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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더럽혀진 성역 - 6

레이븐울프 2011. 7. 3. 04:34

혼 - 더럽혀진 성역 - 6

장르: 연애, 순정, 퇴마, 판타지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4입니다. Ep1, Ep2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녹색의 작은 고블린들은 손에 도끼나 몽둥이같은 원시적인 무기들을 든채 마구 도망치고 있었다.


  견착하고 있던 타누가 말했다.

 

  "저것들…싸우려고 오는건 아닌거 같은데. 원래 저 고블린놈들은 먼저 시비걸 정도로 용감하지 못해."


  미오도 거의 없는거 같아보이는 절벽가슴-…….-쪽에서 천천히 손을 내려 약간만 경계하는 듯했다.

  나만 카메라를 손에 꼭 쥐고 있을뿐.

 

  가까이 와서 봐도 고블린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채 도망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의 얼굴엔 누가봐도 알수있을정도로 공포가 서려있었다.

 

  놈들이 우리를 비껴서 옆으로 달려갈때 타누가 말했다.

 

  "어이 너희들 무슨 일이야?"


  "공격당했오!!"


  "공격?"


  "크고 나쁜 것들이 막 공격했오! 친구들 많이 죽었오!"


  "누구한테 공격당했는데?"


  "말못하오오! 우린 그냥 이곳을 떠날거오오!!"


  "……."


  나와 타누와 미오는 그들의 뒷모습을 볼뿐이었다. 미오가 천천히 말했다.

 

  "이미 연합에 가담한 상태에서 무단도주는……."


  "전원 참수형. 혹은 요정대신 요괴들의 식사거리가 될테지."

 

  타누가 굳은 표정으로 미오의 뒷말을 이었고 한숨쉬며 말했다.

 

  "저놈들 멀리 안가서 다시 돌아올거야. 잠시 겁에 질려서 아무생각없이 도망치는것 뿐이니까."


  "어째서?"


  내가 묻자 타누가 고블린들이 달려온 방향을 보며 말했다.

 

  "기운이 느껴져."


  "기운?"


  "응…뭔가 '우리'들을 끌어당기는 기운이 말이야. 물론 우리 수인족은 어느정도 지성이 있으니까 기운에 끌린다고 무작정 가진않아."


  요괴들을 끌어들이는 기운이라면…츠이시가문의 기운인가?

  츠이시가의 가옥에 무슨일이 생긴거지?

 

  "근데 말야, 너희들 츠이시 가문의 기운을 느껴본적 있어?"


  "아? 글쎄…나와 미오가 태어난 이후로 이곳으로온 츠이시가문 사람이 있나?"


  타누가 고민하고 있을때 미오가 말했다.

 

  "직접 확인은 못했어도. 뭔가 달밤이 빛나는날…조금 끌린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여긴 성역이라 츠이시가문의 기운자체가 상당히 약해져요. 그리고 우리 수인족은 엄밀히 따지면 반요랄까? 일반적인 요괴들과는 달리 가문의 기운에 덜 끌리는 편이구요. 덕분에 우리가 츠이시가문을 공격하지않고 협조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언제부터 협조한거죠?"


  "아주 오래전 같아요. 아마도 우리라는 종이 생겼을때부터가 아닐까요? 우리 수인족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전설로만 전해지지만~"


  "그런가요?"


  뭐…전설이야기까지 들을 여유는 없을거 같고 협조의 이유를 물어봐야겠다. 이들은 완전하게 신뢰할만한 이유가 필요하다.


  "가문에 협조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내가 묻자 미오가 타누를 바라봤고 타누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오는 자신의 절벽가슴위로 양손을 펼치듯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저희는 그들에게서 경외심을 느껴요. 그들을 보면 바로 공포심과 함께 존경심…그리고 충성하고 싶어지며 그들을 아래에 있고싶어져요."


  "……."


  꼭 길들여진 생물이 하는 말같다.

  애완견이 주인에게 하는 말같은 말투…….

 

  "그들께 충성하고 그들에게 보호받고 그들에게 귀여움 받으며 살고 싶다고 해야하나……. 협력자님은 느껴본적 있나요? 츠이시가문! 그들이야말로 요괴들을 모두 제압할 힘을가진 위대한 '절대자'라는 것을요? 그들은 언젠가 모든 요괴위에 군림할거에요. 혹은 이미 군림했었을지도 모르죠!"

 

  미오의 눈빛이 이상하게 변했다. 마치 아주 흥분한듯 뭔가에 매료된 눈빛과 함께 송곳니를 보이며 말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저희 수인족은 그들의 발아래 가장먼저 머리를 조아려서 목숨을 챙기려는 걸지도 모르죠!! 그들에게 대항해봐야 모두 죽을 뿐이니까!! 미리 조아려서 그들이 모든 요괴위에 군림할때 그들에게서 약간의 이득을 받는거에요! 저희는 당신들에게 애초부터 협조적이었어요! 저희들에게도 힘을 주세요!"


  어찌보면 이들에게는 꼭 애완견같은 사상이 박혀있는듯하다.

  하지만 그곳에는 또 다른 이유들이 여러가지인듯 하지만…종족자체가 츠이시가문에게 협조적일 정도라면 어느정도 큰뜻이 있을지도 모른다.

 

  "저도, 저도! 언젠가 츠이시가문의 퇴마사를 직접 앞으로 대면하게 된다면!! 머리를 조아려 그분의 발에 입을 맞출거에요!!"


  "미오, 너무 흥분하지마."

 

  보다못한 타누가 미오에게 다가가며 미오의 여우꼬리를 잡아당겼다.

 

  "끼읏!"


  미오의 얼굴이 새빨개지며 후우하고 숨을 길게 내쉬고 들이쉬며 진정하기 시작했다.

 

  "아, 죄송해요. 나마루 협력자님…아하하……너무 흥분했네요."


  "아니에요."


  "뭐, 어쨌든 저희는 츠이시가문에 협조한 대가로 문화적 부흥도 일으켰으니까요."


  "문화적 부흥요?"

 

  타누가 나무에 등을 기댄채 묵묵히 말했다.

 

  "이 숲에서 츠이시 가문에 협조적이란게 어느 뜻일거 같아? 단순히 그들을 공격안하는것? 그것뿐만이 아냐."


  타누는 나를 슬쩍보며 말했다.

 

  "너 츠이시가문 가옥에 대한 설명은 들었지?"


  "뭐, 대충은."


  "그럼 제법 크다는 것도 알겠네? 그 가옥의 용도도?"


  "응, 결혼한 츠이시가의 사람들이 신혼여행으로 오는 곳이라고 했어."


  "그래, 하지만 아무리 신혼이라고 해도 두 사람이 쓰기엔 가옥이 너무 크다는 생각 안했어?"

 

  그러고보면 말이 가옥이지…외곽부의 담벽을 포함해서 엄청 거대한 저택수준이다. 사람 1명이 아무리 넓은 공간에 있다고해도 쓰는 공간엔 한계가 있을 수 밖에없다. 더욱이 사는 집도 아니고 신혼여행같이 어느정도 머물다 가는곳에 잡다한 짐이 많지도 않을건데…….

 

  "우리 수인족은 그들의 신혼을 도우면서 문화적 발전을 이루기도 했어."


  "신혼을 도와?"


  "우리가 그 큰 가옥을 관리했어. 청소하고 보수하고…동시에 신혼으로온 츠이시가문의 사람과 그의 배우자를 위해 춤과 안무를 배웠지. 그리고 노래와 악기 다루는 방법도 말야."

 

  이런것이 일종의 문화전달인가.


  생각보단 괜찮은데? 동물귀를 단 반쯤 요괴인 것들이 앞에서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안무를 하며 수발을 들어준다라…정말 판타지틱 파라다이스인가?

 

  "뭐, 그리고……."

 

  타누가 얼굴을 살짝 돌리며 붉히더니…말했다. 은근 여성스러운 면도 있네.

 

  "잠자리 시간때도 필요에 따라 우리 수인족들이 도와주기도 했다고……."


  "……."


  뭔데 그 시간에 도대체 뭘 어떻게 도와준다는 건데!?


  내가 심오한 표정으로 멍하니 있을때쯤 뭔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가옥안에서 봉사한다라…결계는?

 

  "근데 너희들도 결국 요괴인데 결계를 통과할 수 있는거야?"


  "그건~ 츠이시가문의 결계력과 함께 어떤 대단한 '결계사'가 만든 결계와 방어진 덕에 저희 종족은 아무런 해도 없이 출입이 가능하답니다. 물론 저희 족장님이 엄선한 수인족들만이 가옥에 출입가능하지만요."


  "뭔가 대단하군요."


  "물론 저희도 '절대영역'이 있는 츠이시가문만의 '몇몇 특별한 장소'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그런 결계능력이 있는 츠이시가문이기에 더욱 경외심이 들기도 하지요."

 

  미오가 대답을 끝냈고 나는 이제 어느정도 그들을 확실히 믿을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츠이시가문에게서 경외심을 느끼며 애완동물같이 그들을 따르게 된다. 그들에게 협조하는 조건으로 상호협력을 하고 또한 문화도 발전했다.

  그리고 그 거대한 가옥을 관리해왔다.


  뭐, 이정도면 믿어도 될만해.

 

  그래도 조금 궁금한게 있다면…….

 

  "저기 타누. 너는 왜 총같은걸 가지고 있어?"


  "아? 이거?"


  타누가 거슬린다는듯이 자신의 자동소총을 가리키며 말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닥 좋아하진 않아. 원래 동물들은 화약냄새에 민감해. 뭔가 타는 냄새와 함께 강한 자극이 있거든."


  "근데 어째서…?"


  "이걸 사용함으로서 동족 친구들이 '전투지역'에 들어오는걸 막을 수 있어."


  아, 그런가.


  타누가 소총끝의 소음기를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원래 우리 수인족도 본격적인 전투에서는 활이나 석궁같은 원거리를 사용하거나 날렵한 둔기나 칼날…혹은 우리들의 이빨과 발톱을 이용하지. 하지만 시대가 발전하면서 어느정도 새로운 소식과 함께 무기들이 도입되는데 화약무기가 그런 것중 하나였지."


  "음 그렇구나."


  "처음엔 너무 자극적인 화약내음과 함께 쓸데없이 탄피를 배출하기도 하는 이런 총기류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점점 우리같은 정찰조에는 도입이 되었어. 화약내음이 나면 그 주변으로는 우리 동족들이 안오거든. 냄새가 자극적이라 피하니까. 더욱이 화약냄새를 맡은 우리 동료들이 부락으로가서 지원요청도 해줄 수 있고 그런거지."


  "나름 장점도 있네?"


  "나라고 이런 짜증나는 냄새나는 무기 쓰는거 싫어. 그래서 대부분 정찰조들도 안쓰는 무기지만…이걸로 우리 동족의 몇몇이라도 안전할수 있다면 그걸로 된거야. 정찰조나 보초들이 있는 곳은 보통 예기치못한 전투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지나가던 동료들이 휩쓸리면 골치아프잖아?"


  "음…근데 여긴 정부의 보호구역이고 성역인데 전투가 일어나는거야? 오랜 세월동안 이곳의 요정들은 자기방위능력을 거의 상실했다던데?"


  "그게바로 안이함의 결과지. 우리 수인족은 그래도 옛부터 상당히 호전적인 종족이었어. 비록 츠이시가문에게 충성을 다짐하고 칼과 활대신 악기를 손에 들긴 했지만 우리 종족의 본능만은 사라지지 않아. 인간정부? 그것들을 어떻게 믿겠어? 만약 그것들이 우리를 부당하게 억압하려 든다면 우리 수인전사들은 끝까지 싸우는거야. 그리고 지금처럼 인간정부도 막지못하고 성역의 기운조차 막지못한 요괴들이 대규모연합때 우리들이 요정들처럼 학살당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방위체계와 전사들의 훈련을 게을리 하지않았기에 가능했던거야."


  "……."


  "우리도 평온의 숲 요정들처럼 평화에 취해 전사들의 훈련보단 자신들의 문화와 놀이에만 집중했다면…지금의 요정들처럼 잡아먹히는 존재나 됐겠지. 하지만 우린 힘이 있었고 악한요괴들은 우리에게도 그들의 연합에 참여하길 권하고 있어. 물론 그들은 우리가 츠이시가문에게 협조하는 존재라는걸 모르지."


  "그렇구나…."


  "우리 수인족은 악한 요괴들에게 가담할 생각없어. 오히려 그들과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것을 위한 적의 동태파악과 병력규모 파악을 위해 나와 미오같은 정찰조들이 이 숲 어딘가에 여럿있어. 우린 끝까지 츠이시가문과 함께할거야. 우리가 위험해지면 그들이 우릴 보호해주고 우리도 그들을 위해 싸우는거지."

 

  지조있는 종족인것 같다. 정말 '개'같은 충성심같기도 하고…….

 

  그리곤 타누를 이어 미오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지금 츠이시가문에서 파견온 협력자님이 우리앞에 계십니다! 이 소식을 동료들에게 전하면 정말 좋아할거에요~"


  "아하하……."


  딱히 그렇게 강한 협력자는 아니라는것도 함께 전해주면 제 부담이 줄어들듯 합니다마는…크흑.

 

  그리곤 카누와 미오가 동시에 나를 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협력자에게 무한한 협조를 하겠습니다. 무엇을 원하는건가요 츠이시가의 협력자여."


  고민 할것도 없다.

 

  "날 츠이시가문의 가옥까지 데려다주고 동행해줬으면 해."


  "문제없어."


  "물론입니다 협력……."

 

  말하던 도중에 미오가 여우귀를 쫑긋했고 타누도 동시에 귀를 쫑긋했다.


  타누는 다시 소총을 꺼내들었고 미오도 전투자세를 취했다. 나는 다시 카메라에 전원을 키려고 했는데…….

 

  "엇!?"


  갑자기 미오가 날 억세게 뒤에서 붙잡았다!!

 

  "무, 무슨짓이에요!?"


  "잠시만 조용히 계셔요, 협력자님. 파충류가 온듯합니다."


  "……!?"

 

  내가 듣기로는 주변엔 가을 바람소리와 낙엽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러다가 뭔가 뱀소리 같은것이 들리나 했더니 제법 덩치 큰 도마뱀이 나타났다…무슨 '코모도 도마뱀'같기도 하고…곰같이 크네 이거.

 

  미오는 여전히 날 강하게 잡고 있었고 타누는 도마뱀에게 총을 겨누었다.


  도마뱀이 혀를 날름하더니 말했다.

 

  "거기 수인족, 날 쏠거냐?"


  "네가 하는 행동에 따라서."


  "낄낄…그런가, 걱정마 너희들이 아직 연합에 안들어왔다고 해서 공격하는건 아니니까. 너도 날 쏘지말았으면 좋겠어."


  "……."

 

  타누는 총부리를 내렸고 도마뱀이 날 보며 말했다.

 

  "근데 인간은 여기 무슨 볼일이지?"


  애초에 나에게 물은것 같지도 않았고 미오가 대답했다.

 

  "우리가 잡았어. 아마 평범한 사진사같은데, 재수없었지~ 하필이면 지금 이곳에 오다니."


  "그래…? 먹을건가?"


  "물론 먹을거야. 하지만 그전에……."

 

  미오가 혀를 날름하더니 내 목을 길게 햝…으아앗!! 소름!!

 

  "간만에 인간이라구~? 실컷 가지고 놀거야."

 

  그러면서 미오가 날 야릇하게 바라보았다. 도마뱀이 토나온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끄응…인간남자따위 먹어치우면 그만이지 뭔……재미볼때 다리는 필요없잖아? 다리 하나만 떼줄순 없겠어? 팔도 괜찮은데. 요정고기가 질려서 말이야."

 

  그때 타누가 나서며 말했다.

 

  "우리 수인족이 정식으로 연합에 가담하면 그때 주기로하지. 하지만 지금은 안돼. 이녀석을 데리고가서 족장님께 간만에 인간이나 바쳐볼려고."


  이거 은근히 진심같아서 무서워…….

 

  "푸우- 그렇군…아쉽구만. 그렇다면야."

 

  갑자기 도마뱀이 자신 옆에 있던 나무의 뒤에서 이미 거의 반쯤 죽여놓은 요정을 입으로 물어 자기 앞으로 툭하고 던졌다.

 

  그곳엔 은발의 약간 긴생머리에 나뭇잎으로 머리핀을한 여자요정이 있었다.


  그 요정이 평소 그들과 함께 잘살았던 수인족을 보며 도움의 손을 뻗어본다.

 

  "사, 살려주세……에에엑ㄱ…!!"


  으지지직-!


  하지만 도마뱀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머리통을 통째로 물고는 잡아 뜯어 목을찢어버렸다.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온다. 도마뱀이 머리통을 푸~하고 뱉어버렸다.


  그 머리가 이쪽으로 날아오고는 바닥을 구르더니 내 발밑 근처까지 데굴데굴 잘린 부분에서 피를 찍찍하고 뿜으며 왔다.

 

  "……."


  일그러진 요정의 얼굴과 내 눈이 마주쳤다. 나는 얼른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렸다.

 

  그리고 도마뱀은 여자요정의 부드러운 육체를 찢어발기며 먹기 시작했다. 타누와 미오의 표정이 그닥 좋지 못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한때 함께 숲을 거닐며 소통하고 대화했던 '친구'같은 존재가 먹히고 있는 것이다.


  도마뱀이 우적거리며 말했다.

 

  "어이, 여기서 재미볼 생각없어? 너희 포유류의 생식과정도 한번쯤 지켜보고 싶었거든. 어차피 요괴 연합에 들어올거면 우리끼리라도 미리 친분을 쌓아두자구."


  "……."


  지금 타누는 고민하고 있다. 또한 미오도 그럴것이다.


  그들이 무슨 고민을 하든 진짜로 날 상대로 이상한 짓을 하는건 아닐거 같고…아마 저 도마뱀을 죽이냐 마냐를 고민중일 것이다.


  도마뱀을 죽이면 어찌보면 연합의 일원을 죽인거라 즉각적인 수인족과 연합사이 전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아마 수인족들이 머릿수에서 더 불리할것이고 최소한 엄청난 피해를 볼것이 분명했다.

 

  타누의 방아쇠에 걸린 손가락이 떨리고 있다.


  도마뱀을 죽여서 입막음을 하고 아무도 모르게 도마뱀 시체를 처리할것이냐?


  아니면 나를 그냥 '족장에게 먼저보여야한다'라고 하며 데리고 갈것이냐를 고민하는 듯도 싶다.

 


  하지만 그때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속도로 뭔가가 날아와서 도마뱀의 머리에 내리꽂혔다.


  화살?

 

  "……."

  "……."

  "……."

 

  나와 수인족 모두 당황한채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봤을때 녹색의 신도복을 펄럭이며 나무위에서 '그녀'가 낙엽이 가득한 바닥으로 착지했다.

 

  타누가 총부리를 미도리쪽으로 돌리려고 할때 내가 말했다.

 

  "괜찮아, 내 동료니까."


  "단독임무가 아니었어?"


  "방금까진 그랬지만 이젠 아닌거 같아."

 

  내가 미소지으며 말했고 미도리도 활을든 손을 바닥에 짚고 무릎한쪽을 굽힌채 맑은 초록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구원자님! 녹색파장 카미코 미도리, 지금부터 구원자님과 함께 움직이겠습니다."

 

 


[7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