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F
Last Mission Figure
MISSION 1.
어설픈 만남.
나를 힐끗 쳐다보는 것이다. 난 바로 시선을 피하고 정면을 보고 있었지만, 살짝 옆으로 그 여군을 살폈다. 생각보다는 예쁜 여자였다.
-본문 中 -
Piece 3. 경호함선.
“으음…….”
아이드 미차킨 내가 그새 잠들었나보다. 그런데 어깨 쪽이 무거워서 봤더니…. 레안이 내 어깨에 기대고 자고 있었다. 순간 ‘히익!’ 하고 놀랐지만 그래도 자는 사람 깨우기는 좀 그렇다.
뭐, 그리 기분 나쁘지도 않고 그냥 있기로 했다.
참 성격도 대담한 애가 이렇게 조용하게 새근새근하며 자는 걸 보면 정말 어떻게 그 성격이 나오는지 궁금하다. 생긴 것도 나름 예쁜데 말이다……. 일단 빨리 일어나야 한다. 이 상황을 만약 버트가 본다면 나와 레안이 완전히 오해받게 생겼다. 그때 레안이 살짝 움찔하며 눈을 떴다.
“음…….”
하며 다시 눈을 감길래 안심했는데…….
“에엣?!”
하며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걸 보며 나는 ‘이제 다 끝났군.’ 하며 좌절했다.
“너 이게 무슨 짓이야?”
“뭐기는 뭐야. 네가 내 어깨에 기대고 자고 있던걸?”
“거짓말 하지 마! 내가 잘 때 네가 옮겼지?”
“옮기기는 얼어 죽을! 자고 일어나니까 이렇게 되어있었다고!”
“그럼 왜 바로 안 깨웠어?”
“자니까…….”
라고 말하곤 시선을 딴 곳으로 옮겼다.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래서 옆을 봤더니…. 잔뜩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레안이 말했다.
“자든 말든 그럴 때는 깨우라고!”
“알았어요. 알았어.”
일단 대충 대답하고 치웠다. 계속해서 얘기해봤다 득 될게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다. 그때 조종실 쪽에서 경고음 비슷한 것이 들렸다.
“무슨 소리지?”
“잠깐 그러고 보니까. 이제 LR에 도착할 때 다된 거 아냐?”
“맞아.”
그때 바로 생각난 건데, 우리는 지금 승인코드를 얻어야 할 때인 것이다! ‘생각이나 할 때가 아니다.’ 싶을 때 레안이 재빨리 조종실 쪽으로 뛰어갔다. 그러고는 당장 조종실 문을 열고 버트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야! 바보! 빨리 일어나!”
버트가 부스스하게 일어났다.
“왜 벌써 깨우…. 도,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때서야 경고음을 들었는지 버트가 놀라면서 말했다.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 조종사는 너 잖아?”
그때 내가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말했다.
“버트, 우리는 지금 제국우주센터에서 예정에도 없던 셔틀을 타고 가고 있어. 아마 LR측에서는 우리는 비정규 우주선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을 거야. 우리는 아마 함선 근처 까지 와서 레이더망에 포착…….”
“아니 그렇다면 경고음과 함께 메시지도…….”
내 말을 끊으면서 까지 급하게 말한 버트의 말을 싹둑 자르며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치익-』
그 순간 경고음과 함께 우리 모두는 조용해졌다. 그리고는 무슨 음성이 들렸다.
『여기는 경호함선 ‘나블’호다.』
“나블?”
나블이고 너블이건 간에 지금은 경호함선과 교신중이라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 만약 뭔가 이상하다거나 하면 바로 사로잡혀서 심문당하거나 매우 심하면 바로 격추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확인 소형셔틀은 응답하라.』
그때 버트가 바로 답했다.
“여기는 08번 소형셔틀입니다.”
『너희들은 비정규 우주선이다. 지금 즉시 우회하라.』
“저희는 LR함선에 갈 허가증이 있습니다.”
『즉시 소속을 밝혀라.』
“제국소속 버트 그민트슨 상병입니다.”
『허가증과 신분증을 전송하라.』
“알겠습니다.”
무전이 끝나자 레안이 조용히 말했다.
“아이드, 내가 너희들 꺼 준비하는 동안 논의 신분증 좀 가져와 줘.”
“자고 있는데?”
“목걸이라서 목에 걸려있거든, 그냥 살짝 빼와.”
“아니 내가 어떻게?”
“조용히 하고 빨리 가져오기나 해.”
나한테 시키다니 너무 하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뒤로 가서 자고 있는 논을 보며 ‘잘 때는 보통 빼고 자지 않나?’ 하며 목걸이와 신분증을 연결하는 고리를 조심스럽게 풀었다. 다행히 논은 깨어나지 않았다.
“여기 가져왔어.”
“혹시 이상한 짓은 안 했겠지?”
하고 물어보는 레안을 보며 말했다.
“네가 보내놓고 그러면 어쩌냐? 걱정 마세요. 아무 짓도 안 했으니까.”
버트는 잠시 후 이미 떠나버린 우주선의 탑승티켓과 타고 있는 우리들의 신분증을 복사해서 전송했다.
『자네들은 지금 올 시간이 아니지 않나?』
“저희가 있던 8번 제국우주센터에서 사건이 있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라.』
우리들은 약간 초조하게 기다렸다. 신분증과 탑승티켓을 보여주고 나니 저쪽의 말투가 많이 부드러워졌기는 해도 우리가 전에 있던 제국우주센터는 이미 날아가 버렸기 때문에 분명 우리들에게 물어볼 것이 엄청 많을 것이다.
『정말 제 8번 제국우주센터에서 왔습니까?』
확인 후라서 그런지 더욱 부드러워졌다.
“네.”
『그곳은 지금 폭발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LR에 들어갈 수 있나요?”
『신분은 확인됐지만 일단 경호함선 나블호로 와서 몇 가지 조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LR에 들어갈 권한이 없는 손님도 한명 있으니까요.』
“네, 그럼 그렇게 하지요.”
『승인코드는…….』
이정도면 다행일 것이다. 솔직히 우리가 온갖 오해를 받다가 우주 한복판에서 격추당하는 것 보다는 더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들도 그 사건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매우 많으므로 가서 몇 가지 말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 버트가 착륙허가를 받고 나블호로 향하는 중이다.
“이제 곧 도착하니까 뒤에서 짐 좀 챙겨주세요. 아이드! 내 것도 좀!”
“알았어.”
나와 레안이 뒤로 가서 짐을 챙길 때 논이 일어났다.
“무슨 일이죠?”
“이제 곧 도착이야. 너도 짐 챙겨.”
“네.”
논이 스으윽 하고 일어나선 자기 짐을 챙기려다가 우리에게 말했다.
“저는 짐이 없는데요?”
“아, 맞다!”
“그럼, 논 안내원양은 신분증 잘 챙기세요.”
라고 말하며 난 논의 신분증을 내밀었다. 그러니 논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 보길래 방금 전에 확인받는다고 잠시 가져갔다고 말했다. 논은 살짝 웃으며 그것을 다시 자신의 목걸이에 다시 걸었다. 그때 논이 밖을 보며 멈췄다.
“와아…….”
“왜요?”
“이봐, 짐 챙기던 분들 시간 있으면 밖에 좀 봐봐.”
버트가 직접 말까지 해줬다.
“뭘?”
이라고 대답하고 난 후, 창문을 보는 순간. 감탄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밖은 제국의 움직이는 제국우주사령부인 LR모선과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수많은 경호함선들과 전투선 등등. 엄청난 양의 제국의 우주함선들이 모여 있었다!
“멋지다…….”
내가 짧은 감탄사를 한 마디 하자. 레안이 우습다는 듯 말했다.
“너희들 혹시 LR처음 보니?”
“뭐야, 그 말투는?”
“뭐, 나도 이런 대부대가 집결한건 처음보지만…….”
라고 하면서 밖을 열심히 보는 그녀를 보며 순간 미소를 지었다. ‘레안도 생각보단 괜찮은 데?’ 라고 생각하며 계속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잠시 후 우리가 탄 소형셔틀은 경호함선 나블호 안쪽으로 날아 들어갔다. 창문 밖으로 나블호의 내부를 둘러봤다. 확실히 경호함선답게 많은 전투기들이 4열로 정렬되어 있고 제법 큰 전투선도 몇 정 있었다. 우리는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착륙했다.
“이제 내리자고.”
“그래, 이상한 파일럿 때문에 조마조마 했다니까~”
“뭐? 조종할 줄도 모르면서 그런 말 하지 마.”
티격태격 싸우는 버트와 레안을 따라 나와 논은 내렸다.
“논은 괜한 일에 휩싸여서 여기 온 거네요?”
“괜한 일은요…. 제가 일하던 곳에서 일어난 일이고 덕분에 안전하게 나왔잖아요.”
“그래도 많이 당황하셨을 텐데?”
“그랬긴 했죠…….”
“갑작스럽게 납치하듯 데려와서 미안해요. 그래도 그나마 가까웠던 안내원은 논 안내원님 밖에 없었거든요.”
“안내원으로써 안내한 거죠…….”
하며 살짝 웃어 보이는 논을 묵묵하게 지켜보던 레안이 말했다.
“대화 같은 건 그만하고 빨리 내리기나 하자고.”
출입구 해치가 열렸다. 레안은 버트를 앞세워서 내렸고 나도 논과 함께 내렸다. 조금 예상은 했었지만 역시 경무장한 해병대원 몇몇과 장교 한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버트가 다가가서 신분을 밝히고 탑승티켓과 우리들의 신원, 이렇게 된 사연들을 간단히 얘기하는 동안 나는 레안에게 물었다.
“레안, 그럼 안내원양은 어떻게 되는 거지?”
“몰라서 물어? 당연히 다시 돌아가야지.”
“음, 약간 섭섭한데?”
내가 조금 아쉬워하는 말을 하자 레안은 나를 살짝 보며 논이 못 듣게 조그마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솔직히 나는 저 안내원이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어.”
“왜?”
내가 당황해하며 물어보자. 레안은 한심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너란 녀석은 정말 단순하구나?”
하며 살짝 웃은 그녀는 다시 버트 쪽을 봤다.
“내가 단순하다니…….”
나도 별 대꾸는 안하고 버트 쪽을 지켜봤다. 버트는 아마 우리가 억울한 입장 이란 걸 밝히면서 우리가 늦게 온 것에 대해서는 언급 안하려 하고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 경무장한 해병대원들을 살짝 둘러봤는데 기관단총 2정에 나머지는 모두 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우리가 내릴 때를 제외하면 무기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있지도 않았다. 그래도 규정은 규정인지라 무기를 손에 잡은 채로 장교와 대화중인 버트와 뒤에 있는 우리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논은 뭔가 골똘히 생각중인 표정으로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었다. 확실히 안내원이 이런 함선에 들어올 일은 다시없을 것이니 여기저기 구경하고 싶을 것이다. 나야 앞으로 이곳보다 훨씬 큰 LR모선에 들어가서 생활할 거지만! 여러 생각을 하며 다시 레안을 봤다. 그녀가 시큰둥하게 나에게 말했다.
“내 생각이지만 저 안내원은 우리 주변을 떠날 생각이 없을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저 안내원은 LR모선까지 올 거야.”
“어떻게? 그냥 여기서 돌려보내 질 건데?”
“너 모르고 있었냐?”
“뭐 말이야?”
“지금 LR은 경계태세로 있다고. 그래서 이 우주해군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일반우주선은 하나도 없어. 들어 올 때도 이런 절차를 지나야 하지.”
“그럼, 논은?”
“낯선 사람들 하고 있는 것 보다는 LR에서 우리와 같이 있기를 희망할거야. 어차피 이곳에서는 논이 할 일도 없으니까.”
“여기에서 그런 변명으로 함선을 옮기는 게 가능해?”
“당연하지. LR은 군인의 인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하고 존중해주는 곳이라고. 물론 예외상황도 있지만 말이야.”
“하지만 논은 군인이 아니잖아?”
“그럼, 손님으로 대우 받으며 제한되기는 하지만 생활은 가능해. 만약 안 된다고 해도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우리를 따라 올 거야.”
“그런가?”
난 지금 레안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모르겠다. 그녀는 분명 논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경계할게 어디 있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보면 LR에 오게 된 군인도 아닌 논을 의심하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만난 지 아직 하루도 채 안 지나갔다. 그런데도 예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처럼 서로 대화가 된다는 것은 나로서는 다행이면서도 약간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점이기도 하다. 뭐, 어차피 이제 우리는 모두 LR에서 같이 생활할 거니까. 팀이나 소속 그리고 배치장소는 달라도 이제 버트, 레안 그리고 나는 자랑스러운 제국우주함대의 LR해병대원이 되는 것이다.
나는 아마 전투분야로 갈 것이고 버트는 폭발물이나 고급 장비를 다루는 곳으로 갈 것 이다. 내 예상이지만 그는 고급폭파장비를 다루는 곳으로 갈 것 같다. 둘의 차이는 잘 모르겠지만.
레안은 대체 뭔지는 몰라도 신분증으로 본 바 그녀도 나와 같은 전투병이다. 내가 일반 전투병인데 비하여 그녀는 더 높은 병과. 같은 전투병인데 뭐, 별 상관이 있을까?
드디어 대화가 끝났는지 버트가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어떻게 됐어?”
“다행히도 우리에 대한 의심은 다 풀렸어.”
“논은 어떻게 되는데?”
“그건 논이 원하는 데로라고 하더라.”
“원하는 데로?”
잠시 레안을 보니 ‘당연한 거 맞지?’ 라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난 논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안내원님이 원하시는 데로 하시면 된다고 합니다.”
“제가 원하는 데로요?”
“네, 저희와 같이 LR모선으로 가실지 여기에 남을 실지 결정하세요.”
“그럼 저는…….”
“잠깐만!”
갑작스럽게 레안이 대화에 끼어들며 말했다.
“논은 어디 갈 거야? 갈 때 잘 선택해야 돼.”
내 생각이지만 레안은 분명 논이 우리를 못 따라오게 할 작정으로 온 것 같다.
“저는 아무래도 낯선 분들보다는 여러분들과 같이 있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그거 잘됐…….”
“정말요? 다시 생각해 보는 게 더 좋은 거 같은데?”
“왜…. 요?”
잘됐다고 말하려는 내말을 바로 잘라버리고 레안이 말했다.
“왜냐하면 우리랑 같이 가도 함께 있기는 힘들 거야. 우리는 임무대로 움직일 거고 방도 다를 거라서 말이야.”
“그런가요…….”
“같이 가도 손님인 논은 우리랑 만나기 힘들걸? 손님실에 있을 거구.”
“…….”
“우리랑 가도 고생만 할 것 같아. 거기다가 LR모선에 가면 다시 지구로 돌아가기가 더 힘들어지거든.”
“그럼 우리랑 계속 있으면 되잖아? 우리가 시간 날 때 손님실에 찾아가 봐도 되고 말이야.”
나의 갑작스런 참견에 레안이 나를 쳐다보다가 아니, 째려보다가 다시 말했다.
“그래도 되기는 하지만 막상 가고 나면 힘들 것 같아.”
“제가 가서 방해만 된다면…. 안 가는 게 좋겠네요.”
“확실히 도움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레안씨 말씀은 맞지만 저는 모르는 사람들하고 같이 있는 게 무서워서요…….”
“무서워? 모두 잘해 줄 건데?”
“그래도 누구나 낯선 사람 밖에 있는 곳 보다는 아는 사람 있는 곳이 더 낫잖아.”
“그건 그렇지만…….”
레안이 나를 다시 살짝 보고는 논의 반응을 보았다.
“그러면요…….”
논이 말하려고 할 때 갑자기 장교가 우리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일단, 신분은 보장되지만 조사가 끝날 때 까지는 모두 같이 계시는 게 좋을 겁니다.”
“네?!”
레안이 황당하다는 듯 외쳤다.
“폭발사건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조사받을게 아직 많습니다. 그래도 일단 신분은 보장해드리는 거죠.”
확실히 장교에게서 존댓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곳 인 것 같다. 생각보단 대우를 잘해주니까.
“그렇다면 저희들은 여기에 계속 있어야하나요?”
“아닙니다. 모선에 갈 자격이 있으므로 지금 즉시 가셔도 됩니다.”
“그럼 사건에 대한 정보가 있는 우리들은 모여 있는 게 더 좋다는 거죠?”
“이해가 빠르시군요.”
“어차피 싫다고 해도 우리들을 모선으로 보낼 거죠?”
“물론입니다.”
생활 속의 귀찮음은 바로 이런 것이다. 바로 ‘골치 아픈 건 다른 곳으로 떠넘기기’라는 이 시대 최고의 사상이 아닐까?
“헤~에~ 그럼 빨리 빨리 LR로 보내주세요~”
“네, 가시는 방법은 어떻게 하실 거죠?”
“잠깐만요~”
그러고는 레안이 우리 모두를 불러놓고는 말했다.
“너희들 어떻게 모선으로 갈래?”
“어떻게 라니?”
나는 우리들은 못 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빨리 말했다.
“역시 모르는 구나?”
그러면서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나와 버트를 쳐다보는 것이다. 그때 내가 대답했다.
“뭐? 우주선으로 가는 거 하고 ‘텔레포트’ 말이야?”
“오~ 제법알고 있구나?”
“이 정도는 알고 있다구.”
“그래서 어떻게 가고 싶은데?”
나와 버트는 눈을 맞췄고 동시에 레안을 향해 외쳤다.
“당연히 텔레포트지!”
라고 둘이서 외치며 동시에 속으로도 외쳤다. ‘역시 똑같을 줄 알았어!’ 라고.
“논은 요?”
“저는 아무렇게나…….”
“그럼 우주선으로 가자.”
하고 휙 돌아서서 장교에게 가는 레안을 보며 나와 버트는 순간 당황했다.
“아니, 왜…….”
버트가 궁금하다는 듯 말했다.
“텔레포트는~ 위. 험. 하. 거. 든.”
그 말투를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결코 위험해서 텔레포트로 안 가는 게 아니다. 단지 우리들이 하고 싶은 것을 시켜주고 싶지 않아서 일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서 살랑살랑 걸어가는 레안의 뒷모습을 보며 버트에게 말했다.
“저거 일부러 안 한 거지?”
“아마 그런 거 같다…….”
버트는 불확실하게 말했지만 우리들의 표정은 분명히 말해줬다. 분명 버트도 속으로는 ‘인격파탄자…….’ 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는 또 짐을 들고 레안을 기다렸다. 잠시 후 레안이 이쪽으로 오며 말했다.
“저기 있는 사람 따라가면 돼.”
그래서 ‘저기’를 봤더니 파일럿복장의 한 군인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얼굴은 헬멧을 착용해서 안 보였지만 정말 열심히 흔들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신난 건지는 몰라도 나와 버트 그리고 논과 레안은 그 파일럿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가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전투기에 반 쯤 걸치고 앉아서 동료와 대화하는 파일럿부터 시작해서 상반신은 전투기 안에 들어가 있는 정비사까지 모두 웃으면서 대화하고 있거나 비장한 표정으로 모두 출격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일반적인 보병들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헌병 몇몇만 중요한 곳 옆에 2명씩 서있었고 우리 곁에 있었던 해병들도 모두 무기를 둘러매거나 다시 총집에 넣고 휴게실 쪽으로 천천히 걸어갈 뿐이었다. 그래도 궁금한 점이 파일럿들이 모두 자기 전투기 근처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언제나 출격이 가능하게 말이다.
‘뭐, 항상 대비 중 이겠지?’ 하고는 그냥 아무생각 없이 지나갔다. 그러고는 나는 내 허리춤에 있는 권총 ‘킨 -내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들 중에 하나로써 권총이름이다-’ 을 한번보고 계속 걸어갔다.
우리가 타고 왔던 곳을 다시 거슬러가서 거의 끝부분 까지 가니 우리가 탈 수송선이 있었다. 전략수송선은 아니고 그냥 일반적으로 물품이나 사람을 수송하는 정도의 평범한 수송선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빠르고 기관총포탑이 1개 달려있다는 거다. ‘포탑이 있는데 왜 전략수송선이 아니냐?’ 라고 하면 난 곤란해진다. 그냥 묻지마라. 진짜 전략 수송선의 무장상태를 보고 나서 그런 말이나 해라.
“도착하는 데에는 얼마나 걸리죠?”
“몇 분 안 걸립니다.”
“이륙은 언제 하죠?”
“여러분이 모두 탑승하시고 자리에 앉으시면요.”
버트가 몇 가지를 물어보는 동안 우리들은 수송선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일반 수송선이라 그런지 확실히 좌석이 편했다. 거기다가 안전벨트까지 착용했다. 파일럿이 조종석에 앉으며 말했다.
“모두 좌석에 앉으셨습니까?”
“네~”
“그럼, 출발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탄 수송선은 미끄러지듯 나블호에서 빠져나와 다시 우주로 나왔다. 우리는 또 대규모 우주함대를 보았다. 그때 궁금한 게 있어서 파일럿에게 물었다.
“저기, 이렇게 대규모 제국우주함대가 집결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아, 여러분들은 방금 오셔서 아직 모르시는 군요!”
“그렇죠.”
“저렇게 대규모 제국함대가 LR모선을 중심으로 집결한 이유는 바로 지금은 경계령이 선포되었기 때문입니다.”
“경계령?”
“무엇에 대한 경계령이죠?”
갑작스럽게 버트가 끼어들며 말했다.
“보안이 되어있어서 일반 수송파일럿인 제가 아는 건 별로 없지만, 우주에서 뭔가가 발견되었나 봅니다.”
“뭐가 발견 되었죠?”
“얼마 전에 발견된 미…….”
파일럿이 갑자기 말을 끊더니 다시 말했다.
“아, 얼마 전이 아니라 최근에 다른 생명체가 발견되었거든요.”
“그게 무슨 상관이죠? 생명체 발견은 예전부터 있었지 않나요?”
버트가 미심쩍어 하며 물었다.
“저는 잘 모르지만 우주에서 발견 됐답니다…….”
“우주에서요?”
“여기는 나블호소속 수송선 0번입니다. 착륙허가를 요청합니다.”
『여기는 LR모선, 알았다. 착륙을 허가한다. 착륙 할 곳은…….』
버트와 나는 바빠진 파일럿을 뒤로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 중이던 버트가 나에게 물었다.
“그럼 우주에서 생명체가 발견되었다는 건가?”
“그럴 순 없어! 우주에서 어떻게 과학의 보호 없이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거야?”
그리고 나와 버트는 레안을 쳐다보며 말했다.
“혹시 아는 거 있어?”
“있기는 있는데 자세히는 몰라.”
그러면서 딴청만 피는 것 이다.
“뭐, 그런 건 도착하면 헤퍼 중위님이 다 말해 주 실거야.”
“그건 그렇지~”
하며 나와 버트도 LR모선으로 점점 다가가는 것을 지켜봤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난 게 레안과 장교와의 매우 인격적인 대화였다.
“그러고 보면 말이야.”
“뭐?”
내가 레안을 보며 말했다.
“LR은 정말로 좋나봐? 장교가 존댓말까지 써주는 정도면 말이야. 기대이상인걸!”
그때 레안이 정말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건 내가 장교라서 그런 거야 바보야!”
“자, 장교?!”
“뭐?!”
나와 버트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레안을 쳐다봤다.
“바보 1, 2 같으니라고! 권리를 존중하는데도 정도가 있지. 장교가 사병한테 왜 존댓말을 쓰냐?”
“누가 바보 1이야?”
하며 내가 물어봤더니 순간 주위가 조용해졌다.
“아이드, 미안한데 재미없다.”
“그래?”
내가 ‘역시 재미없구나~’ 하며 말을 끝냈을 때 버트가 외쳤다.
“내가 1할래!”
“그럼 내가 2지?”
하며 둘이서 신나게(?) 놀고 있는 우리를 보며 레안은 할 말을 잃은 듯했다.
“바보들아! 그렇게 놀면 재밌냐?”
“그러고 보면 여기에 여자는 한 명밖에 없네?”
무심코 말했는데……. 잠시 후 레안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생각난 나는 천천히 내 안전벨트를 풀었다. 물론 몇 초 더 빠르게 그것을 푼 사람이 있었다. 움직이는 수송선 안에서 나는 뒤쪽으로 뛰어갔다. 바로 짐칸 문을 열고 짐 속으로 파고들려고 했는데…….
“어?!”
짐칸문은 잠겨있었다……. 몇 번 당겨보고 나서 뒤를 돌아봤는데…. 혹시 아는지 모르겠다. 화내면서 오는 것도 무섭지만 미묘한 웃음과 함께 손에 뭔가를 들고 다가오는 것도 생각보다 상당히 무섭다는 것을…….
'LMF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LMF(소설) - Mission2 - 머릿말과 차례 (0) | 2007.06.10 |
|---|---|
| LMF - Piece5. 여기도 오랜만인걸? (0) | 2007.06.09 |
| LMF - Piece4. LR모선 도착 (0) | 2007.06.08 |
| LMF - Piece2. 폭발 그리고 동행 (0) | 2007.06.06 |
| LMF - Piece1. 황당한 만남 (0) | 2007.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