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魂) - 몽환의 협곡 - 17
장르: 현대판타지, 퇴마
연령제한: 15세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5입니다. Ep1~4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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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이~"
"……."
"요~이!"
"……."
"어이!!"
"으에…!?"
깜짝 놀라 잠에서 일어난 츠이시 요이는, 학교 건물이 보이는 후문 근처의 언덕 중간쯤의 나무에 기댄채 고개를 위로 올려 켄지를 쳐다보았다.
"푸하하! 뭐야 바보같이~ 으에가 뭐냐 으에가."
"뭐, 뭐야 켄지. 네가 갑자기 왜……."
"이상한 꿈이라도 꾸고 있었나보네. 어서와 이제 점심시간 끝난다."
"점심시간…?"
잠시 멍하게 옆을 본 요이는 비어있는 도시락 통을 보았고 얼떨결에 그것을 주워챙기며 켄지를 따라나섰다.
"저, 저기 켄지 정말 괜찮아? 나 학교가도 되는거야?"
"너 정말…오늘 점심밥에 뭐 이상한거라도 넣었어?"
"아니…그 그런거 먹은 기억도 없는데."
"하하, 하긴 너 점심시간만 기다리더라. 얼마나 빨리 흡입했으면 기억도 안난데."
그러다가 후문에 다달아서 요이가 켄지에게 말했다.
"저, 저기 켄지."
"응?"
"나 정말로 학교가도 괜찮아?"
"…? 언제는 안갔어?"
"그, 그럼……."
요이는 양손에 주먹을 꼭 쥔채 가슴앞으로 끌어당기고는 켄지에게 힘차게 물었다.
"우, 우리는 어떤 사이야?"
"윽…정말 기억상실이라도 한거? 음~ 글쎄…이제 한 한달쯤 됐나?"
"하, 한달!?"
요이는 얼굴이 잔뜩 빨개진채 자신의 아랫배를 만지며 말했다.
"그, 그렇구나……."
"자, 잠깐 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괜찮아…켄지군이라면……."
"어이!? 사귄지 한달이라고! 이상한거 생각하지마!!"
"……."
요이는 잠시 멈추어서 자신의 팔을 꼬집었다.
아프다.
더 쎄게 꼬집어 보았다.
아프다.
"꾸, 꿈이 아니야……."
갑자기 요이는 눈물을 흘리며 털썩 주저앉았고 당황한 켄지가 그녀의 옆에 같이 앉으며 말했다.
"요이…? 무슨 일있어? 괜찮은거야? 설마…!? 거, 걱정마 그럴일은 없겠지만 진짜로 그, 그게 한달이면 내, 내가 너 채, 채채채…책임질테니까!!"
"으응…너무 행복해서 그래……."
그리곤 켄지의 목을 꼭 끌어안은채 말없이 있었고 켄지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주저앉은 요이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었다. 그리고 눈물맺힌 요이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대곤 조용히 말했다.
"나도 너랑 같이 있어서 행복해."
"……흐응~ 책임진다고 말할때 너무 목소리 떨리던데?"
"그거야 네가 짖꿎은 장난을 치니까 그렇지. 우리 아직 포옹까지만 했었는데 그런 일이 있을리가."
"그래…? 포옹까지 했다구…?"
자신도 모르게 심장박동이 최고조에 이른 요이가 발그레하게 말없이 켄지를 바라보고 있을때 그 분위기를 박살내듯이 후문쪽 창문으로 고개를 내민 은색 단발의 여학생이 말했다.
"그쯤에서 그만."
"어이, 이리! 언제부터 보고 있었냐."
켄지가 위를 쳐다보며 말하자, 이리 세이키가 요이를 날카롭게 노려보며 말했다.
"나마루군, 미안한데 어서 들어와 수업시작한다."
"쳇, 알았다고."
켄지가 궁시렁 거리며 요이를 내려두자 요이가 말했다.
"나 쟤 알아!"
"…그럼 같은 반인데 당연히 알지."
"그게아냐. 어떤 문서에서 사진이랑 봤었는데…."
"학생 기록부아냐? 요이 그런거 들춰보면 위험해."
"그랬나…헤헤 무슨 상관이야. 지금 켄지군은 내껀데."
"뭐야 그 표현…위험해."
요이는 켄지와 팔짱을 끼며 건물로 걸어들어갔고 웃으며 말했다.
"헤헤 교실 안내해줘~ 어딘지 몰라~"
"이거참…자기 교실도 모르고 어린애 다됐네. 아니 어린애들도 자기 반은 다 알잖아?"
"무슨 상관~ 빨리빨리."
"알았어. 애들 보는데서 애교 부리지마 부끄러우니까."
얼굴을 살짝 붉힌채 켄지는 요이를 데리고 갔고 요이는 싱글벙글한채 2-1반을 지나 켄지를 따라가다가 멀리 이상한 길이 보였다.
분명 학교 복도였으나 무너져내려서 길이 없어져있었고 켄지는 그곳으로 요이를 데려가고 있었다.
"자, 잠깐 켄지군. 저기 길이 없……."
"무슨 말이야. 멀쩡한 복도잖아. 여기로 안가면 수업에 늦는다고."
"진짜야 멈춰봐!!"
요이가 켄지를 잡아채며 강제로 그를 멈췄고 불과 몇m앞에 무너진 길을 가리키며 외쳤다.
"저기 끊어져있잖아! 위험해!!"
"뭐? 요이 너 정말 이상해. 저기 길 멀쩡하다고."
켄지가 길을 가리키자 무너져내려 없었던 길로 온갖 콘크리트와 철근조각들이 모여들어서 길이 만들어졌고 옆에 새로 교실도 새로 생겼다. 다만 요이와 켄지가 이때동안 지나온 길이 복사되어 붙여넣기 된것처럼 새로생긴 교실엔 2-1반이라고 적혀있었다.
"이 학교 원래 이래?"
"무슨 소리야 요이. 원래 멀쩡했다고."
"아 그런가…. 하긴, 누가 술식을 부린게 아닌 이상 없던 길이 새로 생길리가 없지."
방금까지 길이 없었다는 사실을 망각해버린 요이가 고개를 갸우뚱했고 켄지는 그런 요이를 데리고 교실로 향했다.
교실안에는 책상앞에 학생들이 앉아있었고 은색 단발의 이리 세이키가 요이를 쏘아보며 말했다.
"아슬아슬하게 오네 너희들."
"여자친구랑 같이 좀 늦을 수도 있지 왜그래~"
"그래도…나도 좀 신경써달라구…."
켄지가 씨익 웃으며 답하자 얼굴을 살짝 붉힌 세이키가 말하며 고개를 돌렸고 그런 세이키를 보면서 요이는 짧게 흥!하며 켄지와 팔짱을 낀채 함께 자리에 앉았다.
잠시후 동그란 안경에 후줄근한 양복을 입은 선생님이 들어왔고 요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에~ 정말 저분이 이 학교에서 수업하시긴 하는구나."
"뭘 새삼스럽게."
들어온 선생님은 책같은 것을 교탁에 탁탁 치며 정리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자, 오늘은 @*#&에 대해 배워보겠어요."
"……?"
요이가 뭔가 특정부위에서 발음이 꼬이듯 뭉개져버린 말에 이해를 못했다는 듯이 의문을 표하다가 옆자리의 켄지에게 조용히 물었다.
"켄지, 방금 선생님이 뭐라고 하신거야?"
"@*#&를 배운다고 하셨잖아."
"뭐, 뭐? 그거 어떻게 발음한거야?"
"@*#&몰라? @*#&."
"……뭐야 그거."
요이의 말이 끝나는 순간 켄지와 선생님을 포함한 학급의 모든 학생들이 고개를 돌려 요이를 바라보았다.
"……."
요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주변을 둘러보았고 눈을 동그랗게 뜬채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을 어찌할지 몰라할때 자신을 바라보던 모든 사람들의 고개가 양옆으로 꺾이며 부자연스러운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안돼!!"
켄지의 고개도 꺾이기 시작하자 요이는 강제로 켄지의 얼굴을 붙잡아 꺾이지 못하게 했고 잠시후 모두의 경련이 일제히 멈추었을때 선생님이 말했다.
"자, 오늘은 주무기의 선택과 숙련과정II에 대해 배워보겠어요."
"……."
요이는 할말을 잊고 있었고 학생들은 각자의 가방과 서랍에서 무기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단검, 권총, 기관단총, 철퇴, 장검, 낫, 산탄총, 표창, 전기톱, 부적, 클로등 요이가 빠르게 주변을 둘러본것만해도 살벌한 무기들이 꺼내지고 있었으며 켄지도 서랍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그리곤 당황한채 주변을 둘러보는 요이에게 켄지가 말했다.
"요이? 무기꺼내야지. 수업들어야할거 아냐."
"…아냐……이건 아니야…학교에서 이딴걸 배워!?"
요이가 의자를 뒤로 거칠게 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모두가 쳐다보는 가운데 선생님이 말했다.
"츠이시 요이. 보우건 빨리 꺼내도록."
"자, 잠깐…학교에서는 다른걸 가리키는거 아니에요? 그…뭐……역사라던가?"
"준비물 다음부턴 꼭 가지고 오도록 츠이시 학생. 오늘은 별수없이 옆자리 나마루군의 무기를 같이 숙달해보도록해라. 너도 어쩌면 카메라를 보조무기로 쓸수도 있는 것이니."
"미친거야……."
요이가 조용히 중얼거리며 자리에 앉았을때 선생님이 한 남학생을 가리키며 말했다.
"학생의 주무기를 분해결합하며 간략히설명해보도록."
"예! 제 무기는 미국제에 5.56mm구경 30발들이 탄창을 사용합니다! 가스 작동식에 탄속은 OOOm/s, 유효사거리 OOOm, 최대사거리 0000m입니다!"
"잘했어."
학생들이 박수를 치는 가운데 돌격소총을 결합 완료한 남학생이 우쭐해하며 자신의 총기를 치켜들었고 선생님이 말을 이었다.
"이렇게 각자 자기 무기에 대한 간략한 정보는 언제든 숙지해야하며 무기 관리 및 사용에 대해서도 해박해야합니다. 아직도 주무기를 못골라서 고민중인 학생들이 있을텐데 저번 시간의 간단한 복습을 해보자면 크게는 과거의 냉병기류와 근현대적 무기. 그리고 백병전&근거리무기와 원거리 무기로 나뉩니다. 아직 미래에 어떤 무기를 사용할지 주무기는 못골랐어도 각자가 어떤 유형을 쓸까 정도는 잘생각해보는게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좋습니다. 그러니까……."
"여긴 미쳤어……."
요이는 다시 자신의 팔을 꼬집어보았다.
아프다.
"어째서 꿈이 아닌거야…이딴건 꿈이어야해……깨어나자…깨어나자……."
"요이, 수업에 집중해야지. 나중에 시험 쳐야할거 아냐."
켄지의 조용한 말에 요이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울상으로 켄지를 바라보고 있었으나 요이의 시야에서 켄지의 옆, 교실의 구석진 곳에 누군가 벽을 등지고 다리를 꼬고 서있는 것이보였다.
뭔가 익숙한 실루엣.
요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교실의 구석에 한손에 스마트폰을 든채 팔짱을 끼고 다른 교복을 입고 있는 여학생을 보았다.
"말도 안돼…네가 어떻게……."
요이는 두려움에 빠진채, 하늘색 머리를 뒤로 리본으로 묶어 포니테일을 하고,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 리본을 한 여학생을 바라보았다.
그 여학생은 고개를 살짝 돌려 옆눈으로 요이를 보며 입모양을 냈다.
「나 보고 싶었어?」
그리고 눈웃음을 짓는 그녀를 보며 츠이시 요이는 무너지고 말았다.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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