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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몽환의 협곡 - 9

레이븐울프 2016. 3. 16. 00:43

혼(魂) - 몽환의 협곡 - 9

장르: 현대판타지, 퇴마

연령제한: 15세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5입니다. Ep1~4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켄지는 잠시 할말을 잃고 있다가 앞으로 조금씩 다가가서 기운없이 침대에 누워있는 츠이시 요이를 바라보았다.



  "왔네…."


  "……."



  너무나 힘없는 목소리로 겨우 말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켄지는 할말을 잃었다. 무단으로 집안까지 온 이유나 저주는 어떻게 됐냐고 묻기도 전에 지금 그앞에 있는 요이는 그가 이때동안 봐왔던 그 어떤때보다 가장 약하고 여려보였다. 요이는 복잡한 심경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켄지의 눈빛을 슬쩍 피하며 말했다.



  "갑작…스럽겠지. 미안…."


  "아니, 그거보다…."



  켄지는 요이의 이마를 손으로 짚어보며 말했다.



  "너 도대체 무슨 일이야? 심한 병이라도 걸린거야? 아니면 공격받기라도 했어?"


  "그게……."


  "지금 말 시키지마."



  No.427이 끼어들며 말했고 켄지가 그녀를 바라보자 말했다.



  "궁금한게 많겠지. 그에 대해선 내가 대답해줄테니까 요이님은 쉬게 해드려. 많이 아플거야 지금."


  "…그럼 나가서 얘기를 계속하죠."



  켄지는 요이를 뒤로하고 나왔고 No.427을 데리고 1층으로 내려가 식탁에 그녀를 앉히고 말했다.



  "차 드실래요? 커피?"


  "어…그래. 커피. 가능한 요이님 근처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말이지. 혼자두기 불안해서 말이야."


  "가만히 두면…죽을 정도에요?"


  "뭐, 어느정도는?"


  "……."



  켄지는 이를 살짝 깨물며 한숨을 쉬더니 No.427앞에 커피를 자신을 물컵 한잔을 놔두고 앉았다.



  "그래, 이제 물어볼거 있으면 물어봐."


  "네, 일단 요이의 상태가 정말 심각한거에요? 정말 많이 아픈거면 지금이라도 같이 있는게 좋을거 같아서요."


  "그정도까진 아닐거야. 뭐, 정말 죽을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그정도로 요이님께서 약한 분은 아니니까. 잘 버틸거라고 생각해."


  "그래요, 그럼 혹시 지금 저주…를 무시하고 온거 같은데. 선배님이란 분이 이러시면 되나요. 지금 당장 이곳으로 요괴들이 몰려오면 어쩔건가요? 여기 사는 사람들은요? 그사람들은 지금 저주의 영향때문에 집에도 못있고 다 어딘가로 갔을거 아니에요? 요이가 아프면 병원은 못가겠지만 약을 좀 찾아보시던가 그러셔야지 빈방있다고 덜컥 이곳으로 데려와버리면 되는건가요? 제가 이렇게 말하는건 갑자기 찾아왔다고 따지는게 아니라, 츠이시 가문의 저주에 관해 생각은 하시고 행동을 하셨냐고 묻고 싶은 겁니다."


  "……."



  No.427은 그말을 듣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말했다.



  "그래, 너말이 맞아. 분명 아무리 아파도 츠이시 가문의 퇴마사를 사람이 사는 민가에 덜컥 데려오는건 말도 안되는 짓이지. 뭐 일단 너가 한말에 딱 한마디 제대로 해주자면."



  No.427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주는 신경안써도 돼."


  "네?"


  "들은대로야."


  "저주를 없애기라도 했어요?"


  "아니."


  "…그럼 신경 안쓸수가 없잖아요."



  No.427은 커피를 한모금 마시곤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저주는 남아있지. 하지만 지금 그 범위가 상상 이상으로 줄어든 상태라서 신경쓸거 없다는거야."


  "…저주의 범위를 줄였다고요?"


  "맞아. 지금 저주의 범위는 놀랍게도 요이님의 피부 겉면수준으로 압축되어있어."


  "……."



  켄지가 너무 당황해서 할말을 잃어버리자 No.427은 커피잔을 살짝 돌리며 말했다.



  "사라진건 아니야. 압축이지. 그러니까 저주의 영향은 신경쓸거없어. 단지 조심해야하는건 면역자가 아닌 사람과의 신체접촉은 절대금지야. 어느정도 두께가 있는 옷을 입은 정도는 괜찮은데 맨살에 닿으면 농담아니고 닿은 사람이 그 자리에서 즉사할수도 있어."


  "……."


  "압축되어 범위는 극단적으로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농도가 짙기때문에 면역자외 사람과의 신체접촉을 조심할것. 그거정도 유의하면 될거야. 요괴들이 이끌려 오지도 않을거니까 문제도 없지?"


  "…근데 요이가 아파보이는 이유는 뭔가요."


  "그건 말이지…좀 골치아픈건데. 이게 그리 편리한게 아니거든. 그냥 저주범위만 줄일 수 있다는거면 츠이시 가문 사람들 전부다 이러고 말지. 저주 범위를 가공할 정도로 줄이는 대신 그것을 버틸 수 있어야해. 저주를 달고 다니는 츠이시 가문이라지만 엄청나게 저주를 엄청나게 압축시키는 의식 자체를 감당해내는건 다른 문제거든. 요이님께서 죽을수도 있다는건 바로 이점 때문이야. 몸이 버텨야해. 버티지 못하면 진짜 죽어버릴 수도 있고 평생 저렇게 병약한 상태로 살아야 할수도 있어."



  켄지는 잠시 침묵하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래서 요이가 회복할 수는 있나요?"


  "그건 개인의 재량에 달렸어.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의식의 부담자체를 버틸 수 있어야만 회복 될수있을거야. 그전까지는 저렇게…무력한 상태지. 농담아니고 지금이면 너가 가서 코와 입만 막아도 그냥 죽을걸."


  "그정도에요!?"


  "물론 요이님 본인은 안죽으려고 버둥거리겠지만 애초에 너무 병약한 상태라 너의 완력을 이길수 없을거야. 지금 본인 몸도 제대로 못움직이는 상태거든. 숨만 겨우 쉰다고 보면 돼. 덕분에 여기까지 모셔온다고 진짜 식겁했지. 일단 도시까지 와서는 택시를 탔지만."


  "……."


  "그러니까 너에게 부탁을 하자면."



  No.427은 커피를 단숨에 들이키더니 탁하고 내려놓으며 말했다.



  "츠이시 요이님께서 완전히 회복되거나 돌아가실때까지 간호를 부탁한다."


  "예?"


  "부탁한다고."


  "아니…그게……저…선배님께서 같이 도와주시는거 아니었어요?"


  "내가 맡을거 같았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고 따로 방 잡았지 임마."


  "……."


  "나 바쁜 사람이야. 지금도 다른 츠이시 가문에 보급품 조달해야하는 상황에 이러고 있는데."


  "아무리 바빠도 이렇게 맡기고 그냥 가신다고 하면 어떻게 해요? 제 동생이 오면 뭐라고 설명하구요? 안그래도 그녀석 자기 방문을 잠궈두고 기숙사 가는 앤데 집에 왔더니만 처음보는 여자가 자기 침대에 아파서 누워있고, 그때 갑자기 제가 튀어나와서 '이래저래 되서 이제부터 우리랑 같이 살거야!'하면 농담아니고 저 뺨맞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싫다는거야?"



  켄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싫다는건 아니에요. 상황이 이렇게 됐으면 맡을 수 밖에 없고 또 그렇게 할겁니다. 단지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사전에 저랑 얘기를 조금이라도 하고 이런 일을 진행했으면 좋았을테고 선배님께서 어느정도는 도와주셔야지 그냥 맡기고 가신다고 하는게 불만인거에요."



  그말을 들은 No.427은 빙그레 웃더니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서 켄지의 머리가 헝크러질 정도로 거칠게 쓰다듬어주었다.



  "뭐하시는 거에요!?"


  "짜식, 기특해서."


  "제가 애도 아니고!"


  "애거든."


  "……."


  "고등학생이잖아."


  "아 예…."


  "어쨌든 고맙다."



  No.427은 자리에 다시 앉더니 후하고 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가 혹시 화내면서 아픈 요이님을 다시 데려가라고 방방 날뛰진 않을까 생각도 했었거든."


  "……저 그렇게 매정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래도 너 츠이시 가문을 좀 멀리하는거 같았으니까."



  No.427의 말에 켄지는 그녀를 슬쩍 봤다가 자신 앞에 놓인 물컵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셨네요."


  "모르면 바보지. 딱봐도 거리를 두려고 하는거 같았는걸. 그러니까 너가 더 깊이 연관되기 싫어서라도 내쫓지 않을까 했었던거야."


  "거리를 두는거랑 아픈 친구를 내치는건 다른 이야기에요."


  "와, 친구?"



  놀라는 No.427의 반응에 물컵을 바라보던 켄지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갑자기 왜 그래요. 요이가 친구지 그럼 뭐에요."


  "아, 아냐."


  "퇴마사랑 협력자 관계기도 하겠지만 그건 너무 딱딱하잖아요. 요이도 절 친구로 생각하고 있구요."



  No.427은 속으로 흐뭇해하며 생각보다 켄지가 요이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는 점에 많이 안심하고 있었다.



  "그래, 둘이 친구라니 다행이다. 그렇게 너도 생각한다는게 좋구."


  "가문과 거리를 둔것도 이래저래 좀 부담되는 일도 있었고 주변 사람들 걱정도 되고……제 일상도 걱정…되고 그래서 그런거였죠."


  "일상이라, 그래. 근데 요이님을 받아들이면 너의 일상에 지장이 올텐데? 동생도 있는데 괜찮다고 하니 나야 고맙다만."



  켄지는 자신의 머리르 잡고 크으하며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레나에겐 설득하기 정말 힘들거 같지만 어쩔수없죠. 정말……다음에 집에 왔는데 오빠한테 뜬금없이 동거녀가 생겼다고 하면 무슨 반응을 할지……."


  "그냥 동거녀가 아니야. 병약 미소녀라고."


  "…뭐에요 그건. 전혀 도움안되는 말! 여동생이 듣고 참 좋아하겠습니다!"


  "뭐 너가 설득하기 정말 힘들다면 네 여동생의 기숙사에 졸업할때까지 영원히 억류시켜두게 조치를 취하는 것도 방법일거 같긴해."


  "됐거든요. 애한테 그러지 마시죠. 안그래도 부모님 얼굴도 몇년에 한번 겨우 볼까말까한 마당에 여동생이랑 오빠의 만남 정도는 봐달라구요."


  "그러고보니 부모님께는 괜찮겠어?"


  "뭐……만약 오시면 기절초풍 하시겠지만 못오실거니까 걱정마세요."


  "그래?"



  켄지는 조금 씁쓸하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돌려 거실쪽의 벽에 있는 가족사진을 보았을때 그곳엔 초등학생쯤 되어보이며 무표정한 켄지와 밝게 웃는 부모님이 있었고 레나는 없었다.



  "아마 저 사진을 찍은 후로 뵌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일걸요."


  "…안타깝네. 거의 혼자 자란 느낌인걸."


  "가끔 전화로 대화만 하는 정도에요. 그거 마저도 안될때도 있지만 뭐 괜찮습니다. 이런 생활도 오래해서 이젠 별 느낌도 없어요."


  "뭐 부모님이 안계신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라는 웃기지도 않은 상황이다만 동생만 설득하면 된다니 다행이네."


  "동생도 아마 납득해줄거에요. 자기방에 있는걸 알면 처음엔 저를 죽이려 들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애가 착하거든요. 거기다 요이에 대해선 동생도 좋게 생각하고 있는거 같구요."


  "…동생이 요이님을 알고있어?"



  켄지는 고개를 슬쩍 끄덕이며 대답했다.



  "제가 기억을 잃고 병원에 있을때 요이가 보내준 사진관련으로 얘기도 해보고 사진의 배경을 보고 어딘지 안다면서 찾아가보라 했을정도면 뭐랄까, 싫어하는건 아니잖아요?"


  "그건 그렇지."



  No.427은 뭔가 생각을 잠깐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뭐, 그럼 이쪽 일은 해결됐으니 난 이만 가보도록 하지. 다시 말하지만 고맙다. 갑작스러운데 받아줘서."


  "정말 갑작스러웠지만 별수있나요. 근데 한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No.427이 켄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말을 이었다.



  "그 저주를 압축한다는건 누가 하자고 한건가요?"



  그말을 들은 No.427은 슬쩍 바닥을 바라보며 말했다.



  "요이님 본인."


  "요이가요?"


  "그래, 본인이 결정한거야. 엄청난 결심이었지. 내가 몇번이나 설득해보고 얘기해보고 해도 전혀 흔들림이 없더라구."


  "아니 어째서…."


  "낸들 알겠니. 목숨을 걸어서라도 네곁에 있고 싶었겠지."


  "……."



  사실 No.427은 어느정도 이유를 알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고 켄지는 복잡한 심경으로 있다가 말했다.



  "그럼…조금만 더 여쭤보자면……츠이시 가문에선 요이가 이렇게 하는걸 허락 한건가요?"


  "응, 맞아. 이런저런 일들이 있긴한데 가문에서 허락해줬어. 그러니까 내가 이러고 있는거지. 애초에 요이님을 만나러간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바로 이 의식을 진행해주기 위해서 였거든."


  "…의외네요. 츠이시 가문에서 이런걸 허락해주다니."


  "그러게 뭐가 어찌됐든 안된다고 할만도 한데 허락해준게 대단하지. 어쨌든 난 이만 가볼게. 아마 특별한 일 없으면 당분간 나 볼일은 없을거야."


  "……도움이 필요하면 어쩌죠."


  "어쩌긴 너가 스스로 해결해야지. 너도 협력자잖니."


  "무책임해요! 뭘 가르쳐주시던가 조언 구할곳 정돈 알려줘야 하잖아요!"


  "흠~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면 되겠는데 너무 두리뭉술한 말인거 같군. 가끔씩 내가 연락해서 물어봐줄게. 핸드폰…은 없던가?"


  "원래는 있었는데 여러분들과 관련되면서 없는게 되어버렸지요."


  "미안하네 그부분은. 내가 협조 넣어서 핸드폰 정돈 최신 기종으로 어떻게 해볼게. 그전까지는 집전화에 좀 의지하렴."


  "…그부분은 신경써주셔서 감사하네요."



  No.427이 하핫거리며 말했다.



  "협력자가 됐는데 어느정도는 챙겨줘야지. 연락이 잘안되면 이쪽도 곤란할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리 세이키에게 켄지가 받은 빵바구니에서 빵 몇개를 챙기고 신발장으로 간 그녀가 말했다.



  "이 빵 좀 챙겨갈게. 아까 이쁜 아가씨가 가져온건데 내가 먹어도 되려나?"


  "…이미 챙겨놓고 물어보지 마세요."


  "어유, 고마워. 잘먹을게."


  "네~"



  그리고 문을 열고 나가려던 No.427은 잠시 멈추더니 잊을뻔 했다는 듯이 켄지에게 말했다.



  "아, 가기전에 너에게 말해줄게 있어."


  "어떤거요?"



  No.427은 상당히 진지한 표정으로 켄지를 바라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그럴 일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요이님께서 죽으면 너도 상당히 골치아파지니까. 지극 정성으로 돌봐드리길 바래."


  "…노력할거에요. 누군 사람 죽는거 보고싶은줄 아세요."


  "진짜야. 가문에서도 제법 관심을 가지고 있는거 같으니까. 결과가 잘나왔으면 하는거야. 결과가 나쁘면…어떻게 될지 나도 잘모르겠으니까."


  "네, 알겠어요. 마음 같아선 좀 더 붙잡고 이것저것 더 물어보고 도움을 구하고 싶지만 바쁘신거 같으니 어쩔수없네요."


  "협력자가 되기로 한 순간부터 이런저런 일이 갑자기 생기는건 어쩔수 없는거야. 그러니까 잘해보라구."



  그렇게 No.427은 현관을 나서서 대문을 지나 나가버렸고 켄지는 2층으로 올라가 요이가 있는 방을 향했다.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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