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코너/혼 - 더럽혀진 성역

혼(魂) - 더럽혀진 성역 - 20

레이븐울프 2011. 12. 6. 21:23

혼 - 더럽혀진 성역 - 20

장르: 연애, 순정, 퇴마, 판타지

연령제한: 15세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4입니다. Ep1, Ep2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아즈미씨와 계속해서 달려가던 중에 아즈미씨가 플래시로 앞을 옆을 슬쩍 비추더니 말씀하셨다.




  "절대영역이 있네요."



  "네? 절대영역요?"



  "요괴가 안으로 들어가게도 못하고 밖으로 나오게도 못하게끔 해놓은것 같군요."



  "가옥내의 절대영역들은 전부 가져갔던데 이곳은 어째서 남겨둔건지……."



  "안에 뭔가가 있거나 수인족들이 안으로 들어가길 꺼려해서 남겨둔거겠죠?"



  "……."




  뭐야 괜히 으시시한 느낌만 더 들었어!




  "근데요 나마루님."



  "네?"




  계속해서 어두운 지하통로를 달리는 가운데 아즈미씨가 말을 이었다.




  "그 지하에 있다는 '여자들'은 도대체 어떤 존재들이죠?"



  "글쎄요…솔직히 뭐다라고 설명은 못하겠지만 위협적이진 않을거에요. 다만 현혹되기 쉽달까 그렇습니다."



  "모두 똑같이 생겼다면서요?"



  "네, 무슨 영문인지 인간같지는 않은데 모두 똑같이 생겼더라구요."



  "음…."





  우리는 곧 어떤 오래된 나무문 앞에서 멈추었고 그것을 열었다.



  끼익하는 오래된 나무 마찰음과 함께 전체적으로 아래쪽으로 나있고 다섯 갈래로 갈리는 어떤 교차로 같은 곳이 보였다. 그 교차로의 중앙엔 쇠로 된듯한 커다란 해치가 있었는데 제법 녹슬었고 낡아보였다.




  아즈미씨는 조금 고민하더니 해치를 열려고 하셨는데 해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내가 묻자 아즈미씨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니요. 아마 잠금되어있나봅니다. 밖에서는 못열겠는데요."



  "그럼 어디로 가죠?"



  "어차피 모든곳에 들려야 할겁니다. 하지만 그중에 기척이 적고 깨끗한 곳으로 가보도록 하죠."




  기척이 뭔지 깨끗한곳의 판단은 어찌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땅바닥에 가장 발자국수가 적게 찍혀있는 통로로 우선해서 들어갔다. 그 통로는 가다가 길이 직각으로 꺾이고 좀 가다보면 꺾이는 식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아래방향으로 경사가 져있었고 가끔씩 벽에 단단히 막혀있는 문들도 몇개씩 있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다달아서는 흙먼지에 쌓인 해치만이 바닥에 있었고 아즈미씨가 말했다.




  "해치를 열어주세요. 제가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네."





  낡았고 흙먼지 투성이인 해치가 쇠마찰음을 내며 열리자 아즈미씨가 손전등을 킨채 안쪽을 들여다보았고 곧 사다리 양쪽을 잡고 미끄러지듯 재빨리 바닥에 착지후에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네, 내려오셔도 될듯합니다."




  곧 내가 내려갔을때는 아주 커다란 나무뿌리가 있었는데 주변은 어둡기보단 오히려 은은한 빛이 감도는듯했다.




  아즈미씨는 뿌리쪽으로 다가가더니 잠시 기웃거리다가 말했다.




  "이상하지만 이미 정화석이 이쪽 뿌리에는 박혀있군요."



  "네?"



  "와보세요."




  내가 그곳으로 갔을땐 끝이 뾰족하게 깎여있고 윗부분은 팔각형 모양에 여러 문양이 새겨진 정화석이 뿌리에 이미 제법 오랫동안 박혀있었다는 듯이 박혀있었다.



  아즈미씨가 주변을 둘러보다가 말했다.




  "아무래도 이 주변이 밝은것은 아직 타락하지 않아서 그런가봅니다. 깊은 지하기도 하지만 이미 이곳 뿌리 주변은 깨끗하군요."



  "근데 누가 도대체 이걸 꽂아둔거죠?"



  "누군지는 몰라도 제법 옛날인거 같군요. 정화석 창고문도 부셔져 있고요."



  옆에 부서진 나무문 사이에는 조각난 정화석들이 나뒹굴고 있었는데 그중에 멀쩡한것 2개를 획득할 수 있었다. 정화석이래봐야 크기가 말뚝 수준이라 그리 큰것도 아니었다.




  이 조금 큰 방안에는 길이 3개 더 있었는데 한개는 직진하게끔 되어있는 길이 었고 다른 길 2개는 서로 반대편 벽에 있으면서 둥글게 돌아가는 길이었다.


  어차피 직진하는 길은 흙이 무너져내려 막혀있었기에 갈수가 없었다. 그리고 둥글게 돌아가는 길중에 한쪽도 막혀있었다.




  아즈미씨가 약간 곡선으로 꺾이는 길로 향하며 말했다.




  "이 길은 아마 다른 뿌리도 바로 우회할 수 있는 연결로 같군요. 막힌쪽은 어쩔수없지만 이대로 가보기로 하죠."




  나와 아즈미씨는 은은하게 빛이 나는 지하통로는 달리며 둥글게 선회하며 길을 따라 갔는데 제법 달린 후에야 다른 뿌리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도 이미 정화석이 박혀있었다. 단지 다른점이라면 전투의 흔적 같은 것이 남아있다는 것 정도?




  "음…누군가 싸웠었나 보네요. 뿌리쪽에 누군가 고의든 실수든 검을 내리찍었다가 다시 빼낸 흔적도 있고 찢겨진 옷조각도 있습니다."




  살짝 피로물든 옷조각을 들어본 아즈미씨는 그것을 빤히 보다가 말을 이었다.




  "퇴마사복 같은데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재질이 오늘 츠이시님이 입으셨던 퇴마복과 흡사한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예전에 이곳에서 츠이시가문 퇴마사가 싸운적이 있다는건가요?"



  "그런가 보네요. 누군진 몰라도 저희와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어쩌면 그 '여자들'은 생각보다 위협적인 존재들일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그랬다면 제가 그들에게서 살아났을리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마루님이 접촉후에 살아남은 적이 있다면 운이좋거나 상대가 호전적인 존재가 아닌거 같군요."




  뭐랄까 뭔가 기분이 묘한 발언인데.




  이번 정화석 보관창고에서는 정화석 1개를 더 구할 수 있었는데 나머지는 전부 '파괴'되어있었다. 1개를 건진것도 부서지고 조각난 잔해들을 뒤지다가 운좋게 발견한거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무사고로 2/5정도를 이미 해결했다. 아, 핵까지 가는걸 합친다면 더 남았지만.




  나와 아즈미씨는 다시 선회로를 이용해 다음 뿌리가 있는 곳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도중 거의 다 왔을 무렵 길이 나무판자 같은것과 돌들로 막혀있었다.




  "이런…돌아가야하나요?"




  내가 걱정스레 말하자 아즈미씨는 조금 고민해보다가 말했다.




  "그냥 돌파하기로 하죠. 판자는 제가 부수겠습니다. 돌들을 치워주세요."



  "네."




  곧 아즈미씨가 양손의 클로들로 길을 막은 판자들을 부수기 시작했고 난 큰돌들을 들거나 굴리면서 길을 조금씩 열어갔다. 확실히 임시로 막은 방해물이라 그런지 잠시후에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틈이 생겼고 나와 아즈미씨는 들어갔다.




  "……."



  "……."




  곧 우리가 도착한 곳은 엄청난 아수라장이었다. 뿌리에 정화석은 박혀있었으나 정화석이 보관된 방자체가 흙더미에 함몰되있고 문짝은 뿌리옆까지 날아와서 찌그러져있었고 벽에는 낡은 검과 여러개의 화살들이 꽂혀있었다.




  아즈미씨가 말했다.




  "아무래도 제법 치열하게 싸웠나 보군요. 근데 시체하나 없다니 좀 이상하긴 합니다."



  "제가보기엔 이곳에 싸운 흔적이 있다는거 자체가 정말 이상하거든요…."



  "그것도 그렇지만요. 츠이시가문 인간들 여기서 무슨짓을 한건진 몰라도 위험한 수준까지 갔었나 보네요."




  폐허와 같은 곳을 뒤로하고 또 선회로를 통해 4번째 장소에 가려고 하던 우리는 선회로가 아주 제대로 막혀있었기에 어쩔수 없이 3번째 장소의 위에 있던 해치를 열고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아즈미씨가 앞장서서 해치를 열고 주변을 경계하며 올라갔고 그 다음 내가 따라 올라갔다. 이대로 아주 교차로 까지 되올라가서 다시 다음 길로 간다면 그건 그거대로 엄청난 시간이 걸릴거지만 말이다.




  "……."




  직각으로 꺾이는 오르막을 오르던 도중 갑자기 아즈미씨가 멈추었고 나도 따라 멈추었다.



  아즈미씨의 오른쪽 옆에 약간 열려있는 나무문이 있었는데 아즈미씨가 고개를 돌리고 나도 그쪽을 보았을때 그 안에는 한명의 소녀. 내가 봤었던 수많은 소녀들중 한명이 있었다.




  그쪽에서도 우릴 발견했는지 다가오기 시작했고 아즈미씨가 말했다.




  "나마루님은 잠시 물러나세요."





  나는 뒤로 살짝 물러났으나 그 소녀가 문을 여는 순간 짙은 향이 함께 느껴지며 기분이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아즈미씨는 자신의 목에 두르고 있던 목도리로 입과 코를 가렸고 나에게도 손수건을 주었는데 그것으로 입과 코를 가리자 숨이 좀 막히긴 했지만 정신은 좀 멀쩡해졌다.




  아즈미씨가 클로를 위협스럽게 치켜들었으나 그 알몸의 소녀는 전혀 신경도 안쓰고 오히려 내쪽으로 오더니 내 팔을 잡아끌며 또 특유의 소리를 냈다.




  "아……."




  나보고 같이가자는 듯이 날 잡아당기자 아즈미씨는 클로를 내리며 말했다.




  "저기 말은 할줄 압니까?"




  소녀는 아즈미씨의 말은 듣지도 않은듯 나에게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손으로는 계속 입과 코를 막은채 말했다.




  "말은 못해요. 아아거리는 소리만 낼 줄 알아요."



  "그런가요…하지만 지금 위에는 한참 전투중일텐데 다른곳에 신경쓸 틈이 없습니다."



  "그건 그렇죠."




  나는 이 알수없는 소녀에게 말했다.




  "미안, 지금은 저번처럼 현혹되지도 않을거고 나름 바빠서말이야."



  "아……."




  하지만 대화가 안통하는지 이 소녀는 계속 내 팔만 당길 뿐이었다. 보다못한 아즈미씨가 소녀를 떼어내려고 소녀의 팔을 잡자 그 소녀는 싫다는 듯이 아즈미씨의 손을 강하게 뿌리쳤는데…….





  툭-





  손을 뿌리치다가 아즈미씨의 손목위로 나와있던 클로의 날에 자신의 손이 반쪽으로 잘려나가버렸고 땅에 떨어졌다.




  "……."



  "뭐……."





  나도 아즈미씨도 완전하게 당황한 상태에서 그 소녀의 손에선 피가 줄줄 새어나오기 시작했는데 소녀는 자신의 잘려나간 손을 보더니 피가 뿜어져나오는 곳을 보며 또 특유의 소리를 내기시작했다. 아마도 고통의 소리.




  "아…아아…아……."




  그러다가 아즈미씨를 올려다보았는데 내쪽에선 그 얼굴이 안보였지만 아즈미씨는 순간 섬칫하며 클로를 치켜들더니…….



  "나마루님은 딴곳을 보세요."



  "네?"




  내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그 소녀의 목은 잘려나가서 땅바닥에 떨어졌고 목이 잘린 몸뚱이에선 피가 쏟구치며 쓰러졌다.



  가장 안타까운건 내가 그걸 다 보고 말았다는 것이다.




  "아니,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잖아요!!"



  "나마루님은 못보셨겠지만 방금 이 애의 눈은 보통 사람의 눈이 아니었어요."



  "네?"



  아즈미씨는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 말하며 클로에 묻은 피를 떨쳐냈다.




  "꼭 저를 찢어죽일듯한 눈빛이더군요. 순간 위협을 느껴서 사전에 죽였습니다."



  "하지만 이 애는 아무런 무기도……."



  "나마루님 한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즈미씨는 나를 잡아 이끌며 말했다.




  "인간같이 생겼다고 그리고 아무런 무기도 안가지고 있다고. 그리고 또 작은 소녀라고 방심하는 순간 당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걸 명심하세요. 더욱이 이렇게 불분명한 장소에서는."



  "…알겠습니다."




  지금의 나는 모르고 나중에야 알았던 사실이기도 하지만 설마 목이 잘렸던 그 소녀가 아직 죽은게 아니었을거라곤 아즈미씨도 아마 몰랐을 것이다.






- - - -[가옥 정문 근처, 결계의 틈]- - - - - - -






  츠이시 요이는 이미 화살과 창이 가득 꽂혀있는 지붕 꼭대기의 반대편 방향에서 보우건을 재장전하고 있었다.




  "제길…끝이 없잖아! 이대로는 화살이 모두 고갈된다고!!"




  장전을 끝낸 요이가 낮은 자세로 상체와 보우건만 내민채 결계의 틈에서 끝없이 꾸역꾸역 밀고나오는 요괴들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고 한편 밑에선 쿠로가 요괴들 여러마리를 어둠의 올가미로 잡은채 벽과 바닥에 내리쳐 죽여버리곤 다른 요괴들을 향해 집어 던지며 말했다.




  "이봐, 너라면 한방에 다 처치가능할건데 뭘 망설이는거야."




  유이는 정문 근처에 오는 요괴들을 슬쩍슬쩍 쳐다보고 좀 덩치큰 녀석에겐 가볍게 손짓을 하자 덩치 큰 요괴가 폭발하며 사방으로 피를 튀겼고 다른 요괴들이 그 피를 뒤집어 쓰자 피를 뒤집어쓴 곳에서 피가 급격히 출혈되며 쓰러져갔다. 하지만 그 요괴들을 시체를 뛰어넘어 다른 요괴들이 더욱 몰려왔다.



  이미 앞머리에서 끈적하게 피가 떨어지는 유이가 말했다.




  "지금 상태론 다죽여봤자 금방 다시 몰려올거야. 상대의 수는 거의 무한대라고 잡고 싸워야해. 다 죽여버린다는건 불가능하다는 거지."




  쿠로가 핸드보우의 화살을 요괴의 머리에 3발 꽂고는 그림자에서 긴 채찍을 꺼내들어서 요괴들의 발목쪽을 내리쳐 모두 쓰러뜨리곤 대답했다.




  "어째서 무한대라는거야. 언젠가 끝이 있을거아냐?"



  "여긴 지금 타락한 곳이야. 그리고 저주의 4중첩. 조만간 결계틈이 더 벌어질거나 대비하라구. 여기선 아래쪽에 간 사람들이 빨리 일을 끝내주길 바래야…방어막 켜."



  "뭐?"




  유이가 주변의 피들로 방어막을 만들고 쿠로도 급히 어둠의 막을 치자 막을 향해 수십여발의 화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쿠로가 말했다.




  "그래도 굳이 이렇게 막고만 있을 실력이 아닐건데 넌."



  "물론 그렇지만……."




  유이는 방어막을 켠 상태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붉은 장갑으로 손짓했고 자신의 방어막에 걸려서 피가 묻은 화살들은 반대로 되돌려 보내며 말했다.





  "졸병들을 최대한 천천히 상대하면서 성가신 녀석들과 안싸우도록 해야해."



  "성가셔?"



  "적들의 타입이 어떤형인지는 몰라도 어지간한 것들은 다 있을거야. 분명 우리같이 마력전투에 상성적으로 천적인 놈들도 있을거야."



  "설마……."



  "그래, 그녀석들도 있다치면 좀 골치아파지겠지만…좀 분발해볼까."






  유이는 자신의 발옆에 고인 피웅덩이를 살며시 밟더니 가옥의 가장높은 건물 수준까지의 높이로 올라갔다가 결계의 틈보다 조금 안쪽으로 착지하며 요괴들 사이에 섰고 놈들이 달려들기도 전에 팔을 휘돌리며 머리위로 쭉 뻗더니 말했다.




  "Bang."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녀석들이 모두 터져버리며 피안개가 자욱해졌다. 붉은 안개를 향해 터진 요괴들의 잔해를 밟고 또 다시 몰려오는 요괴들을 봤다가 하늘을 바라보며 유이가 말했다.





  "성광기의 빛이 붉게 물들어 보이는것도 정말 아름답구나……."





  그러다가 정면을 주시하며 손을 내밀었고 부르르 떨리는 손으로 놈들을 휘감듯이 손짓을 하며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리와 어서…그리고 너희들의 피를 보여줘……조금 더 조금 더 많이. 나에게 붉고 아름다운걸 그 붉은 향을…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게말이야."






  곧 손짓으로 휘감아졌던 요괴들의 몸이 뒤틀리며 몸이 쥐어짜지며 입에서 피를 가득 토해내며 쓰러졌고 그 피가 줄기를 이루며 잔디밭 밑으로 흘러갔다.



  "트위스티드 블러드 스트림(Twisted blood stream)…경사가 져서 반대로 흘러가는게 아쉽네……이 기술은 발을 흐르는 핏물에 담궈보는게 묘미인데 말야……."




  발그레 한채 학살을 즐기며 또한 약간은 섭섭해하며 서 있는 유이를 보고 쿠로는 핸드보우를 재장전하며 혼잣말했다.




  "저것이 정식퇴마사로서의 장미술식사의 모습…강하구나. 역시 난 아직 아무것도 아니었어."




  그러다가 유이의 옆으로 달려가며 말했다.





  "이제보니 너 혼자서도 충분히 막겠는데 말이지. 도대체 나랑 요이까지 같이 막자고 한 이유가 뭐야?"



  "에……."




  유이는 잔뜩 죽어나간 동료들을 보고도 겁에 질리긴 커녕 오히려 더욱 달려드는 요괴들을 봤다가 쿠로에게 말했다.




  "너희들을 직접 지켜주고 싶었어. 나를 떠나버리면 내가 지켜줄 수 없으니까말이야. 난 협력자든 면역자든 상관안해 나에게 가장 소중한건 내 가족과 내 가문이거든. 켄지군에게는 좀 미안하기도 하지만……."




  유이는 다시 한번 피가 찐득거리는 장갑을 치켜들며 무섭게 요괴들을 주시하며 말을 이었다.





  "내 동생과 너희의 목숨이 나에겐 더 소중하기 때문이야."




 


 




[21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