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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더럽혀진 성역 - 25

레이븐울프 2012. 8. 5. 18:05

혼 - 더럽혀진 성역 - 25

장르: 연애, 순정, 퇴마, 판타지

연령제한: 15세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4입니다. Ep1, Ep2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크윽……."






  상황이 별로 좋지는 않다. 기본적인 술식이나 공격조차 통하지 않는 상대와의 싸움은 요이를 고전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아무리 술식부여된 화살을 쏴도 별 소용도 없었다.





  나로 말할거 같으면 카메라를 손에 꼭 쥔채 구석에 박혀서 쓰러져있고 요이는 케이미츠인가 하는 이상한 여자에게 멱살을 잡힌채 있었다. 쓰러진채 시선을 마주친 요이가 나에게 보내는 눈빛은 가만히 있기를 바라는 듯하다.






  뭐 미안하지만 가끔 난 눈치가 상당히 없는 녀석이다.






  손에 카메라를 든채 일어났고 그런 나를 본 케이미츠가 말했다.





  "넌 기다려 좀 있다가 먹어줄테니까."



  "먹는다니?"





  요이가 묻자 케이미츠가 혀를 날름하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난 영양 공급이 좀 많이 필요하거든. 생물체를 먹어치우는 만큼 내 재생력이 좋아져서 말이야. 특히 '면역자'들은 아주 훌륭한 고기야. 너 같은 츠이시 가문도 그렇고."




  "하지만 넌 츠이시 가문이라며……."




  "평범한 인간이었던 날 이렇게 만든건 바로 너희 가문 놈들이니까."





  난 옆에 있던 부서진 나무토막을 든채 케이미츠에게 달려갔고 녀석은 나를보고 씨익 미소짓더니 요이를 가로세로 나무판자로 가로막힌 출입구옆쪽으로 집어던졌고 요이는 그 나무판자들에 부딪치며 나무판자 몇개를 부수며 쓰러졌다.




  "요이! 괜찮아?"



  "그럭저럭……."




  내가 나무토막을 위협적으로 휘두르려다가 요이가 없어진 상대에게 카메라를 쓰려고 했지만 케이미츠는 내 앞으로 가볍게 접근하더니 카메라를 잡아내리며 내 머리를 양손으로 강하게 움켜잡았다.





  "놔! 이거…놓으라고!!"





  역시 인간은 아냐! 무슨 여자 힘이 이렇게…끄앗!?





  녀석은 신성수의 핵과 술식진 밑으로 날 끌고가더니 날카로운 이를 들어내며 내 얼굴을 잡아뜯으려 한다…….




  "아악!!"




  내가 기겁한채 비명만 지를때 갑자기 녀석의 고개가 뒤로 확 넘어갔고 케이미츠의 머리를 왼손으로 당긴 요이가 단검으로 녀석의 목을 그으며 도려냈고 날 놓은 케이미츠의 몸뚱이를 발로 걷어차버렸다.




  목에서 맑지도 않은 걸쭉한 피가 꿀럭거리며 쏟겨나오는 가운데 케이미츠는 바닥을 팔로 짚으며 쓰러졌고 요이는 나무판자로 막힌 곳의 판자를 보우건의 개머리판으로 내리찍어 부수며 말했다.





  "일단 도망가자!"



  "뭐? 근데 나 저기 카메라를 두고……."



  "카메라가 문제가 아냐!!"




  요이는 급하게 날 자기의 앞으로 밀치며 앞서게 했고 자신은 뒤를 경계하며 따라오고 있었다. 내가 가는 길들은 너무도 어두웠다. 은은하게 보라색 빛들이 감돌곤 있었지만 이런 것들에 의지해서 달리고 싶진 않았다 결코.





  "근데 요이! 우리가 어디로 가는 줄은 아는거야?"



  "따로 도망갈 곳도 없잖아! 우선 가보는거지!"



  "이런……."




  막다른 길이면 어쩌려고?





  그러다가 보우건이 발사되는 소리가 들리고 내가 멈춰서 뒤돌아보자 요이는 조금씩 움직이며 보우건을 사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쪽을 슬쩍보더니 말했다.




  "먼저 가!"





  어둡고 좁은 통로들을 달리다가 앞에 오래된 나무문 하나가 보였다. 제법 묵직한게 그리 약해보이진 않았고 문이 잠겨있진 않은지 살짝 열려있었다.




  끼익- 툭!





  난 그 문을 거칠게 열곤 뒤를 돌아보았다.




  "요이! 어서와!!"



  "알았어!"




  빠른 발소리와 함께 요이가 달려왔고 요이가 들어오자마자 난 나무문을 닫고 잠금장치를 걸었다.




  "이 문이 얼마나 버틸까?"




  쿵-!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이 덜컹하며 흔들렸고 흙먼지들이 떨어졌다.





  쿵-!




  문의 고리쇠가 흔들릴정도로 강한 충격이 문을 부수고 있었고 요이는 문을 쳐다보고만 있는 날 향해 말했다.





  "안으로 더 들어가자. 곧 부서질거야."



  "그래."




  문을 뒤로하고 우린 사람 2명이 딱 맞게 지나갈 정도의 좁은 폭, 그리고 양옆의 벽이 나무판자로 덮여있는 묘한 통로를 지나갔다. 그러던 중간에 갑자기 판자들도 안보였고 뭔가 공허한 공간만이 보였다.




  "조심해 발 헛디디면 떨어질거야."




  요이의 말이 지하의 넓고 어두운 공간에서 울려퍼졌고 우린 좁은 폭 그대로의 길을 걷고있었다. 하지만 양옆으로 난간도 없는 상태로 정면으로 걷는 길을 제외하면 모두 끝이 안보이는 암흑 뿐…….



  아마 떨어졌다간 살지 못할것이다.






  "아무래도 이곳 지하는 뭔가 동굴하고 연결되어 있는것 같기도하네. 성역 동굴쪽인가?"



  "글쎄…뭣보다 이런 곳이 지하에 있다는게……."



  "주변이 많이 밝아진거 같지않아?"




  그러고보면 주변에 은은하게 밝은 빛이 멀리 앞에서 보여졌다.



  눈이 부실 정도가 되어 손으로 앞의 빛을 가리며 점점 다가갔을때 그곳엔 묘한 공간이 있었다. 뭔가 알수없는 술식이 가득한 벽면의 돌덩어리와 그 주변에 정신없이 흩어져있는 두루마리 뭉치들…그리고 몇개의 펼쳐진 두루마리들을 고정하듯 박혀있는 흑색이면서도 은빛을 담고 있는 검 같은것이 있었다.



  바닥과 수직으로 박혀있는 그 검과 그 밑의 두루마리들에서 밝은 빛이 나오고 있었고 그 터를 중심으로 주변에 3개의 길이 더 뻗어져 암흑속까지 이어졌다.





  구석에 있던 흑색이며 또한 은빛을 담은 창을 요이가 주워들더니 말했다.




  "이건……도대체 용도가 뭐지?"



  "무기잖아. 용도야 뻔하지."



  "내 말은 어떤 녀석들을 대상으로한 무기냐는거야. 퇴마용이라던지 대인용이라던지 있을거 아냐."



  "그거야…퇴마용이 아닐까?"



  "으음……."




  요이가 창과 검을 번갈아 보며 고민하는 사이에 난 지도를 살펴보았다.




  신성수의 핵의 옆으로 가는 길로 통해있는 트인 곳……뭐라고 적혀있긴한데 내가 읽을 수 없는 글자다.


  아마도 츠이시가문의 문자일까?





  "요이 이거 뭐라고 적혀있는거야?"



  "어떤거?"




  요이는 그 글자를 빤히 보더니 말했다.




  "정신의 쉼터라고 쓰인거 같은데. 그러고보면……."




  요이는 주변을 살펴보며 말했다. 이 공간을 조금씩 감싸듯이 깎여있는 돌들과 그 사이로 새어나가는 밝은 빛들.





  "확실히 기를 모으거나 수련을 하기엔 적합한 장소같네. 최소한 신성수가 오염되기 전까진 말이지. 지금 여기는 통제하려는곳이야."



  "통제?"



  "분명 이 길로만 갈수있는 어딘가를 막으려고 한거겠지. 중앙에 떡하니 박혀있는건 절대영역의 술식덩어리라고. 저렇게 대량으로 있는거 나도 처음이야."




  난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두루마리들을 봤고 요이가 두루마리 하나를 들더니 펼쳐보며 말했다.




  "뭔가 많이 급했나보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이곳에 인간을 제외한 뭔가가 지나가길 원치 않았던 거야. 이렇게 대량이 아니어도 충분히 막을텐데 어쩌다가 이렇게 많이 쌓인거지?"




  "그렇다면 이걸 우리가 이용할 수 있을까? 지금 상황에서?"




  "물론이지. 그 술식에 영향을 안받는것 같은 케이미츠인가 뭔가도 여기로 안오는거보면 저녀석도 절대영역을 통과하진 못하는거 같고."




  "다행이네."




  "그래도 절대영역을 활성화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고 활성화되기전까지 절대영역의 재료들은 상당히 요괴들의 신경을 잘건들이거든. 놈들도 본능적으로 이게 자기네들한테 안좋은거라는걸 아는거지."





  요이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지도의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봐봐."




  지금 우리가 있는 곳에서 다른곳으로 가는 통로였는데 길들과 방만 표시되어있고 그 위에 아무것도 쓰여있진 않았다. 대신 이상한 언어로 직접 지도위에 쓴듯이 뭔가 적혀있다.




  "아마 수인족 언어인듯 한데……."




  라고 말하다가 요이는 잠시 날 빤히 쳐다보았다.




  "근데 이 지도는 어디서 구한거야?"



  "아, 수인족 시체에서 구했어."



  "……? 지하에서?"



  "여기로 들어오기 위해 수인족 시체들을 좀 뒤졌었는데 그 안에 있더라구."



  "흠…수인족까지 여기서 죽은건가."



  "아, 시체는 오래된 거였어. 거의 백골만 남았던데."



  "그래? 그러고보면……."





  요이는 벽면에 안에서 밖을 향하게 양쪽으로 나있는 묘한 발톱자국을 보며 말을 이었다.





  "여기까지도 수인족이 왔었던거 같아. 발톱자국을 보자면 아마 저 어둠속으로 떨어진거 같지만."








- - - -[각성]- - - - - - - - - - - - - - - - -





  시로가 프리즘 2개와 함께 가옥의 지붕위를 기어오르고 있었고 그 뒤로 3마리의 요괴가 뒤따라 지붕위로 올라왔다.





  "싫어…정말 싫어!!"




  시로는 핸드보우를 가장 가까이 있던 요괴에게 조준하고 발사했다.




  3발의 화살이 요괴의 가슴과 목에 박히면서 놈은 지붕에서 굴러떨어졌고 다른 한녀석에게 시로가 외쳤다.




  "프리즘! 저녀석을 태워버려!!"




  시로의 옆에 있던 프리즘 하나가 내부에 들어있는 불에서 빛을 모으기 시작했고 에너지가 점점 모여갈때 다가온 요괴가 그 프리즘을 도끼로 내리찍어 부숴버리며 시로를 내려다봤다.




  "히익!?"




  섬칫하며 시로는 뒷걸음질을 했지만 기와에 걸려 뒤로 넘어졌고 요괴가 그녀를 잡으려고할때 다른 프리즘 하나가 요괴의 몸통에 달려들며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프, 프리즘……."




  시로는 덜덜 떨면서 옆에 있던 성광기 쪽으로 기어갔고 그 성광기의 빛 밑에서 핸드보우의 빈탄창을 빼내고 새탄창을 꺼내려고 했다.





  "아……?"




  하지만 이미 비워져있는 탄창 하나만 잡힐뿐이었고 그게 마지막 탄창이었다.




  "뭐야 이거…비어있어. 그렇다면……."




  시로는 성광기에서 나오는 빛으로 술식을 쓰려고 백장미를 꺼냈으나 그 순간 뭔가 묵직한게 날아오는 소리와 함께 성광기의 렌즈가 부숴졌고 유리조각이 튀어나가는 가운데 시로는 엎드려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이미 가옥의 위에 설치되어있던 수많은 성광기들이 대부분 파괴되고 있었고 가옥들은 점점 어둠으로 뒤덮혀갔다. 이따끔 요괴들이 들고있는 횃불정도의 불들만 건물의 층층마다 움직이고 있을뿐 다른 빛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위험해. 죽을지도 몰…꺗!?"




  시로는 갑자기 발목을 잡힌채 거꾸로 뒤집힌채 허공에 매달렸고 어둠속에서 시로가 덜덜떨며 자신의 발목을 잡은 요괴를 쳐다보았고 그녀의 눈이 어둠에 적응해서 점점 요괴가 보일때쯤 요괴가 말했다.




  "드디어 잡았다."



  "하아…하아…."




  눈을 동그랗게 뜬채 가쁜 호흡만 하던 시로는 허벅지에 있던 작은 단검은 빼들어서 자신의 발목을 잡은 요괴의 손목에 단검을 꽂았다.




  "크아악!!"




  요괴는 비명을 지르며 시로를 떨어뜨렸고 시로는 지붕에서 구르다가 양손으로 기와를 잡으며 멈췄다. 조금 멀리에 술식부여된 단검에 의해서 무력화된 요괴가 보였고 시로는 얼른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적을 무력화 시켰으니까…도망을 가야하는데……."




  하지만 도망갈 곳도 없었다.




  "……."



  "뭐야 단검하나 꽂힌건데 움직이기가 힘들잖아."




  시로는 무력화된 요괴에게 달려갔고 요괴가 떨어뜨린 도끼를 주워들고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치켜들었다.




  "하아…하아…도망칠 수 없을 경우엔……."



  "아아아아!!"




  으직-!




  "무력화된 적을 처치하고 위험요소가 모두 사라지거나 내가 죽을때까지 싸운다."




  시로는 요괴의 목에 박혀있는 도끼를 빼려고 힘을 주었는데 도끼가 빠지는 순간 도끼를 잡은채로 뒤로 넘어가며 지붕아래를 향해 굴러갔다. 그러다가 돌연 뭔가에 툭하고 부딪치며 멈추었다.




  "크으……."




  시로가 눈을 떴을땐 바로 앞에 요괴가 서 있었다.




  "안녕 꼬맹이. 이런건 들고있으면 안됨."




  요괴는 시로의 손에 들린 도끼를 뺏고는 다른 손으로 도망가려는 시로의 목뒷덜미를 잡았다.




  "놔! 놓으라고!!"




  뒷덜미를 잡힌채 바둥거리는 시로를 보며 요괴가 말했다.




  "나중에 놓아줄테니까 얌전히 있어. 그리곤 다시 묶이겠지만."



  "좀 놓으라고! 이 겁쟁아! 나랑 싸우면 질거같으니까 이러는거지!?"




  그렇게 발버둥치던 시로가 팔꿈치로 요괴의 턱을 치자 턱을 움켜잡은 요괴가 시로를 힘껏 치켜들며 말했다.




  "쪼끄만게…가지고 놀기전까진 곱게 놔둘려고 했건만."





  그리곤 건너편 건물의 방쪽으로 시로를 집어던졌다.




  미닫이 문이 부숴지며 방안으로 던져넣어진 시로가 구르고 있을때 그 근처 복도를 지나던 요괴들이 지붕 위의 요괴에게 외쳤다.




  "위험하게 이쪽으로 던지지말라고!!"




  "아, 너희냐. 마침 잘됐군. 너희가 찾던 퇴마사를 집어던진거니까. 적당히 가지고 놀라고! 내가 가기전까지 죽이지만 마."




  "뭐?"




  요괴들은 부숴진 문안을 보았고 횃불을 비춰보았다. 어둠속에서 바닥에 엎드린채 신음하고 있는 시로가 있었고 요괴들은 미소지었다. 요괴들이 성큼거리며 방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할때 시로는 횃불을 든 요괴의 얼굴을 보았다.




  얇게 찢어진 4개의 눈을 가지고 머리가 뾰족한 요괴…가옥 밖으로 뛰쳐나간 켄지를 따라갔을때 시로가 만났고 시비가 붙었던 요괴였다.





  "겔겔겔…희여멀건 여자. 이렇게 보게되는군. 그동안 잘지냈어? 몸은 좀 씻고 기다리고 있었나?"



  "크으윽…왜 하필 너야. 그것도 하필 왜 밤에냐구……."



  "밤엔 아무것도 못하는구나~ 불쌍한 퇴마사년…작은 몸인 만큼 안찢어지게 조심해야겠다 얘들아. 뭐 찢어지더라도 저년만 없으면 이곳을 맘껏 불태워버려도 되니까 편해지겠지만 말이지."





  시로는 엎드린채 있다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장수갑옷들과 그곳에 있는 창과 검을 보곤 그곳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아서 겨우 몸을 조금씩 기어가는 정도가 최선이었다.




  "츠이시 가문의 퇴마사가 바닥을 기는 모습을 보게되다니. 우리만 보기 아깝구만!!"



  깔보고 비웃는 요괴들의 웃음은 무시한채 기어가는 시로의 등을 4개의 눈을 가진 요괴가 발로 짓밟아세우며 말했다.




  "어딜가려고? 저번의 그 당당한 낯짝을 보여주셔야지?"




  "하아…하아……."




  시로는 자결해야한다고 생각하고 허벅지쪽을 더듬었으나 단검이 잡히지 않았다.




  "……."




  요괴의 손목에 꽂은채로 회수하지 않았단걸 후회하던 시로의 머리채를 잡고 들어올린 요괴는 이미 전투불능 상태의 시로를 어쩔까 고민하고 있었다.




  시로는 백장미를 꺼내들었다.




  "나 자신을 매개로 필드를 전……."



  "엉뚱한 짓 하지말라고."



  "아……."




  시로의 손에서 백장미를 뺏들고 발로 짓이겨버렸고 움켜잡은 머리채를 더 강하게 잡았으나 곧 요괴는 엄청난 고통과 함께 시로와 횃불을 떨어뜨리며 물러섰다.





  "크악!? 이게 뭐야…발이!!"




  "……."




  시로는 바닥에 떨어진 순간 필사적으로 장수갑옷들을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고 아무리 그냥 장미같아도 엄연히 퇴마도구인것을 짓이긴 요괴는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고 바닥에 떨어진 횃불의 불이 부서진 문의 종이살들에 금방 붙어서 규모가 점점 커져가자 다른 요괴들은 그 불을 끄려고 난리를 피우고 있었다.





  장수갑옷까지 도착한 시로는 일본도를 빼들었고 불빛에 아직도 날카롭게 서있는 칼날을 보며 말했다.




  "선생님 미안…시로 이제 죽는거 같아요. 요괴들의 장난감보단 죽는게 낫겠죠?"




  시로의 양눈에서 눈물이 흘렀고 그녀는 자신의 목에 대각선으로 칼날을 대었다.





  "말도없이…뛰쳐나온거 죄송해요. 훈련중에 딴청피운것도 죄송해요…. 그리고 선생님이 찾던 과자도 사실 제가 먹은거였어요……."




  "야, 잠깐만! 저녀석 지금 자살하려고 하잖아! 막아 멍청한 것들아!!"




  불이번져가는 방안에서 떨리는 칼날로 목을 베려는 시로의 부드러운 살갗에서 피가 약간 베어나오고 있을때 시로의 손목을 누군가 붙잡았다.




  "아!?"




  시로는 깜짝놀라며 뒤를 보았다.





  그곳엔 일본장수갑옷이 서 있었고 곧 그 장수는 시로의 손에서 일본도를 가져갔다. 또한 옆에 함께 있던 조선장수갑옷도 창을 요괴들 쪽을 향한채 있었다.




  시로가 멍하니 아무 말도 못하고 있을때 시로의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두워도…괜찮아?』



  "뭐라구?"



  쿠로의 목소리와 흡사하지만 너무나도 공허한 울림에 시로는 두려움을 느꼈다.



  『어두워도…괜찮아?』



  하지만 두려움과 동시에 뭔가 포근함이 느껴졌고 시로는 눈앞에 커져가는 불과 그 불 주변에 서 있는 수많은 요괴들을 보며 울먹이듯 대답했다.




  "응, 쿠로라면 괜찮아. 쿠로가 같이 있어주면 난 어두워도 괜찮아."





  시로의 마지막 한마디가 끝나는 순간. 커져가던 불은 순식간에 꺼져버렸고 방안은 암흑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암흑은 빠르게 퍼져나가서 모든 가옥을 뒤덮었고 아직 부서지지 않은 몇개의 성광기에서 나오는 빛만이 약하게 어둠을 비추고 있었다.














 


[26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