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코너/단편소설

언데드 브레인 - 2 - 고어

레이븐울프 2009. 10. 16. 00:03

언데드 브레인-2

장르: 공상과학 고어

등급: 19세 이상 권장

글쓴이: 너구리햄스

 

 

 

 

 

 

 

 

  점검이 있은 후 다음날 스테반은 시체보관소의 시체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는 시체들의 왼쪽 팔에 새겨져있는 번호를 대조하면서 시체들이 각자 올바른 곳에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러던중 그의 센서가 멈춘곳이 있었으니 왼쪽 어깨밑 팔쪽에 'F-87'이 새겨진 시체가 있는 곳이었다. 이 연구소의 실험용 시체들은 용도에 따라 보관법이 다양한데 87번의 경우에는 저냉각 상태에서 몸이 부패하지않게 하는 특수공기튜브에 보관되어 있었다. 스테반은 튜브내의 조명을 키고 F-87번 시체를 자세히 센서로 보았다.

 

  F-87번 시체는 주황색 긴생머리에 앞머리가 살짝 눈을 가리고 있지만 지긋이 눈을 감고 편안하게 누워있었고 아름다운 얼굴과 함께 균형잡힌 몸매와 쇄골밑의 가슴… 그것은 완전한 알몸이었고 완전한 시체였다.

 

  스테반이 중앙제어실에서 연구소의 여러가지를 점검하다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사실 그는 뇌밖에 없지만 그 87번 시체를 처음 본 그 이후로는 그녀를 잊기가 힘들었다. 비록 시체지만 그 자신도 뇌덩어리일 뿐… 나름대로 특이하면서 스테반쪽에서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커플이었다.

 

  스테반은 이럴땐 정말로 인간의 몸이 그리웠다. 그가 몸을 가지고 연구원이나 박사로 지낼때는 여자같은 존재에게 신경쓸 시간도 없었다.

 

  이반박사님을 따라 바쁘게 연구를 하거나 국가의 인정을 받기위해서 밤낮으로 이론을 세우며 그는 여자라는 존재와 제대로 교제도 못한채 연구소와 하나가 되어버렸다.

 

  그의 뇌의 나이로 치자면 이미 나이가 상당히 많았지만 그는 아직 건강했고 정신도 맑았다. 그리고 몸을 잃은 후에 처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게된 여자가 F-87번 시체다. 그리고 이 상황이 나름대로 고민거리이기도 했다. 자신이 네크로필리아-시체애호증-라는 사실이 그 자신에게 여러가지 심리적 부담을 주고 있었다.

 

  잠든것 처럼 편안히 안치되어 있는 F-87번을 보며 스테반은 편안한 감정에 쌓였다가 87번이 있는 튜브의 조명을 끄고 센서를 다른 시체들로 옮겼다. 그리고 연구원들이 부탁한 실험에 가장 적합한 시체를 찾았고 급냉각 상태에서 보관중이던 M-52번 시체를 실험실쪽으로 보냈다.

 

  F-87번도  언젠가 실험용으로 쓰이곤 폐기처분 될거라는 사실이 스테반에겐 한가지 슬픔이었다. 뇌덩어리로 존재하면서 유일하게 느끼는 따뜻한 감정…. 그 감정을 위해서라면 스테반은 아무리 F-87번 시체가 실험에 최적합하다고 해도 안보내려고 마음먹기도 했지만 그것은 사적인 감정의 개입이므로 최적합 판단이 내려지면 F-87번도 언젠가 실험용으로 보내는 날이 올것이다.

 

  잠시후에 체이셔박사가 중앙제어실로 들어왔고 스테반 박사에게 말했다.

 

  "브레인01,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물어봐도 되요?"

  『뭘 물어보고 싶지?』

  "아니, 볼일이 있어서 시체보관소에 있었는데 유독 조명까지 켜지면서 브레인01의 센서가 살펴보는 시체가 하나 있길래요."

  『실험에 적합한지 살펴보려고 그런거야.』

  "어떤 실험인지는 모르겠지만 급냉각상태인 M-52번을 보냈으면서 저냉각 튜브내에 있는 F-87번을 그렇게 유심히 본다니… 혹시 기계 오류에요?"

  『난 내 뇌로 사고를 하지 기계오류같은건 아니야. 단지 점검중에 F-87번 시체에 문제점이 있나 살펴보고 실험의 적합성을 한번 따져봤을뿐이야. 왜 인간은 아무이유없이 하는 행동들이 있잖아? 난 뇌밖에 없지만 그래도 인간같이 사고한다.』

  "너무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신다~ 전 그냥 혹시 브레인01이 여자에게 관심이 생겼나 싶어서 물어본거 뿐이에요~"

  『…….』

 

  체이셔는 얄밉게 한번 웃더니 그제야 본론을 스테반에게 말했다.

 

  "조만간 극비리에 실험하나가 진행될건데 매우 중요한 실험이에요. 적합한 저냉각시체가 필요한데 나중에 데이터를 보내드리죠."

  『어떤 실험이지?』

  "간단하게 말하자면… 뇌연구에 있어서 혁명적인 실험이 될거에요. 그럼 전 이만~"

 

  그렇게 체이셔박사는 나갔고 스테반은 뭔가 이유없이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몇시간뒤, 뇌연구동 회의실]

 

 

  체이셔박사는 언데드브레인01에게서 가져온 이론을 바탕으로 엄선된 연구원들에게 몇일뒤에 있을 실험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고 연구원들은 모두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이미 완전하게 죽은 뇌를 되살려서 인간을 되살리거나 그 뇌를 다른 몸에 이식하는 실험이기에 연구원들이 보기에는 너무나도 놀라우면서도 두려운 실험이었다. 정말로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현재 전세계에 죽은채 냉각상태로 있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을 되살려서 세상에 한번 더 나타나게 할수있고 뇌가 온전한 이상 다른 몸으로 옮겨서라도 계속해서 살아갈수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뇌만 온전하다면 '영생'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체이셔 박사가 말했다.

 

  "우선 이 실험에 필요한 뇌는 살아있을적에 매우 모범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정신적으로 안정된 사람의 뇌를 써야합니다. 죽었다가 살아났을 당시에 실험체는 엄청난 혼란상태에 있을수도 있기때문에 심한 폭주 또는 연구원을 대상으로 폭력을 휘두를 수도 있으니 죽기전에 매우 모범적인 사회인을 되살려야 겠지요. 물론 이번 실험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를 토대로 계속해서 실험을 하고 언젠가는 모범인이 아닌 사람도 무사히 되살릴수 있을겁니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우리 연구소와 연구진은 역사에 이름이 남을겁니다."

 

  연구원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서로 토론하기 시작했다. 체이셔박사는 회의실에서 나와서는 자신의 손가락을 살짝 햟고는 자신의 가슴을 살짝 만졌다가 자신의 사무실쪽으로 걸었다.

 

  "아~ 마지막으로 남자 만난적이 언제지… 이 실험이 성공하면 세계과학연구진에 발표한다고 또 바쁠텐데… 언제 휴가 나가면 실컷 놀기라도 해야겠다. 연구도 좋지만… 이런 지하연구소에서 내 일생을 다 바칠순 없지… 으…… 연구에만 일생을 바친 과학자들은 인생을 진정으로는 못즐겼을거야."

 

  마침 복도에 설치되어있는 센서 근처에서한 그 혼잣말을 들은 스테반에게는 약간 충격이었을 지도 모른다. 연구한다고 인생을 못즐긴 그 과학자가 바로 자신이니까 말이다. 그는 연구를 하고 그 연구가 빛을 발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하지만 몸을 잃고 뇌만 남은채 오래동안 살다보니 동료들과 하던 즐거운 연구도 못하고 더욱이 여자라는 존재에 대한 추억도 없으니 비참할 따름이다.

 

  그래도 스테반은 계속해서 연구소를 관리하고 점검한다. 인류과학의 발전과 이 연구소를 위해서 말이다.

 

  토론을 끝낸 연구원들이 회의실에서 나왔고 한 연구원이 말했다.

 

  "근데 단순히 뇌만을 살린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정말로 살아날수 있을까?"

  "무슨 말이야?"

  "사람에겐 영혼이 있잖아. 뇌가 살아나면 저세상으로 간 영혼이 다시 몸으로 돌아오는거야?"

  "어이구… 이 친구야. 우린 과학자야. 그런쪽으론 신경쓸거 없어. 우린 정해진 이론대로 행하고 증명하면 되는거야. 그러고보면 이 실험이 성공하면 종교계에 타격이 크겠군."

  "근데 나는 이유없이 불안해."

  "뭐가?"

  "죽은 사람을 되살린다는거… 그런걸 해도 되는걸까?"

  "네가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가 죽었어, 근데 살릴 수 있다면?"

  "당연히 살려야지."

  "그거면 됐어. 물론 악용될 가능성도 없진않지만 우린 연구원일뿐이고 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내면 된다구."

  "그래… 우리가 살려낸 존재가 좀비같은건 아니었으면 한다."

  "좀비? 그딴거 나와봤자 이 연구소의 보안시스템을 절대로 못빠져나가. 언데드브레인01도 있잖아."

  "어쨌든…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 꺼림칙한 실험이야."

  "그럼 지금이라도 체이셔박사님께 말하고 넌 빠지던가."

  "싫어 난 역사에 내 이름 남기고 싶어."

 

  그들은 아직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 실험이 낳을 엄청난 결과를 말이다.

 

 

  [몇일후, 실험실]

 

 

  이 실험은 연구소내에서도 극비로 진행되는 상태라 직접적으로 실험에 참여하는 연구원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체이셔 박사는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사무실에서 모니터링하며 의자에 앉아있었고 브레인01에게 실험에 적합한 시체에 대한 정보를 전송했다.

 

  데이터를 받은 스테반은 적합한 시체를 찾기 시작했고 곧 한 시체앞에서 멈추었다.

 

  『싫어… 안된다구… 절대로.』

  기계음이 아무도 없는 중앙제어실에서 퍼졌지만 그의 센서는 시체보관소 F-87번 시체앞에 멈춰있었다. 스테반에게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될 그녀였다. 아직 이름도 못정하고 고민하고 있을 요즘이었는데… 받은 데이터에 의하면 F-87번이 최적합인 실험체였다.

 

  그녀는 모범적인 사회구성원이었고 착한 심성을 가진 여성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젊은 나이에 돌연 의문사 했지만 말이다.

 

  스테반은 고민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시체를 실험실에 보낼것인가 아니면 최적합은 아니지만 다른 시체를 찾아서 보낼것인가… 하지만 그는 체이셔박사에게서 '매우 중요한 실험'이라는 말을 들었기에… 그 실험을 성공시키는 것을 돕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사적인 감정을 버리기로 했다.

 

  그는 저냉각상태로 공기튜브안에 있던 F-87번을 마지막으로 센서로 지켜보았다. 아주 잠시동안 그녀를 보고는 끝내 실험실로 보냈다.

 

  실험실에선 실험용 특수슈트-전체적으로 흰색에 산소호흡기를 포함한 장비들이 등쪽과 가슴앞에 부착되어있고 앞부분은 특수유리로된 헬멧-를 입은 연구원 5명이 대기중이었다.

 

  여자2명과 남자3명으로 파란머리에 트윈테일한 연구원과 뿔테안경에 숏커트를 한 검은 머리의 여자 연구원과 갈색머리를 한 남자 연구원과 은발에 둥근안경을 쓴 연구원과 대머리인 남자 연구원이 있었다. 대머리 남자 연구원의 경우에는 사람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킬수있는 전기총을 가지고 있었다.

 

  F-87 시체가 실험실로 가는동안 체이셔는 사무실에서 중앙제어실의 브레인01에 대한 절대적인 마스터코드로 만일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실험의 진행과정은 브레인01도 센서로 파악이 가능하기에 자신의 이론이 멋대로 실험된다는 사실을 보고는 그 실험을 방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체이셔는 그 실험을 방해하지 못하게 브레인01에게 명령코드를 보내는 것이다. 브레인01을 해킹하는것은 불가능하더라도 그것에게 제한을 걸어둘수있는 마스터코드다.

 

  스테반은 이제 자신이 녹화해둔 장면으로 밖에 F-87번을 못보게 된게 아쉬웠지만 실험과정이라도 보려고 실험실쪽으로 자신의 센서를 집중시켰다. 하지만 그 순간 그에게 새로운 코드가 업데이트 되었고 그는 그 내용을 보았다.

 

  <극비 실험을 방해하는 행동은 하지말것, 방해하는 행동을 하는 자가 있을시 막을것.>

 

  스테반은 약간 의아했다. 도대체 무슨 실험이길래 이러는 것인가 싶었고 실험실에 편히 잠든 모습의 F-87이 도착했을때 남자 연구원들은 눈이 커졌다.

 

  갈색머리의 연구원이 말했다.

  "아… 아까운 여자일세. 이렇게 예쁜데 말이야."

 

  은발에 안경을쓴 연구원도 말했다.

  "후♪ 간만에 죽이는 여자를 실험해보는군."

 

  대머리 연구원은 아무말없이 서있었고 뿔테안경에 숏커트인 여자연구원은 천으로 알몸인 F-87을 덮으며 날카롭게 말했다.

 

  "우린 어차피 머리에만 볼일있으니 몸은 가리겠어, 좀 진지해 지라고 이 남자들아."

 

  그말에 갈색머리와 은발은 안타깝다는 듯이 실험도구를 챙기기 시작했고 대머리 연구원과 파란트윈테일 여자 연구원은 기계설비를 실험대로 옮겼다.

 

  기계설비와 실험도구를 센서로 보고있던 스테반은 순간적으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에 휩쌓였다. 그 설비들은 바로 이반박사님과 자신이 했던 실험에 쓰인 설비들의 발전된 미래형태였기 때문이고 연구원들이 모두 자신이 세웠던 실험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을 보며 분노라는 감정을 느꼈다.

 

  이반박사님과 자신의 연구데이터를 그들이 멋대로 사용하고 있다는것에 그는 그 실험을 중단시키고 싶었지만 마스터코드에 의해서 중단의 의사가 담긴 행동을 할수가 없었다.

 

  대신 체이셔박사의 사무실로 센서를 돌려서 그녀에게 기계음으로 소리쳤다.

 

  『체이셔 박사! 당신이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흥분하지마요, 브레인01."

  체이셔 박사는 얄밉게 손가락끝을 살짝 깨물면서 말했다.

 

  "이런 연구가 있었음 진작에 알려줬어야 인류에 도움이 될거잖아요."

  『이건 나와 내가 존경하던 박사님이 함께 만들어낸 피에 물든 연구데이터다. 그런걸 허락도 없이 멋대로 사용하다니! 그것도 F-87번에게 말이야!』

  "어머, 87번은 갑자기 왜요? 그건 실험에 쓰이기위해 여기 보관중이었고 최적합판정으로 실험에 쓰일뿐입니다. 흥분하지마세요. 브레인01 당신답지 않습니다."

 

  스테반은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고는 말했다.

 

  『이 연구는 아직 완전히 끝내지 못했어.』

  "저와 연구원들이 보기엔 완벽한 이론이었습니다. 뭐, 실패하면 좀 더 연구하고 다시하면 그만이죠 안그래요?"

  『지금하는 실험이 실패한다면…….』

  "F-87번 시체는 폐기처분하고 이론을 재정리하고 다른 시체로 다시 해보는 거죠."

  『폐기처분… 이라니…….』

  "유독 87번 시체에 관심이 있군요. 뇌밖에 없어도 남자는 남자인건가요?"

  『그래… 관심이 있긴했어. 하지만 이 실험이 실패한다면… 일어날 수 있는 일중에 최악이 경우가 있고 그렇다면 아마 폐기처분은 힘들걸.』

 

  체이셔는 한바탕 웃음을 보이다가 말했다.

 

  "이미 연구데이터에서 실패한 사례들도 봤습니다. 별거 아니던데요?"

  『두고보면 알겠지… 어쨌든 난 체이셔박사에게 실망했네.』

  "과학자라면 객관적으로 판단해주세요. 물론 멋대로 연구자료를 빼온건 죄송하지만 그걸 숨기고 있었던 브레인01도 잘난 입장은 아니실텐데요?"

 

  스테반은 대답하지도 않고 곧바로 연구소내의 보안시스템에 접속하려고 했지만 그것 또한 제한되어버렸다. 이 실험을 보안시스템으로 막으려는 의도가 아니라 만약의 사태로 부터 이 연구소와 직원을 지키려는 의도로 접속을 시도했는데도 말이다.

 

  스테반은 어쩔수없이 지켜볼수밖에 없었다. F-87의 실험과정을 말이다. 하지만 그는 체이셔박사에 대한 최소한의 복수를 하기위해 실험과정을 녹화와 편집, 정확한 합성중이었고 체이셔박사가 보고있는 화면에 곧 거짓 영상을 보낼 생각이었다. 실험이 끝났어도 누군가 체이셔에게 직접 말하지 않는이상 체이셔박사는 계속해서 화면을 보며 기다릴 것이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실험이 막바지에 이르렀을때 연구원들과 스테반은 긴장했다. 사무실에서 거짓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체이셔 박사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끝났습니다. 이제 기다리면 되요."

  검은 머리에 숏커트인 여자연구원이 말했고 모두다 F-87을 보았고 숏커트 연구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험복의 헬멧을 벗었다. 갈색머리 연구원이 은발 안경의 연구원에게 귓속말 했다.

 

  "이거 성공하면 나중에 시간날때 F-87 따먹어볼래?"

  "뭐?"

  "왜… 살아나면 있잖아, 아무도 없을때 한번 해보자."

  "어이, 그래도 시체였었고 실험성공물이라고 진지하게 생각해."

  "싫음 말고 나 혼자 따먹지뭐. 히히히…."

  "입조심해. 그리고 일단 이 실험이 성공해야 뭐든 되니까 조용히 지켜보라구."

 

  검은머리의 숏커트인 연구원이 그들의 귓속말을 미심쩍게 바라보고 있다가 다시 F-87을 보았다. 87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모두의 긴장이 점점 풀리기 시작했고 파란 트윈테일 연구원이 실험이 실패로 끝났고 종료하겠다고 선언하려고 할때쯤이었다.

 

  "허어억!"

  갑작스럽게 F-87이 숨을 내뱉고 눈을 뜨며 상체를 일으키려고 했지만 그녀의 몸은 실험대에 강하게 고정된 상태였다. 그녀를 지켜보던 모두는 깜짝놀랐다.

 

  뿔테에 숏커트인 여자 연구원은 F-87의 상체에 있던 구속을 풀어주었고 87의 상체를 일으켰다. 덕분에 몸을 가리던 천이 밑으로 흘러서 그녀의 가슴이 그대로 보였다. 87번은 몸을 떨고 있었고 긴 주황색의 생머리의 앞머리가 그녀의 얼굴을 약간 가리고 있었다. 그녀는 거칠게 숨을 쉬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갈색머리가 은발에 둥근안경을 쓴 연구원의 허리를 툭치며 혀를 날름했고 은발연구원이 씩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 같이먹자 이녀석아 킥킥."

 

  대머리 연구원과 파란트윈테일 연구원은 서로를 꼭 안은채 기쁨을 만끽했다.

 

  그리고 센서로 보고 있던 스테반도 상당히 놀란 상태였다. 그가 고친 이론은 성공적이었고 드디어 이반박사님의 한을 푼것이다. 그는 뇌밖에 안남았지만 흥분의 절정에 다달아있었다.

 

  숏커트의 여자 연구원은 덜덜 떨며 호흡하는 F-87을 불쌍하다는듯이 쳐다보았다.

 

  은발의 안경을 쓴 연구원이 건강상태체크를 위해 구급설비를 챙기려 잠시 실험실을 나갔다. 그리고 갈색머리 연구원은 F-87의 몸매를 구경하려고 가까이 왔고 아직도 실험슈트를 입고 있는 숏커트 연구원이 F-87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괜찮아요? 지금 기분이 어떠……."

 

  파바박! 파직-!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채 전에 그녀의 머리는 실험용 헬멧 안에서 터져버렸다. 안구를 포함한 살점이 슈트의 앞면 유리에 늘러붙었고 그녀의 몸은 뒤로 쓰러졌다.

 

  "뭐야!"

  막 87번에게 다가갔던 갈색머리는 흠칫하며 소리쳤고 곧 그는 팔이 꺾이고 허리가 뒤틀리고는 머리가 뒤로 완전히 접힌채 쓰러졌다.

 

  "꺄아아아악!!"

  파란트윈테일 연구원은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 주저앉았고 대머리 연구원은 당황한채 전기총을 꺼내려고 했다. F-87은 무표정한 얼굴로 비명을 지르는 파란트윈테일의 연구원을 쳐다봤고 갑자기 연구원의 혀가 입밖으로 뽑혀나왔다. 그리고는 양쪽 어깨와 허벅지가 뒤틀리며 팔다리가 찢어져 버렸다.

 

  대머리 연구원이 막 전기총을 꺼내서 발사하기 직전에 갑자기 그의 손이 자신의 얼굴쪽을 향해 굽혀졌고 그의 입안에 이상한 칩몇개가 박혔고 그의 몸이 전기충격으로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쓰러졌다.

 

  F-87번은 자신의 하체를 구속하고 있던것을 풀고는 실험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쓰러져서 부르르 떨고있는 대머리 연구원에게 다가갔고 그 옆에 앉은채 그의 몸을 조금씩 찢기 시작했다.

 

  그때 구급설비를 가지고 은발의 연구원과 2명의 연구원이 더 들어왔는데 그들은 피투성이에 살점이 여기저기 붙어있는 실험실을 보고는 그자리에서 경악을 했다. 그중에 한 연구원은 대머리 연구원 앞에 알몸으로 앉아있는 F-87에게 달려가서 그녀를 감싸안으며 말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긴 위험해요! 어서 여기서 나가…… 아아악?!"

   이 모든 일을 저지른게 F-87인지도 모르고 그녀를 보호하려 달려갔던 연구원은 양쪽 팔이 반대로 접혀진채로 실험대쪽으로 날아갔고 실험대에 머리를 강하게 박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87번은 무표정으로 가만히 앉아있었고 상황을 파악한 다른 연구원은 긴급 폐쇄 버튼을 눌렀지만 실험실의 문이 닫히기 전에 그는 쓰러진채 실험실쪽으로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콰지직-

 

  곧 긴급폐쇄 문은 그의 발목을 짓이겨서 끊어버렸고 연구원은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악!! 내 발! 발이…!!"

  "진정해!"

  은발에 안경을 쓴 연구원은 찢겨졌지만 폐쇄된 문에 아직도 그의 살점과 핏줄의 일부가 걸려있는 발목을 급히 지혈하기 시작했고 동료의 흰색 가운을 벗겨서 그의 발목에 묶기 시작했다.

 

  그들은 실험실과 밖의 복도의 중간인 그닥 넓지 않은 멸균실에 있는 상태였고 은발의 연구원이 동료를 안정시키려고 노력할때 였다.

 

  기기기긱-

 

  폐쇄된 실험실의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고 두 연구원의 눈에는 공포가 가득 찼다. 쓰러져 있던 연구원이 외쳤다.

 

  "다 열리기전에 네가 나가서 빨리 보안요원을 데리고와."

  "하지만 넌?!"

  "됐어. 살점이 아직 걸려있는데 찢고 나갈 여유까진 없을거야, 지금 이대로는 둘다죽어. 빨리 가!"

  "알았어. 꼭 돌아올게!"

  은발의 연구원은 홍채인식기에 눈을 가져다대고 통과되자마자 복도를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고 멸균실의 문은 다시 닫혔다. 안에 남은 연구원은 누운채로 가만히 동료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이미 폐쇄된 문이 점점 열리고 있는 상태였다.

 

  복도를 달리던 은발의 연구원은 벽에 있는 비상스위치를 눌렀다. 곧 연구소내에서 경고음이 울려퍼졌고 은발의 연구원이 보안센터에게 지금 일어난 일을 막 말하려고 수화버튼을 누르는 순간, 모든 경고음이 멈췄다.

 

  "뭐야?"

  연구원은 미친듯이 스위치를 눌렀지만 경고음은 울리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스위치를 누르며 절망에 빠져갔고 멸균실에 있던 연구원이 바닥에 멍하게 누워있을때 그의 앞에는 F-87이 서있었다.

 

  한편 중앙제어실에서는 스테반이 의도적으로 경고가 계속해서 울리는 것을 막았다. 그에게 있어선 아직도 실험은 '진행중'이었고 실험을 방해하려는 은발 연구원을 막은것이다. 스테반은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그에게 입력된 마스터코드는 실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움직일수밖에 없었다. 사실 입력된 코드는 해석하기 나름대로 어느정도는 변화될수있는 코드이기도 했지만. 이 실험은 스테반의 실험이기도 했기에 그에게 있어선 아직도 실험중인것이나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도 실험종료를 선언하지 않았다.

 

  피묻은 실험복을 입은채 스위치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은발연구원을 본 동료 2명이 달려와서 그에게 무슨일인지 물었고 은발 연구원이 대답했다.

 

  "멸균실에 당장 가야해. 실험체가 미쳐 날뛰고 있어! 안에 마크를 두고 나왔어."

  "그럼 너희 둘이 먼저가 내가 전기총을 가져갈게."

 

  은발의 연구원과 다른연구원은 실험실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다른 연구원은 케이지에서 전기총 2개를 양손에 들고 실험실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은발연구원과 그 동료가 멸균실앞에 도착했고 은발연구원이 홍채인식을 하려고 할때 멸균실쪽에서 문이 열렸다. 안에는 목이 찢겨나간채 홍채인식기에 붙어있는 동료 연구원의 머리와 F-87이 서있었다. 불과 1m도 안되는 거리에서 은발연구원과 동료는 87과 눈이 마주쳤고 은발 연구원이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그의 턱이 찢겨지곤 허리가 뒤틀려서 벽에 날아가 버렸다. 옆에 있던 동료 연구원은 놀라서 그 자리에 쓰러진채로 벌벌떨고 있었다. 87번이 막 그를 죽이려고 할때 멀리서 누군가 소리쳤다.

 

  "뭐야, 저 O년은?!"

  양손에 전기총을 든 연구원이 87번을 보며 소리쳤고 알몸으로 있는 그녀의 왼쪽 어깨밑 팔에 새겨져있는 F-87이란 숫자를 보고는 순간적으로 혼란에 휩쌓였다. 실험용 시체번호 F-87이란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가 혼란에 휩쌓였을때 87번은 자신 앞에 있던 연구원의 머리를 터뜨려버렸다.

 

  "야이 개OO야!"

  전기총을 든 연구원이 양손에 든 전기총을 발사했고 작은 전기칩들이 F-87을 향해 날아오다가 공중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반대로 연구원쪽으로 날아가서 그의 온몸에 박혔다.

 

  "끄으으으……."

  그의 눈이 뒤집히려고 할정도로 경련을 일으키고 있을때 87번은 그의 팔다리를 찢어버렸고 머리는 따로 떼어내서는 멀리 복도로 굴려버렸다.

 

  주황빛 머리에 완전한 알몸… 자신의 피가 아닌것을 몸에 묻힌채 F-87은 무표정으로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이 장면들을 본 스테반은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단지… 이대로 있으면 과거의 참사가 반복될것이라는 생각에 막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에게 입력된 마스터코드 때문에 어쩔수가 없었다. 그는 체이셔의 사무실로 센서를 옮겼고 그녀에게 말했다.

 

  『지금 당장 마스터코드를 해제하고 보안프로그램에 접근하게 해줘! 지금 완전 비상사태야. 내가 지금 현재 실험실 영상을 보여줄테니……치익-.』

  체이셔는 그의 말을 의도적으로 차단시키고는 말했다.

 

  "언데드브레인01… 계속 이러면 곤란해요. 실험은 진행중이라구요. 생각보다 오래하고 있긴하지만 제발 조용히 지켜봐요.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당신도 좋잖아요?"

  지금 상황을 파악못한채 그가 말도못하게 막은 체이셔를 보며 스테반은 어이가 없었다. 

 

  F-87번은 연구실 복도를 걷다가 만나는 모든 연구원들을 살해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경고도 받지못하고 평화롭게 복도를 걷던 연구원들은 원인도 모르는채 온몸이 찢기고 갈리고 머리가 터지며 죽어갔다. 87번을 본 사람들은 처음엔 피묻은채 알몸인 그녀를 도우러 갔다가 그녀의 팔에 새겨진 F-87을 보고는 당황하고는 죽임을 당한다.

 

  F-87은 여자 탈의실로 들어갔고 안에는 여자 연구원 2명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그중 한명은 87을 보자마자 비명을 질렀지만 다른 연구원은 비교적 침착하게 87번에게 물었다.

 

  "당신… 실험용 시체번호가 있어요. 혹시 죽은줄알고 새겨졌는데 사실 산채로 보관되고 있었나요?!"

  "글쎄……."

  F-87은 무표정으로 대답했고 곧 자신에게 물어본 여자의 팔다리 목과 허리를 모두 갈갈이 찢은채 그 여자의 보관함에 처넣고는 문을 닫았다. 오직 그녀의 찢겨진 상체만이 87번의 앞에 남아있었다. 그 장면을 본 동료 연구원은 비명도 못지르고 뒤로 실신해 버렸다.

 

  F-87번은 실신한 연구원 앞으로 가서는 그녀의 몸을 공중위로 들어올린채 머리를 천장에 강하게 박았고 그녀의 얼굴은 짓이겨진채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87번은 그녀의 팔다리를 찢어서 탈의실 주변으로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이 모든 행동은 87번이 손가락하나 대지않고 일어난 일들이고 탈의실 옆 샤워실에서 한 여자 연구원이 긴 샤워용 수건으로 몸을 두른채 나왔다가 바깥의 광경을 보곤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시끄러워……."

  87번은 비명지르는 연구원의 입에 찢겨져 바닥에 떨어져 있던 손목을 우겨넣었고 곧 그녀의 머리를 탈의실의 보관함에 계속해서 박았다. 손목이 거의 그녀의 목구멍까지 밀어져 들어갔고 연구원은 그대로 쇼크사 해버렸다.

 

  F-87번은 샤워실 안으로 들어갔고 안에는 샤워중이던 여자 연구원 2명이 무슨일인가 싶어서 샤워실 입구쪽을 보고 있던 참이었다. 피묻은 알몸인 F-87번이 들어오자 그녀들은 무슨일인지 물으려고 하다가 그녀의 팔에 새겨진 F-87을 보고는 순간적으로 굳어버렸고 87번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그녀들을 갈갈이 찢고는 머리는 터뜨려버렸다.

 

  배수관으로는 물과함께 진한 피가 함께 씻겨 내려가고 있었고 87번은 의미없이 물이 나오고 있는 샤워기 밑을 지나갔고 그녀의 몸에 묻어있던 피들이 씻겨 내려갔다. F-87은 피로 가득한 탈의실바닥을 맨발로 밟으며 탈의실에서 나왔다. 그러던중 마침 탈의실로 들어가려던 한 여자연구원과 마주쳤고 그녀는 알몸으로 나오는 F-87을 보며 말했다.

 

  "어머, 알몸으로 나왔다가 남자연구원이 보면 어쩌려구… 자, 일단 내 가운이라도 걸치고 안에 탈의실에서 제대로 입고 나와야지. 처음보는 얼굴인데 신입? 예쁘게 생겼는데… 머리 좀 깔끔하게 빗고 다니지."

  그녀는 87번의 팔에 새겨진 번호를 보지못했고 자신이 입고 있던 흰색 가운을 벗어서 그녀에게 걸쳐주곤 그녀를 데리고 탈의실로 들어갔고 비명을 질렀다. 그녀가 공포로 덜덜 떨고 있을때 F-87번이 무표정으로 말했다.

 

  "왜 전부 비명지르거나 소리치지……."

  "무슨 소리야?"

  그녀는 덜덜 떨며 87번을 봤고 F-87은 그런 그녀의 목을 뒤틀어찢어 죽여버렸다. 그녀의 몸은 피가 뿜어나오는채로 앞으로 쓰러졌다.

 

  탈의실과 샤워실 상황은 몰라도 밖의 복도의 상황은 센서로 보고있는 스테반은 아무런 대비도 못한채 하나하나 죽어나가는 연구원들을 보며 답답할 뿐이었다. 연구소의 각 구획의 방음처리가 너무 뛰어난 것도 문제중 하나였다.

 

 

  [연구소 보안센터]

 

 

  커피를 마시며 잡지를 읽던 보안요원은 비상등에 빨간불이 하나 켜져있는 것을 보고는 조회를 해보았다. 뇌연구동의 실험실 근처에서 아주 잠시동안 경고 스위치가 눌려진적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눌려진것도 아니고 금방 해제된것을 보고는 그는 대충 중얼거렸다.

 

  "조만간 고치라고 하던지 해야지… 이런 연구소에서 오작동이 있음 곤란해."

  하지만 그는 혹시나 싶어서 마이크를 들고 해당 스위치가 있는 곳을 향해 말했다.

 

  『혹시 비상스위치 누르신분은 무슨일인지 보고하세요. 보안센터에서 접수했습니다.』

  하지만 그 소리는 연구원들의 피로 물들고 시체들이 널부러진 복도에서 의미없이 울려퍼질 뿐이었다. 보안요원이 해당구역의 CCTV를 보려고 접속을 하려고 할때는 스테반이 그것을 막았다.

 

  "음… 뭐야?"

  그가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상관이 말했다.

 

  "무슨 일이야?"

  "아니… 뇌연구동에서 비상경고가 울린적이 있는데… CCTV접속도 안되고 아무런 응답도 없어서요."

  "으이구… 또 무슨 일이야."

  "글쎄요… 단순 기계 오류일겁니다. 엔지니어를 불러야겠어요."

  "그래도 일단 내려가보자고. 혹시알아 진짜 무슨일 일어났을지. 스파이나 뭐 그런놈들이 침투한걸지도 몰라."

  "어유… 그럼 브레인01한테 바로 잡힐건데요?"

  "언데드브레인01도 인간이랑 비슷하게 사고한다는데 엉뚱한짓 하고 있을수도 있겠지뭐. 8명 정도만 준비해 내가 직접 내려갈테니까."

  "무장정도는요?"

 

  잠시 생각하던 상관이 말했다.

 

  "유전자연구동이면 무슨 돌연변이가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뇌연구 하는데서 무슨 큰일 있긴 하겠어. 브레인01도 있는데 간단하게 권총만 지급하고 나까지 포함해서 9명이 뇌연구동으로 내려가 보도록 하지. 괜히 큰 무기 들고가면 연구원들 놀랜다."

  "네, 알겠습니다. 보안요원 8명 대기시켜 놓을게요."

 

 

  [뇌연구동, 남자 탈의실 앞]

 

 

  F-87은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고 안에는 뿔테안경을 쓴 연구원이 한명이 셔츠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는 뒤집어 쓰고 있던중에 말했다.

 

  "어이, 이제 왔어? 다른 애들 안에서 씻고 있어. 나도 좀 있다 씻을건데… 으……안경이 셔츠에 이상하게 걸렸네."

  "고마워."

  "응? 뭐가?…… 잠깐……."

  F-87은 무표정하게 대답했고 알몸에 흰색 실험용 가운만 걸친채 남자 샤워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셔츠를 다벗은 연구원은 머리를 갸우뚱하며 혼잣말했다.

 

  "음… 뭔가 목소리가 여자같던데……."

 

  샤워실에 들어간 87번이 샤워실안의 샤워기 옆을 돌다가 어떤 연구원과 부딪쳤는데 그 연구원은 흰가운만 걸치고 아무것도 안입은 여자의 출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씻고 있던 다른 3명의 연구원들도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흰가운에 주목했고-아랫쪽은 완전 노출상태다- 모두들 그녀를 주목했다.

 

  F-87은 무표정하게 그들을 쳐다볼 뿐이었다.

 

  잠시후에 옷을 다벗고 샤워실에 들어가는 남자연구원은 한손에 뿔테안경을 든채로 샤워실 문을 열었고 샤워기 앞을 향해 걷다가 문득 배수구 근처에 고여있는 빨간 액체가 뭔가 싶었고 샤워기 옆을 도는 순간… 안경을 벗은 상태의 흐릿한 눈으로도 확실하게 알수있었다.

 

  팔다리가 굴러다니고 찢긴 머리가 배수구에 처박힌채로 피와 물이 못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김서림 방지 코팅이된 뿔테안경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썼고 눈앞에는 흰가운을 입은채 서있는 여자가 하나 있었다. 그는 두려움에 덜덜 떨면서도 그녀에게 물었다.

 

  "무… 무슨일이 일어난거죠? 그리고 여긴 남자 샤워실인데……."

  F-87은 무표정하게 그에게 걸어갔고 그에게 조용히 말했다.

 

  "난 신경쓰지말고 씻어."

  "무… 무슨……."

  F-87은 덜덜 떨고있는 그를 지나쳐서 샤워실 입구쪽을 향해 걸었고 87번이 샤워실의 문을 닫는순간 샤워실안에있던 연구원의 머리도 동시에 터져버렸다. 그리고 그의 몸은 아직도 물이 나오는 샤워기 앞에 쓰러져서 씻겨지고 있었다.

 

  그때쯤 뇌연구동의 입구쪽 강화문에 보안요원 9명이 경무장을 한채로 도착했다. 리더가 보안카드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내부에서 접근이 거부되었다.

 

  "음? 뭐야."

  그가 다시 카드를 들이댈려고 할때 홍체인식기와 지문인식기와 비밀번호패드와 음성인식기와 DNA확인침이 모두 동시에 튀어나왔다. 팀리더는 잠시 당황한채로 CCTV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언데드브레인01, 장난치지말고 빨리 강화문 열어. 우린 간단한 볼일만 보고 갈거야. 우린거 뻔히 알면서 이런 보안절차를 왜 건너야하지?"

  브레인01은 실험을 방해할 요소가 있는 그들을 막을수밖에 없었고 잠시후 대답했다.

 

  『체이셔 박사의 지시로 인해, 엄격한 보안절차를 지나야합니다. 그리고 정식으로 접근할수있는 허가코드를 받아오십시오. 지금 뇌연구동에서는 중요한 실험이 진행중이므로 그 누구도 허가코드없이는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아… 진짜 귀찮구만."

  리더는 부하들에게 대기명령을 내린채 연구소 중앙홀로 가며 중얼거렸다.

 

  "지가 연구소 중앙제어실이면서 뭐하러 허가코드 받아오라고 하고 난리야… 뇌밖에 없는게 진짜 사람 귀찮게 하는구만."

 

  그가 그렇게 걷고 있을때 F-87은 뇌연구동의 휴게실인 동시에 메인통로인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피와 물이 약간 물들어 있는 흰색 실험용 가운을 걸친채 걷고 있었다. 그리고 휴게실로 가던 도중에 만나는 연구원들도 모두 그녀에게 살해당했다.

 

  뇌연구동에는 어떤 경고도 울리지 않았고 잠시 울린 경고는 모두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런 그들은 무방비 상태로 지나가다가 F-87번과 마주치고 살해당하는 것이다.

 

  거대한 지하연구소의 메인홀을 중심으로 여러 연구동이 있고 그중 뇌연구동의 복도는 피와 살점으로 덮여가고 있었고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오직 UndeadBrain-01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한편 사무실의 체이셔 박사는 점점 질려가고 있었다. 아무리 실험을 보고봐도 진전이 안보였다. 실험이 끝날 예정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이 지경인가 싶어서 그녀는 멍하게 책상에 엎드린채 팬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 심심해."

 

  그녀의 혼잣말이 끝날때쯤 연구소의 휴게실이자 메인통로의 자동문이 열리고 그곳으로 F-87번이 걸어들어갔다. 안에는 테이블 위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연구원 커플을 비롯해서 연구일지를 보며 바쁘게 음식을 먹는 연구원과 카운터의 직원과 의미없이 잡담을 나누며 낄낄거리는 연구원도 있었다. 그러던 중 몇명이 F-87번을 보았고 그들은 손에 들고있던 수저 또는 연구일지… 심지어 커피잔도 떨어뜨렸다.

 

  잠시의 침묵이 흘렀고 87번에게 가장 가까이 있던 한 여자 연구원이 그녀의 몸을 얼른 가리면서 말했다.

 

  "뭐, 뭘 보는거에요! 신입인거 같은데… 무슨 사연이 있나보죠! 이쪽 보지마요!"

  빨간 긴생머리의 그녀는 87번을 감싸 안아서 가려주며 그녀에게 말했다.

 

  "무슨일인지는 몰라도… 일단 여기서 나가자. 알았지? 혹시 어떤 남자 연구원이 덮치기라도 한거야?"

  "……."

  F-87은 멍하게 그녀를 보았고 다른 사람들은 87번을 주목하고 있었다. 곧 빨간 긴생머리 여자의 목이 찢겨져서 공중으로 떠오른 순간 휴게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드디어 허가코드를 받아온 보안요원 리더가 온갖 통과절차를 다 했을때에야 스테반은 어쩔수없이 뇌연구동의 출입구인 특수강화문을 열었고 그 안으로는 9명의 보안요원들이 걸어들어갔다.

 

  그들은 반투명유리로 된 강화문을 하나 더 열고는 안으로 들어갔고 모퉁이를 돌아 휴게실과 메인통로를 보는 순간 모두다 굳어버렸다.

 

  쏟아져 있는 커피와 음료,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음식들과 팔다리와 살점, 내장, 머리. 그리고 휴게실 바닥에 넘쳐 흐르는 피들과 카운터에 꽂혀있는 다리한쪽. 보안요원들은 멍하게 서있다가 3초가 지나는 순간 모두다 재빨리 권총을 빼들고는 앞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안 보안요원 리더는 팀원 한명에게 말했다.

 

  "터너. 넌 당장 보안센터에 연락해서 중무장 지원팀과 의료팀 보내라고해."

  "예, 알겠습니다."

  터너가 통신기를 들었을때 통신기에서 엄청난 잡음이 들렸고 작동이 중지되었다. 그는 리더에게 직접 보안센터로 가겠다고 말하고 출입구쪽으로 달리기 시작했지만 스테반은 통신기를 무력화 시킨뒤 출입구도 다시 봉쇄한 상태였다. 스테반은 이제 거의 포기한 지경에 이르렀고 마스터코드에 대한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보안요원들이 시체더미들이 겹쳐있는 곳을 지날때 시체더미 사이에는 F-87이 엎드려 있었다. 그리고 앞서 걷던 4명의 보안요원들이 동시에 머리가 터지며 즉사했다.

 

  "무, 무슨일이야?!"

  남은 리더와 3명의 보안요원들은 당황해서 권총을 겨누었지만 무슨일이 일어난지 알수가 없었다. 다른 보안요원 한명의 양팔이 뒤틀리며 뜯겨나갔고 그는 비명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그것을 지켜보던 다른 보안요원은 양쪽 허벅지가 뒤틀리며 찢겨나가며 그 자리에 엎어졌다. 리더는 메인통로의 안쪽으로 무작정 도망치기 시작했고 다른 보안요원은 의미없이 권총을 쏘기 시작했다.

 

  탕! 탕! 탕! 탕!

 

  "아아아악! 뭐야! 뭐야! 뭐… 꿀럭……."

  소리치던 그의 목이 뒤틀리며 그의 목이 뜯겨 나갔고 눈알이 빠져나왔다. 그제서야 F-87은 시체더미에서 일어났고 그녀는 이제 피에 물든 붉은 가운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무표정하게 리더가 도망친 메인통로의 안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한편 터너는 출입구가 다시 봉쇄된 사실에 당황하고 있다가 갑자기 들린 총소리에 휴게실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자신들의 동료들이 죽어있는 것을 본 그는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지만 침착하게 생각하며 동료중에 도구를 운송중이던 녀석의 가방을 열어 안에서 생체 탐지용 고글을 꺼내서 착용했다. 그 고글을 쓰고 주변을 살피던 그는 카운터 뒷쪽 구석에서 생명반응이 있는것을 보고는 그쪽으로 권총을 겨눈채 다가갔는데 그곳에는 다리 한쪽이 완전히 꺾이고 손가락의 뼈들이 살밖으로 튀어나온채 신음하는 연구원이 하나 있었다. 터너는 당장 그에게 달려갔다.

 

  "괜찮습니까?!"

  "으… 으… 살려주세요……."

  "무슨일이 있었나요?!"

  "몰라요… 전 그냥 음악들으면서 연구일지를 읽는데 열중하고 있을뿐인데 갑자기 비명소리가… 쿨럭! 들리고… 사람들이 도망치고 죽어나가고… 제가 본건 그 난리통에도 너무나도 무표정으로 걷고있던 주황색머리의 연구원이었어요."

  "주황색 머리의 연구원요?"

  "네… 주황색 긴생머리에 연구원용 가운을 걸치고 있던데 사람이 막 죽어나가는 상황에서도 너무나도 무표정으로 걸어다니고 있었어요. 그리고 가운말고는 아무것도 안입고 있었어요."

  "네?"

  "알몸이라구요. 알몸! 그 연구원짓인거 같은데…… 솔직히…… 쿨럭! 인간이 할수있는게 아니에요. 갑자기 아무 이유없이 사람이 찢겨나가고 장난감같이 꺾이고 죽었다구요!"

  "음… 어쨌든 출입구는 봉쇄됐으니 저희는 중앙제어실의 브레인01을 찾아가서 보호받을수 밖에 없을거 같네요."

  "그러고보니 어째서 브레인01의 보안시스템이……."

  "현재 상황으론 모릅니다. 체이셔박사의 중요한 실험이라고 브레인01이 말하긴 하던데…."

  터너는 그 연구원을 부축하고 메인통로의 안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편 도망치고 있던 리더는 브레인01을 부르며 소리쳤다.

 

  "야이 씹OOO 뇌덩어리야! 보안프로그램은 어디다 O먹고 이런 일을 지켜보기만 하는거야!"

 

  스테반은 조용히 대답했다.

 

  『지금 내가 알려줄수 있는것은 당신이 그대로 달리다보면 '그녀'와 만난다는 것 뿐입니다.』

  "그녀? 그게 무슨 년인데?!"

  그러던 중 그는 멀리 전등이 반쯤 들어와서 약간 어두운 복도에 서있는 한 여자연구원을 발견했다. 리더가 말했다.

 

  "저 여자가 뭐 어쨌다고? 내가 보기엔 도움이 필요해보이는데."

  『살고 싶으면 도망치던가 손에 든 권총을 쓰세요.』

  고민하던 보안요원 리더는 자신이 체이셔박사의 사무실 근처에 있다는것을 깨닫고는 사무실쪽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스테반은 그가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때쯤 체이셔박사는 모니터링되는 영상을 보기 지쳐있었고 멍하게 보던 도중 뭔가 어색한 것을 발견했다. 뭔가 연구원들의 행동이 이상해 보였고 계속해서 뭔가 반복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교하면서도 뭔가 어색한 느낌이 계속 들었고 무엇보다 실험용 시체인 F-87에게 몇번이나 계속해서 설비를 사용한다는점에서 그녀는 그제야 의자를 박차며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브레인01!! 날 가지고 장난치고 있었다니!!"

  체이셔는 화가 나서 자신의 사무실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는데…….

 

  "……."

  바닥에 찢긴채 놓여져있는 머리와 눈이 마주쳤다.

 

  "꺄아아아악!!"

  그녀는 비명을 질렀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방에 연구원들의 시체와 팔다리가 널려있었고 온통 피바다였다. 그녀는 벌벌 떨면서 브레인01을 찾기 시작했다.

 

  "브레인01?"

  『왜 날 부르지.』

  "도대체 이게 무슨일이지……."

  『실험용 시체 였던 F-87이 실험대에서 일어났고 내가 우려했던 그 실험 실패 사례중에 하나야. 간단한 사례지? 이론 재정리하고 그냥 다른 시체가지고 다시 실험해. F-87은 폐기처분하고 말이야.』

  그말을 들은 체이셔는 울상이 되며 말했다.

 

  "내가 다 잘못했어… 제발… 이 상황 좀……."

  "어이 거기!"

  그때 보안요원 리더가 나타났고 체이셔 박사는 움찔했다. 리더가 말했다.

 

  "난 보안요원 리더 제이크요. 근데 지금 뇌연구동에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설명 좀 해줘야 겠어."

  "나도… 잘 몰라요……."

  "뭐?! 당신이 모름 누가 알아!!"

  제이크가 소리칠때쯤 터너는 다친 연구원을 부축한채 움직이고 있었다.

 

  센서로 그들을 보고 있던 스테반은 갑자기 옛날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의 실험실에서 다친 이반박사를 부축한채 연구소를 탈출하려고 권총하나 들고 걸었던 그 기억이 말이다. 하지만 그가 그들을 도울 방법은 없었다.

 

  터너가 연구원을 부축하고 가던 도중에 멀리 다른 여자연구원을 발견했고 터너가 말했다.

 

  "저기요! 여긴 위험합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터너의 말을 들은 주황색 긴생머리의 여자는 무표정하게 그들을 바라보았고 터너는 순간적으로 그녀가 가운하나만 걸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부축하고 있던 연구원이 몸서리 치는것을 느꼈다.

 

  "도, 도망쳐요. 저 여자란 말이에요!"

  "네? 저 여자가……."

  그 순간 터너의 양쪽 발목이 꺾이며 연구원과 터너는 함께 쓰러졌고 F-87쪽으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끄윽!"

  끌려가던 도중에 터너는 권총을 치켜들었지만 그의 손가락이 모두 찢겨나가버렸고 87번앞까지 끌려온 그들은 F-87번 앞에서 갈갈이 찢겨서 죽어버렸다.

 

  그리고 F-87은 계속해서 연구소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3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