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 - 더럽혀진 성역 - 7
장르: 연애, 순정, 퇴마, 판타지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4입니다. Ep1, Ep2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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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미코 미도리! 그녀가 도와준다면 이 임무도 이제 쉬워질것 같다. 사실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겠지만 딱보면 그런거 있잖아. 듬직하고 쎄보이고 그런거.
근데 그녀가 어떡해서 여기까지 오게된거지?
"근데 어쩌다가 날 찾은거야?"
"견습퇴마사님의 요청에 따라 급히 동굴속의 게이트를 이용해 이곳으로 왔습니다. 성역인 동굴안이라 고생 좀 했지만요……."
결국은 요이가 보내준 지원군이었구나. 고마워 요이.
"그나저나……."
미도리가 활을 땅바닥에서 슬쩍 들며 말했다. 그녀의 눈매가 무서울 정도로 날카롭다.
"거기, 구원자님을 붙잡고 있는 네녀석들은 아군이 확실한가?"
어? 그러고보니 나 계속 미오에게 붙잡혀 있네.
"저기 미오씨…저기 미도리는 제편이니까 괜찮아요."
"……."
미오가 타누를 바라보았고 타누가 고개를 끄덕이자 미오는 날 놓아주었다.
그제야 미도리는 당기려던 활시위를 다시 내려놓는다.
"견습퇴마사님의 말씀이 맞았군요. 동물귀와 꼬리를 한 수인족…존재했습니다. 다만 그들이 구원자님과 함께 있을거라곤 예상못했는데 말이죠."
"아아…이야기가 조금 복잡한데, 어쩌다가 저기 너구리꼬리 단 녀석이 날 찾아다가 도와줬어. 그리곤 여기서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
"…구원자님은 임무중 이시지 않나요?"
"에……물론 임무중이지만…아하하, 필요한 얘기들만 했어!"
사실 잡담도 좀 있었던거 같기도 하고…….
화제를 바꿔볼까.
"근데 미도리, 넌 어떡해서 날 찾아온거야? 그래도 동굴에서 여기까진 거리가 제법될건데? 숲속이구."
"저는 저희 종교에서 정찰 및 수색조였고 그들의 리더였습니다. 누군가의 흔적을 찾아 뒤를 쫓는것은 익숙합니다."
"내 흔적이 많았나?"
"음……."
미도리는 조금 망설이다가 고개를 살짝 돌리며 말했다.
"직접 말하기 죄송하오나…여기저기 흔적이 노골적으로 있었습니다. 함정은 아닐까 싶을정도로요."
"……."
뭐……내가 이렇지…….
"나무에 칼자국도 나 있고 발자국이나 흐트러진 낙엽의 모양 등등…추적이 어렵진 않았습니다. 다행히 동굴입구에서 그리 멀지도 않았구요."
"아."
그러고보니 나무에 칼집을 냈었지. 맞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때쯤 미오가 걱정된다는 듯이 타누에게 말했다.
"저기 타누…저거 도마뱀 죽은거 우린 잘못없지?"
"응, 미오. 츠이시가문의 협력자의 동료가 죽인거니까 우리는 관계없지."
"후…다행이다. 우리 동족들이 준비도 다 못했는데 전쟁이 안나나 싶었어."
"전쟁도 안날거 같아. 츠이시가문에서 저렇게 파견해온 사람들이 있잖아."
타누가 미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고 미오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헤헷거리며 좋아했다.
타누와 미오가 오며 말했다.
"거기 초록색 옷, 난 수인족전사 타누라고 한다. 혈족은 너구리야."
"저는 수인족의 일반 구성원인 미오라고 해요~ 혈족은 여우구요~"
"……."
미도리는 그들을 보더니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초면엔 실례가 많았습니다. 너구리님 여우님. 저는 저의 구원자이신 나마루 켄지님을 섬기는 녹색파장 카미코 미도리입니다."
섬긴다고 까지 할 필요는…아하하…….
근데 타누가 미도리를 째릿하게 바라보더니 녀석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동물적 직감이지만 너가 인간같지는 않은데. 인간냄새도…요괴냄새도 안나지만 말이야."
"훗……."
미도리가 양눈을 살짝 감더니 말했다.
"정찰대의 리더되는 자가 자신의 체취를 남에게 노출시키진 않습니다. 여러분이 보시는데로 전 보통 인간은 아닙니다. 물론……."
그녀가 맑은 녹색빛을 발하는 눈을 뜨더니 말을 이었다.
"본래는 인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인간도 아니고…그렇다고 인간이 아닌것도 아닌……종교와 술식에 얽매힌 '계약자'의 상태지만요."
"그래? 우리같이 반요였나."
"그와 비슷한 개념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어지간한 성역에서도 보통 요괴들 만큼의 패널티를 받진 않습니다. 다만 제 종교의 '계약자'들은 각자다른 계약과 각자들의 타입이 있어서 개인차가 있습니다."
"…너가 계속 언급하는 종교는 뭐지?"
"그건."
미도리가 자신의 입을 오른손으로 가리며 말했다.
"제 목으로 칼이 들어와도 말못합니다."
"헤에…뭐 딱히 관심없지만 말이야. 종교같은거."
어이, 너희 수인족은 '츠이시교'를 믿고 신봉하잖아!!
가만히 듣고 있던 미오가 나에게 말했다.
"근데 이동하기전에 협력자님의 냄새를 없애야 하지 않을까요?"
"냄새?"
나는 내 몸의 냄새를 맡아보았다.
딱히 아직 땀냄새는…그냥 풀냄새만 조금 나는듯한데…….
"그러고보니……."
미도리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민망하게 목주변의 냄새를 맡았다…….
"인간냄새는 방탄조끼 덕분에 거의 안나지만 이대로 이동하긴 위험할듯도 싶네요."
내가 살짝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인간냄새만 안나면 되는거 아냐?"
미오가 헤헤거리며 말했다.
"그게…앞으로 가옥을 통과하기전에 요괴들와 마주할 가능성도 크고 요괴 경비대랑 마주할수도 있는데 '요괴냄새'가 안나면 의심받을지도 모르거든요. 안그래도 외관상 완전히 인간이라……."
"뭐, 그럼 요괴냄새란걸 나게 해야하는거야? 빨리하고 가자."
근데 이상하게도 타누만 부끄러워하고 있었고 미오는 헤헷거리고 있었다. 미도리는 비교적 덤덤한 표정.
"뭐 문제라도?"
"그게……."
미도리가 말을 이었다.
"요괴냄새를 없애는것도 아니고 묻히는건…저도 필요없는지라 도구가 없습니다. 그럼 가장 자연적인 방법으로 해야하는데……."
"해야하는데?"
"……."
미도리가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
"인간의 옷이나 피부에 요괴의 옷이나 피부를 직접적으로 마찰시켜서 냄새를 묻히는 겁니다…제일 확실한 방법은 서로가 아무것도 입지않은채 요괴쪽에서 땀이라던지 기타등등의 체취를 묻히는게 가장 확실합니다."
"……."
내 얼굴이 완전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그거 좋긴한데……좀 부담스럽네…아하하하…….
미도리가 무표정하게 말했다.
"생존이 걸린 상황에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합니다. 구원자님이 원하시면 지금 당장 시작을……."
"아, 아니 괜찮아!"
내가 손을 저으며 말했고 미도리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저희 전체가 위험해질지도……."
"에이 설마!"
무엇보다 그 '부비부비'를 하게되면 수컷인 타누도 도와줄거 같은데…아무리 여자가 둘이래도 남자하나 끼여서 비비는건 싫어!!
아, 아니면 타누만 할지도 몰라……그건 최악이다…….
우리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타누가 말했다.
"뭐, 대충 정리된거 같으니…거기 초록옷이랑 협력자를 가옥까지 나와 미오가 인도해줄게. 다만 가옥 안까지는 못가. 결계의 타입이 바뀌었는지 수인족도 출입못하게 되어버렸어."
그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네. 다만 확실히 가옥에 무슨 문제가 많이 있긴 한것 같아.
"그럼~ 타누가 올라탈래? 아님 내가 올라탈까?"
미오가 여우귀를 쫑긋거리며 밝게 말했고 타누가 말했다.
"내가 탈게. 부탁해 미오."
"알았어~"
그리고 미오가 양손을 모았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 저기…협력자분과 동료분은 너무 빤히 보지 말아주세요…조금 부끄러운 장면이니까……."
"……?"
뭐가?
미오가 자신의 가슴앞에 양손을 두더니 갑자기 그녀의 눈동자가 세로로 뒤틀리며 얼굴에서 주둥이가 나오고…덩치가 점점 커지고…….
에…여, 여우털이 막막 나고…날카로운 이빨…….
"……."
결국은 제법 큰 덩치의 커다란 여우가 되었다.
내가 겨우 손가락으로 미오…같은걸 가리키며 말했다.
"어이, 타누. 저거 미오?"
"뭐 문제있냐? 수인족이 인간형태였다가 동물형태가 된게 무슨 문제야."
"……너는 처음에 펑~하고 변신했잖아."
"그거야 변신술을 쓴거고 저건 진짜 모습중 하나니까 그렇지. 변신술은 보통 수인족들도 노력만 하면 할수있어. 뭐, 나같은 너구리들은 특화되어 있지만."
그리곤 타누가 커다란 여우의 뒤에 올라타며 털을 붙잡았다. 내가 그 뒤에 앉았고 미도리가 내 뒤에 앉았다.
타누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협력자랑 초록옷. 3명까지 탈정도로 미오의 등판이 넓은건 아니니까 좀 더 붙어."
"네 너구리 꼬리 때문에 바짝 붙기가 힘들다구."
내가 바짝 붙었고 잠시후에 미도리도……읏!?
"아."
"……? 혹시 불편하신가요 구원자님?"
"쿨럭! 아니…그닥……."
미도리의 준수한 가슴이 내 등에 제대로 밀착된 느낌이 좀…부담스럽지만…….
타누가 미오의 털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여기서 가옥까지 금방갈거야. 2분안으로 주파하지."
"2분? 가능해?"
"우린 여기 지리에 정통하다구. 거기다가 동물형으로 모습을 바꾼 이상 기동성은 최상급이야. 옛 수인족 전사들은 이렇게 2인 1조로 한명은 동물형으로 이빨과 발톱으로 싸우고 다른 한명은 그 위에서 창과 활로 싸우곤 했지. 최강의 조합이야. 인간들의 일반 기마병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저놈의 종족 자랑…그려 너희들 잘났다.
우린 요즘 탱크랑 장갑차 타고 다니거든!?
미오에게 달리자고 말하기전에 타누가 뒤쪽을 바라보았다. 녀석의 시선을 쫓아 끝을 보니…….
그곳엔 찢겨져서 뜯겨져나간 요정소녀의 머리가 있었다…….
"미안하지만 사체를 묻어줄 여유는 없을거 같네. 지금도 죽어나가는 요정들이 있을테니까…. 미오, 한시라도 빨리 이 비극의 끝을 봐야해. 어서 가자!"
그리곤 미오가 달리기 시작했다.
숲속임에도 속도감은 어마어마했다. 가을의 선선한 공기를 가르며 붉고 노란 낙엽이 휘날리는 평온의 숲을 미오가 질주했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통과하고 바위를 뛰어넘고 작은 언덕도 올랐다.
타누가 신나하며 말했다.
"빠르지? 금방이라니깐. 너희 인간들도 100m정도는 전속력으로 뛰면 오래 안걸리잖아. 우린 수인족이라고! 몇백미터는 거리도 아냐!"
평지에서 아무 장애물 없이 달려야 100m기록이 나오지…여긴 숲이고 나무도 많거든…….
하지만 언덕을 내려가던 미오가 갑자기 멈추었다. 타누가 미오에게 물었다.
"미오? 왜 멈췄……."
하지만 타누도 뭔가를 감지한듯했고 또한 미도리도 뭔가를 느낀듯 했다.
미도리가 말했다.
"피…냄새가 나는것 같기도 하네요."
"아니, 확실해. 이 주변엔 이미 먹을 요정들도 없을건데……."
타누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미오에게 말했다.
"미오, 하지만 빨리 돌파하는게 최선일거 같아. 일단 인간냄새는 안나니까 우릴 공격하진 않을거야."
미오가 약간 굵직한 목소리도 말했다.
"하지만 이건 요정의 피냄새가 아냐."
"……."
타누는 고민하기 시작했고 미오는 이빨을 들어내며 싱긋 웃더니 말했다.
"그래도 해볼게."
미오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다가 미오가 어느 굵직한 나무와 나무 사이를 지나려고 할때 살짝 얇은 나무작대기가 가로로 걸쳐져 있었다.
"……!"
미오는 얼른 고개를 숙이려다가 우리들이 막대에 걸려 떨어질것을 생각했는지 막대 근처에서 높게 점프…….
그리고 동시에 눈앞에 거대한 둔기가 보였다.
퍼어억-!!
"케에엑!!"
"으앗!?"
"뭐지!?"
"……!"
미오의 비명아닌 고통의 소리와 함께 타누, 나, 미도리는 그녀의 등에서 나가떨어졌다.
뭔가가 빠르게 달리다 점프한 미오를 거대한 둔기로 맞받아쳤다.
나는 바닥에 떨어져 구르다 멈추었고 타누와 미도리는 비교적 안정적이게 착지했다.
내가 고개를 들었을때 미오는 입에서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타누가 미오에게 달려간다.
"미오!!"
"헥…헥……."
힘겹게 숨쉬는 미오. 걱정하는 타누. 활을 꺼낸 미도리. 아직 정신 못차린 나.
그때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야기속에서만 존재하는줄 알았던 거대한 오니-도깨비-가 두마리 나타났다. 키는 대략 5m거나 그 근처고 울긋불긋한 피부에 민둥머리지만 뿔이 2개 달렸다. 이런것들이 어찌 숨어있었지!!
놈들중 하나의 손에 들린 둔기에 피가 묻어있었다.
그리고 쿵쿵거리는 소리가 또 들리더니 전후좌우 거대한 나무들의 사이의 길에 커다란 덩치의 오니들이 모두 막아섰다.
그제야 둘러보니 주변에는 제법 많은 수의 뼛조각들과 핏자국들이 있었다. 심지어 찢겨진 요정과 요괴들의 사체들도 몇개정도…….
미도리가 빠르게 활시위를 당겼을때 타누도 자동소총을 꺼내들었고 나는 재빨리 카메라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깨지지 않았다.
오니중 한마리가 말했다.
"커허허 요정고기도 질리고 거미도 질려. 근데 여우고기라니 맛있겠다."
"커허 인간도 있다! 너구리도 있다!"
"커 이거 좋다! 너희들 조그만 무기로 반항하지 마라. 그럼 우리가 안아프게 죽여주겠다."
6마리정도의 오니들이 주변에 있었는지라 싸우는건 무리겠고 기회를 틈타 도망…….
"관통하는 녹색잔광."
피잉-!
미처 내가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미도리의 활에서 녹색의 잔광을 남기며 화살이 날아가 둔기에 피를 묻힌 오니의 이마를 꿰뚫었다.
"그 뒤에 남는건 적색잔향."
꿰뚫린 오니의 이마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 가운데 미도리는 다음 화살을 준비하고 활시위를 당겼다.
그리고 타누의 소총도 소음기끝에서 불을 뿜었다.
"커허! 조그만 것들이 까분다! 밟아라다!"
"커 밟겠다!"
다른 녀석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타누의 소총탄을 둔기로 막으며 달려오는 오니의 옆에 있던 녀석은 미도리의 화살에 머리가 꿰뚫리며 쓰러졌다.
나는 카메라의 전원을 넣었다.
미도리가 다음 화살을 다시 쏴서 다시 한마리를 쓰러뜨렸다. 이제 3마리.
하지만 이젠 오니들이 너무 가까이 다가왔다.
오니가 몽둥이를 휘둘렀고 미도리는 땅을 박차며 뛰어올랐다. 그리고 공중에서 활시위를 당겨서 쐈다.
피잉-!
하지만 이번엔 오니가 몽둥이로 녹색빛의 그것을 막았다.
타누는 소총탄을 쏘다가 가로로 휘둘러지는 몽둥이를 피해 바닥에 엎드렸고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그러던때 내 뒤에서 오니의 목소리가…….
"커허허 인간, 지금 싸움구경 할때가 아닐텐데다."
썅…….
놈이 발로 날 짓밟으려고 할때 미도리가 그 오니의 머리위에 올라탔다. 그리곤 활의 양끝에서 초록빛 칼날의 기운 같은것이 튀어나오더니 그것으로 녀석의 목을 내리치며 베기 시작했다!
오니의 비명이 울리는 가운데 엎드려있던 타누가 소총을 재장전하려다가 위로 치켜들어진 몽둥이를 보곤 옆으로 구르며 피했고 땅을 박차며 앞으로 한바퀴 앞구르기를 재빨리 2번하고는 소총을 치켜들었다. 미도리는 계속해서 목을 내리치며 목을 거의 다 잘라가고 있었고 목이 잘려나가는 와중에도 오니는 양손으로 미도리를 잡아내려고 했다.
타누가 2마리의 오니에게 공격당하며 소총을 재장전도 못하고 있을때 나는 나도 모르게 덜덜 떨리는 손으로 카메라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화면에 2마리의 오니를 담았다. 하지만 타누도 보였다.
"타누! 오니의 뒤로 바짝 붙어!!"
"뭐!?"
"어서!"
타누는 일단 내말을 듣고 오니의 뒤로 바짝 붙었다. 나는 그 순간 플래시의 강도를 최고로 맞추면서 동시에 셔터를 눌렀다!
번쩍-!
섬광이 빛났고 그 밝은 빛이 사라졌을때쯤 내 앞에 있던 2마리의 오니의 피부가 검게 그을려 있었다.
"커어어어! 아프다!"
"커허 인간 먼저 죽여라다! 죽여라다!"
"새X들아…어때? 한방 더 먹여줄……."
플래시 충전램프가 깜박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오니 둘이 미친듯이 나에게 달려들고 있다!!
"으아앗!?"
하지만 그 순간 재장전을 다끝낸 타누가 오니의 뒤에 바짝 붙은채 놈의 어깨를 타고 올라가 오니의 귓구멍에 총부리를 깊게 처넣고는 방아쇠를 당겼…….
피비비비비빅-!
"크허허허헉!!"
귀에서 피가 난자하게 튀어나오며 오니는 타누를 손으로 내려쳐 떨어뜨렸다.
"으읏-!"
"커어어어! 이건 더 아프다!"
"커허 너구리 먼저 죽여라다! 죽여라다!!"
타누가 땅으로 떨어지며 굴렀고 오니 둘은 눈에 핏대를 세운채 타누를 짓밟으려 했다.
『리차지 완료.』
플래시가 충전되자마자 나는 다시 셔터를 눌렀다! 물론 타누에겐 빛이 직접 안닿도록 각도를 조금 올렸다.
번쩍-!
다시 빛이 발했고 오니들은 뒷통수가 뜨거운것을 느끼며 다시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커 역시 인간이 가장 거슬린다!"
"인간 죽여라다!!"
"으읏."
플래시는 충전중이다! 나는 재빨리 물러나며 모드를 소울타겟팅 모드로 바꾸었다. 하지만 영혼을 조준하기전에 당해버릴것만…….
쿵-!
내 옆으로 잘려진 오니의 머리가 굴러왔고 녹색의 신도복에 붉은 피를 묻힌 미도리가 피로 물든 활시위를 당겼다.
피잉-!
퍼어억!
오니의 머리가 꿰뚫렸고 다시한번 피가 분출되며 진한 피냄새가 느껴졌다.
『리차지 완료.』
남은 오니가 달려들기 전에 난 다시 플래시를 터뜨렸고 미도리는 능숙하게 남은 녀석의 머리 마저 꿰뚫었다.
미도리가 휙하고 활을 휘둘러 핏방울들을 털어내고는 나에게 말했다.
"괜찮으십니까 구원자님."
"나는 괜찮은데…저기 타누와 미오가……."
우리는 땅바닥에 쓰러져서 어깨를 살짝 다친채 자동소총을 잡고 있는 타누를 보았다.
"타누 괜찮아?"
"나보다 미오를 걱정해달라고!! 그것보다 너희들!!"
이상하게 타누는 잔뜩 흥분한채 허스키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직 전투는 안끝났는데 뭐들하고 있어!!"
"뭐?"
"네?"
그 순간 미도리가 흠칫하며 피하려고 했지만 그 이전에 억세고 커다란 손이 미도리를 쥐어잡았다.
"아아앗!?"
미도리가 쥐어잡힌채 소리쳤고 목이 잘려 날아간 오니들의 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타누가 자동소총을 내던지며 말했다.
"대가리만 날린다고 그냥 뒤질놈들이면 요괴연합의 규칙을 어기는 막나갈 것들이 아니잖아! 이 오니들은 머리가 급소가 아니라고!!"
목이 잘린채 피가 움찔움찔 계속 나오고 있는 오니의 몸뚱이의 배에 얼굴모양이 나타났다. 그리고 다른 오니들은 손바닥이나 등, 다리…각자 다양한곳에 새로운 얼굴들이 생겨났다!!
"이거 어떻게 처리해야해 타누!?"
"심장을 파버려야해!"
타누의 주둥이가 튀어나오며 날카로운 이빨들이 나타났고 곧 거대하고 매우 흉폭해보이는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한편 미도리는 상체와 하체를 양손에 잡힌채 잡아 늘여지고 있었다.
"끄…끄아아아악!!"
미도리의 입에서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나왔고 저대로는 미도리의 허리가 두동강나며 찢겨버릴것 같았다!
하지만 이대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간 미도리도 분명…….
다른 오니들도 점점 몸에 생긴 새로운 얼굴모양이 분명해지고 있다. 잠시 그동안 놈들의 행동이 굼뜰뿐이다. 지금 빨리 행동하지 못하면 우리는 모두다 죽임당하고 시체는 먹힌다.
나는 별수없이 카메라를 플래시 모드로 바꾸곤 미도리를 잡아늘이고 있는 오니의 몸을 향했다.
"미도리! 미안해!"
팟-!
약간 강도를 낮춘 카메라의 플래시를 터뜨렸고 미도리를 든 요괴는 미도리를 떨어뜨리며 고통스러워 했다.
그때쯤 타누는 다른 오니를 덮쳐누르며 심장이 있는 가슴정중앙의 약간 왼쪽을 발톱으로 사정없이 헤집기 시작했다.
"죽어!! 죽어! 더러운 오니새X야!!"
"미도리 괜찮아!?"
내가 플래시가 충전되는 가운데 미도리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감사합니다 구원……!"
퍼어억!
그 순간 고통스러워 하던 오니가 손으로 미도리를 쳐서 날려버렸고 미도리는 나무 높은곳에 부딪혀서 떨어지다가 거미줄에 떨어져서 걸렸다.
"미, 미도리!"
나는 멈칫하며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타누는 이미 한녀석을 끝장내고 다른 오니와 싸우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 굼뜬 오니들을 상대론 제법 싸우고 있었으나 놈들의 새로운 머리가 제대로 생겨나면 전세가 바뀔것이다.
나는 카메라의 모드를 소울타겟팅모드로 바꾸었다. 그리곤 앞에 미도리를 날렸던 오니를 화면에 담았다.
툭.
"……!?"
뭔가 내 뒤에 부딪쳤고 발뒤에는 쓰러져있는 미오가 있었다. 물러날곳도 이젠 없다!!
난 오니의 영혼을 타겟팅한다.
이제 셔터를……!
퍼어억-!
"크앗!?"
뭔가 날 쳤어!
나는 약간 옆으로 구르며 급히 상체를 일으켰고 나를 친 것을 보았다. 그곳엔 미도리가 머리를 꿰뚫지않고 자르기만했던 오니의 머리가 있었다.
놈이 이빨을 들어내며 말했다.
"커허 멍청한 인간이다. 우리 너희들 생각만큼 약하지 않다!!"
나는 새롭게 소울타겟팅을 하려했으나 내 카메라는 약 2m쯤 떨어진곳에 놓여있었다. 나도모르게 놓쳐버렸던 것이다!!
나는 허겁지겁 일어나며 타누를 보았다.
한녀석을 더 쓰러뜨린것 같았지만 이제는 거의 피하고만 있는 수준이었고…미도리는…….
거미줄에 걸려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미도리가 외쳤다.
"조심하세요!!"
"아……?"
내가 겁에 질린채 뒤를 돌아보았을때 커다란 오니의 머리가 내 몸통을 입으로 물었…….
"으아아아아아악!!"
가슴과 허리쪽으로 엄청난 압력이 느껴졌고 비록 두 팔은 물리지 않아 자유롭지만…커헉!
"으아아아아아악!!"
"구원자님!!"
싫어! 죽고싶지 않아! 살려줘!!
이런곳에서 이딴거에 물려 죽으려고 온건 아니란 말이야!!
몸이 더 이상 못버틴다는 느낌과 함께 내 시야가 옆으로 쳐지며 이미 찢겨져 썩고있는 요정들의 시체쪽을 향했다.
나도…저렇게 되려나?
[8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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