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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몽환의 협곡 - 7

레이븐울프 2016. 3. 1. 22:40

혼(魂) - 몽환의 협곡 - 7

장르: 현대판타지, 퇴마

연령제한: 15세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5입니다. Ep1~4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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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해가 저물었고 모두가 돌아간 지금 동굴속 요이의 거처에서 모닷불을 사이에 두고 앉은 No.427이 스텐컵에 담긴 커피를 한모금 마시곤 요이에게 말했다.



  "별일은 없었습니다."


  "……."


  "그래서 정말로 결심은 굳어진 겁니까?"


  "네."



  요이는 모닷불에 나무토막을 하나 넣더니 말을 이었다.



  "켄지에게 카메라를 주면서도 느꼈는데, 아직 우리 가문에 대해서 부담감이 있나보더라구요."


  "저도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좀 느꼈었습니다."


  "그러게 왜 애가 보는 앞에서 그런 짓을 하셔가지고…후으."



  요이는 진심으로 가옥앞에서 유이와 시로, 쿠로를 상대로 좋지 못한 행동을 가문에서 했었던 것을 기억하며 한숨을 쉬었고 No.427은 어쩔수없었다는 듯이 말했다.



  "어쩔수 없었습니다. 가문입장에서 보면 벌을 안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애초에 사고를 친 시로와 쿠로는 그렇다쳐도 유이 언니는? 유이 언니가 없었으면 우린 그날 다 죽었고 가옥은 요괴들에게 뺏겼을거고 그 지하의 뭐고 간에 모든 것들이 놈들 손에 넘어갔을텐데?"


  "물론 그 부분에 있어선 유이님이 매우 잘하셨지만 본인의 근무지를 보고도 없이 이탈했으니 이건 또 다른 문제지요. 유이님의 부재중에 매몰의 숲에 이상이라도 생겼으면 어쩔뻔 했겠습니까?"


  "그래도 그렇지, 고생한 사람들 한테 격려는 못해줄 망정……."


  "뭐랄까 요이님 답네요."



  No.427이 빙긋 웃었고 요이는 그런 그녀를 슬쩍 쳐다봤다가 말했다.



  "됐으니까, 시작하자구요. 난 마음의 준비도 결심도 다 했으니까요."


  "진심입니까?"



  웃고있던 No.427이 지긋이 요이의 눈을 바라보았고 요이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가옥지하에 있던 것들, 우리가문에서 행했던 일들에 대한거 입 다물어 주고 더 이상 캐묻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해준다고 했잖아요."


  "그건 그렇죠."


  "정말 그 부분에 대해선 더 이상 안묻도록 할거니까요. 한가지만 빼면."


  "어떤…?"



  자신을 바라보는 No.427의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며 요이가 물었다.



  "지하에서 면역자를 대상으로 그런 짓을 한 이유만 알려주세요. 어차피 자세한 사정은 말안해줄거 아니까 그냥 간단하게요. 설마 재미로 했다거나 그런건 아니길 바랍니다."


  "……."



  No.427은 요이의 눈을 자신도 빤히 바라보며 대답했다.



  "저도 자세한 사정은 모릅니다. 그 시대 사람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답을 해보자면 뭐랄까…'어쩔 수 없었다.'라고 밖에는 할말이 없겠군요."


  "그래요? 그래도 뭐…그래도 마음이 놓이네요. 뭔가 사정이 있었다는 말이니까……."



  내심 자신도 스스로의 가문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던 요이는 안심하며 말했고 No.427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거에요. 의문하나 풀어드렸으니 그럼 제가 질문하나 해도 되겠죠?"


  "그러세요."



  No.427은 요이를 여전히 또렷이 바라보며 물었다.



  "카이 미츠의 행방은 정말로 모르시나요?"



  그 질문을 들은 요이는 별거아니라는듯 간단히 대답했다.



  "네, 전혀 몰라요. 그녀석하고 이리저리 이상하게 얽히긴 했는데 전~혀 모릅니다."


  "흠~ 아쉽네요. 확보해야하는 요괴인데. 폐쇄된 교회에 억류시켜놓는 동안 알려주시기 그랬어요? 카이 미츠를 확보했다는건 엄청난 건데 말이죠…."


  "그정도로 중요한줄 제가 알았나요. 뭐…평범하진 않다고 생각해서 교회에 봉인 시켜놨긴 했는데 가문에서 확보하려 드는 인물인지는 몰랐네요. 공지라도 해주시지 그랬어요?"


  "그러게요. 공지여부를 결정하는건 제가 아니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지만 폐쇄된 교회에서 카이 미츠를 놓친건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가옥이 공격받을때 카이 미츠도 있었을 확률이 상당히 높았을걸로 생각되는데 그때도 못보셨나요?"


  "전혀 모른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땐 살아남기도 바빴고 요괴들도 너무 많아서 일일이 하나하나 신경쓰는건 무리였어요. 제가 가옥지하에서 겪은 일로 추정하자면 카이 미츠가 있었을건 분명해 보이지만요."


  "…카이 미츠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No.427의 질문에 요이는 한쪽 눈썹을 치켜들며 약간 기분이 안좋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석을 요괴로 만든거…우리 가문 맞죠?"


  "……."


  "확보하려 드는 것도 그런 이유일거고."


  "……."



  No.427은 괜히 모자를 만지작 거리며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한가지만 대답 해드리기로 했었으니 그부분은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정황상 그렇다고 전 생각해요. 대답을 피하시니 긍정의 의미로 받아드릴게요."


  "편한대로 생각하시길."



  No.427은 일부러 대답을 피하곤 요이를 정말로 한번 더 말려보겠다는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진짜 정말로 할겁니까?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구요? 영원히 회복 못하고 지낼 수도 있고."


  "말했잖아요. 이미 결정했다고."


  "도대체…No.211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그 협력자가?"


  "중요하지요…어떻게 중요 안할수가 있겠어요?"


  "이렇게까지할 정도로 중요하냐는 겁니다."


  "그럼요~ 상당히 이상하다면 이상한거고 로맨틱하다면 로맨틱한거지만. 그녀석이랑 저는……."



  말을 끊고 살짝 홍조를 띄며 부끄러워하는 요이는 No.427은 진지하게만 볼뿐이었다.



  "혼(魂)이 연결되어있다고 해야하나요…그래서 떨어질래야 떨어져선 안돼요."


  "……."



  No.427은 더욱 굳은 표정으로 요이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어째서요? 어떻게 말입니까?"


  "그건 저도 몰라요. 천생연분이란 이런거라고 전 생각해요. 그뿐이에요. 켄지와 전 연결되어있답니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요."



  차마 가문의 주요 협력자 앞에서, 저주를 없애고 싶다는 마음에 가문의 저주를 옮기는 의식을 단독으로 실시하다가 그 부작용으로 요이와 켄지 사이에 이상한 관계가 반강제로 생겨버렸다곤 말못하기에 그녀는 대충 얼버무렸다. 그런 그녀를 보며 No.427이 미심쩍다는 듯이 계속 바라보자 요이는 말을 잘못꺼냈다 싶어서 다른 이유를 어서 말해버리자고 생각했다.



  "너무 추상적이었죠? 사실은 이때동안 친구들이 죽는 모습을 정말 많이 봐왔어요. 요괴에게 죽고 병걸려서 죽기도 하고 제 실수로 죽기도 했고 자살한 친구도 있고 탈진해 죽은 친구도 있고 사고로 죽은 애들도 있고 제 손에…죽은 친구도 있는데."



  이리저리 돌려말하던 요이는 No.427을 슬쩍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켄지가 우리 가문 협력자 손에 죽는건 보고 싶지 않아서요."


  "…그게 제 일입니다."



  No.427은 한숨을 푹 쉬더니 커피잔을 들어 마시곤 말했다.



  "너무 이상하게 보지 마세요. 필요한 일이라 하는겁니다. 협력자 혹은 가문의 존재를 아는 면역자 중에 가문에 비협조적인 사람이 생기면 그걸 처리하는 일은 불가피합니다."


  "기억을 없애도 되잖아요!"


  "그런게 쉽지도 않고 안되는 사람들도 있잖습니까. 성공했다고 해도 그리 신뢰적이지도 않구요."


  "그래서 켄지를 죽이겠다는 건가요?"


  "아직 죽인다곤 안했습니다."


  "눈여겨 보고 있잖아요? 그렇죠? 켄지가 우리 가문에 부담감 느끼고 있는걸."



  No.427은 요이를 슬쩍 봤다가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그건 사실입니다. 그는 상당히 이 일에 엮어버리게 됐고 가문의 지하에서 중요한 것들을 봐버린 입장인데 흔들리고 있어서요."


  "그래서 여차하면 죽여서라도 입막음 할거 아닌가요?"


  "…네."



  No.427의 대답에 요이는 흥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게 제가 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가문의 방식에 대해 잘아니까요. 저라도 켄지에게 계속 붙어있지 않으면 정말 불안하다구요."


  "하지만……."


  "알아요. 제가 이렇게 해도 켄지가 엇나갈 수도 있겠죠 계속."


  "맞습니다. 목숨까지 걸었는데 만약 No.211이 계속해서 엇나가면 어쩌실겁니까."



  요이는 씁쓸하게 미소 짓더니 말했다.



  "그땐 제 손으로 죽일거에요."


  "……."



  잠시 침묵하던 No.427은 요이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확실하게 죽일 자신 있으세요?"


  "네, 그럴거에요."



  그러더니 요이는 살짝 발그레 해지며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 손에 죽는거보단 제가 죽이는게…더 마음 편할거 같아서요."


  "이상하네요. 보통은 자기 손으론 못하겠으니 남에게 맡기는게 더 편하지 않나요?"


  "아니요. 소중한 만큼 마지막의 숨이 멎는 그 순간을 제가 봐주고 싶어요. 켄지도…더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거구요."



  No.427은 츠이시 가문 구성원들의 독특한 면들을 어느정도 알기 때문에 그런 심정을 아주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기로 했지만 당부의 한마디를 해주기로 했다.



  "그럼 뭐…말리지는 않겠습니다. 저야 제가 할일 줄어서 좋죠. 대신 정말 확실하게 처리하셔야합니다."


  "좋아요. 저도 그땐 그를 위해서라도 죽이는 거니까 확실하게 할게요."



  이 이상한 대화를 끝낼때가 됐다고 생각은 No.427은 별수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정도로 하겠다고 고집이시니 어쩔수없네요. 하긴, 이미 결정된 거에 대해 제가 이제와서 설득한다고 될건 아닌거 같았지만."



  No.427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기지개를 키며 팔을 쭉쭉 뻗고나서 팔짱을 끼며 지긋이 요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죠. 저주의 범위를 가공할 정도로 압축하는 무리수를 말이에요."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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