇴마사도 아니면서 정부측 정예 닌자를 잡은거잖아?"
"뭐, 아즈미씨 입장에선 이미 숲을 지나오면서 '소모품'류는 대부분 쓴거 같았지만 말이야."
"그래…?"
"독가스라던가 그런것도 썼을걸? 칼날에는 독을 묻혀놓은 상태였으니까. 독가스를 쓰고 자기는 목도리부분으로 호흡기를 보호했겠지."
"그래도 넌 완전 비무장이었던거 같은데…대단해 요이."
"흐응…고마워."
요이는 일단 켄지방에는 왔지만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을 뿐이었고 켄지입장에서도 나름 진지하게 혼자만의 생각이 있었기에 둘은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먼저 말을 꺼낸것은 켄지였다.
"나, 잠시 좀 씻고 올게."
"응……? 그래, 다녀와."
켄지는 미닫이로 닫고 나갔고 요이는 혼자 발그레해진채 말했다.
"씻고…온다니……진짜 하는거야 우리……!? 별로 안씻고 바로 해도 난 괜찮은데…."
- - - -[고민중 입니다]- - - - - -
"하아…."
일단 씻고 온다고 말은 하고 나왔는데. 진짜 이거 어쩐다니.
물론 요이도 절대 나쁜 애가 아니고 더욱이 상당한 미소녀인지라 내쪽에서도 아우 감사합니다! 입장이지만…….
저녀석이랑 더 이상 관계가 더 가까워지거나 복잡해져버리면 난 영원히 '나의 일상'으로 못돌아갈것만 같다.
나는 물을 좀 마신뒤에 혼자 생각할 곳을 찾다가 쿠로를 만났고 쿠로가 먼저 말했다.
"요괴들의 움직임이 이상해."
"뭐? 어떤식으로?"
"모르겠어. 뭔가 평소와는 다르게 소란스러워."
"그래도 결계밖일건데 뭐."
"그래."
쿠로는 날 슬쩍 올려다 봤다가 그냥 지나갔고 난 좀 더 오래 걸어서 아치형으로된 돌담밑에 들어가곤 털썩 주저앉았다.
이곳은 가옥의 외곽부 근처지만 그냥 이런곳에 가만히 앉아서 쉬는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나와 츠이시 요이는 어떤 관계였을까? 녀석의 태도를 봐서 꼭 벌써 갈곳까지 간 연인사이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애매할 뿐이다. 기억을 잃기전의 내가 어떤 녀석이었는지 알수만 있어도 좋을텐데…나중에 여동생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든 해야겠다.
요이와의 기억은 녀석이 내 발목의 독을 정화한다고 날 어떤 호수로 데려갔던곳에서 이상하게 이어진다.
분명 난 그녀의 품에 안긴채였고 그대로 죽나 싶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요이는 나에게 키스를 하고 있고 주변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었던거 같은데…갑자기 의식이 사라지고 정신을 차리니 병원이었다.
그리곤 단기기억상실증. 무슨 사고로 그랬다는데….
요이에게 나중에 동굴에서 들은 바로는 내가 그녀의 목숨을 구한답시고 무려 영웅적 행동을 하고 나선 쓰러지고 기억을 잃었다고 한다.
나란 녀석이 어쩌다 그런짓을 한지는 몰라도 며칠전의 나나 지금의 나나 저 츠이시 가문에 얽혀있었던것 같다.
이대로 요이와 거리를 둔다면 어쩌면 정말 어쩌면 내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그녀와 가까워져 버린다면 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한다. 가족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오직 죽음을 오가는 생활만이 끝없이 앞으로 놓여있을것이다. 내겐 그래도 소박하게 나마 꿈이란게 있었다.
"하…물론 이런 생활에서 난 도망칠 수 없을거 같지만."
그나저나 갑자기 주변에 요괴들의 소리같은게 들리기 시작하는거 같다. 외곽부 담너머로. 요괴들의 소란스러운 소리…그리고 비명소리가.
물론 아즈미씨가 난리친 이후로 성광기가 켜지는 등으로 요괴들 입장에서 이 가옥은 아주 밤중에 서치라이트 켠 곳같이 밝은 곳이 됐겠지만 그래도 저건 보통 난리가 아닌거 같다. 혹시 놈들 결계로 돌격이라도 해오는건가?
난 무선 아치형 돌담의 밑에서 걸어나왔다. 그리고 이상하게 주변이 문득 붉게 보이는것 같다. 그런데…….
똑-
뭔가 이상한 액체 같은것이 내 얼굴로 떨어졌다. 손으로 그것을 만져보았다.
비릿하고 약간 끈적이는것 같은……피!?
그리고 이제야 눈치 챈거지만 나보다 몇미터 앞에 누군가 서있었다.
"……."
잘은 안보이지만 온통 붉은 색의 그 여자같은 사람은 손에 뭔가 묵직한걸로 날 겨냥한채 다가오고 있었다.
[19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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