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코너/단편소설

사이렌 페이퍼 - 1 - 순정 - 단편소설

레이븐울프 2009. 12. 25. 16:49

사이렌 페이퍼 - 1

장르: 순정

등급: 알수없음

글쓴이: 너구리햄스

 

 

 

 

 

 

 

 

  "주문했던것과 다른 재질의 종이에요! 환불을 해주시거나 당장 교환해주세요!"

  "아니 어째서 이름있는 기업에서 이런 불량품을 내놓았을까요? 당장 교환해주세요. 소비자로서 기분이 매우 안좋네요."

  어떤 백화점의 소비자센터의 안내원에게 불만을 말하고 있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있었고 잠시 후에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내 이름은 '요시다 카즈'고 그림그리는게 취미이자 특기인 고등학교 3학년이다. 수험도 끝난 직후 신나게 논 이후로 이제 다시 그림을 제대로 그려보려고 종이를 주문했더니 엉뚱한 재질의 종이가 와서 지금 소비자센터에서 불만을 말하는 중이다.

 

  "이 이어폰 한번 써보세요. 정말 지직거리면서 들린다구요."

  그리고 내옆에서 이어폰을 하나들고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검은색 긴생머리의 여학생은 같은 학교의 '스이로 츠이'다. 동급생이고 아직까지 대화도 제대로 해본적없다. 몇번 보긴했지만 교류란 전혀없는 남남인 사이다. 내가 그녀에 대해 아는거라곤 음악에 심취한 녀석이라는것. 볼때마다 음악을 듣고 있는 녀석이다. 무서울정도로 음악에 집착하는게 내가 보기엔 좀 안좋지만 말이다.

 

  [잠시 후]

 

  난감해 하는 안내원에게 각자의 불만을 다 말한 우리는 서로 갈라졌다. 애초에 우연히 안내데스크에서 만났을뿐… 난 스이로 츠이와 개인적인 관계가 전혀없다.

 

  난 교복의 왼쪽가슴쪽 주머니에 꽂혀있는 샤프를 확인해본후에 자전거 주차장쪽을 향해서 걸었다. 가끔씩 샤프가 사라질때가 있어서 자주 확인해주어야한다. 필통에도 있긴하지만 '그리고 싶은 장면, 물체'를 보면 즉석에서 재빨리 그리는 성격이라서 항상 종이와 샤프를 몸에 소지하고 다닌다.

 

  그정도로 난 그림에 열정이 있고 진로도 미대쪽으로 생각중이다. 그림으로 이 세상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할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아름다운 것이다.

 

  "좋아!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이렇게 두근거리다니. 피가 끓는 느낌인걸?"

  나도 모르게 자전거 주차장쪽으로 달리고 있는 나였고 순간적으로 모퉁이에서 튀어나오는 여학생을 보고는 충돌직전이라고 생각한 나는 순간적으로 그녀를 안고는 동시에 그녀가 가고 있던 방향쪽으로 몸을 돌리며 그녀를 밀었다.

 

  언젠가 체육시간에 배운건데 남과 충돌할것같은 순간엔 부딪치거나 급히 피하지말고 안으라고 했었다. 하지만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안을 순 없으므로 안으채로 그녀를 빨리 내민것이다. 굳이 표현해보자면 옆사람이 던져주는 상자를 받아서 다시 옆사람에게 재빨리 부드럽게 넘겨주는 그런 방식이다.

 

  "꺄아앗?!"

 

  근데 이제보니 저 여학생…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그녀도 당황했는지 그녀는 한참이나 허둥거리다가 겨우 멈추더니 내쪽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안전헬멧을 쓰고 고글도 착용하고 있었고 우리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고 허리춤에는 MP3를 꽂아둘수있는 허리띠가 있었고 귀에는 이어폰을 꽂은채였다. 생각할 필요도 없는 '스이로 츠이'였다.

 

  나는 그녀를 무시하고 자전거 주차장쪽으로 걷기 시작했는데 멀리서 그녀가 외쳤다.

 

  "야! 사람을 밀쳐놓고 그냥 가는거야?"

 

  그리곤 무서운 속도로 나에게 접근했고 나는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갑자기 모퉁이에서 나온건 너잖아! 위험하다구. 그리고 그때 부딪치는거 보단 밀치는게 나았어."

  "아, 그래? 내가보기엔 너가 갑자기 튀어나온거야."

 

  그리곤 자신의 허리에 손을 얹는 스이로 츠이였다. 가까이서 보니 그녀의 가슴과 허리가 돋보인다. 근데 그녀의 긴생머리에서 살짝 옆으로 튀어나온것이 있다.

 

  "음? 너 머리카락 옆으로 튀어나왔어."

  "읏!"

  순간 움찔하며 자신의 오른쪽 머리를 손으로 손질하는 그녀였지만 누르고 눌러도 옆으로 튀어나온 머리는 계속 옆으로 튀어나온다. 탄력이 장난아닌 머리카락이다.

 

  "이, 이건 미용실에서 잘못해서 그런거야!"

  "응… 머리손질은 여학생의 기본아냐?"

  "시끄러워!"

  그리곤 MP3의 소리를 높이는 그녀였다. 음악소리가 나에게도 살짝 들릴정도로 크게 틀었다. 내말따위 듣기 싫다는 의사인지는 모르겠지만 남과 대화할때는 이어폰정도는 빼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 미안했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들려~"

  "신경질쟁이에 음악만 듣고다니는 츤츤이 같으니."

 

  으직-!

 

  "으악!!"

  녀석이 인라인 스케이트로 내 발을 밟았다. 제길 내말이 들리는 거냐!! 녀석이 중지… 즉, 중간손가락을 치켜들며 -이쯤에서 저게 여자인지 의문이 든다- 나에게 말했다.

 

  "헤, 약오르면 쫓아와 그림만 그리고 다니는 어벙이 같으니."

  "뭐?!"

  손가락을 거둔 녀석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채 달리기 시작했고 난 바로 앞인 자전거 주차장에서 내 자전거를 잡고는 당장 녀석을 쫓기 시작했다. 멀리서 여유롭게 인라인을 타며 달리는 그녀를 뒤에서 난 열심히 쫓고 있었다.

 

  "거기 안서!!"

  "에?! 너 자전거 있었어?"

  "그래서 어쩔건데! 너 잡히면 가만 안둔다!"

  "히힛-"

  녀석은 뱅글 돌며 한번 더 중지를 치켜들었고 나는 거의 최대한의 속도로 페달을 밟기시작했다. 무슨 여자가 하필이면 저런 욕을 쓰는 거냐!!

 

  나의 자전거 속도를 본 그녀는 더 빨리 인라인을 타기 시작했고 뒤에서 보는 나에게 있어서는 주기적으로 허리를 움직여 주는 그녀의 라인이 엄청 돋보이긴 했지만 지금은 그런거 신경쓸때가 아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스이로 츠이는 음악에 몸을 맡긴채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고 두근거리는 심장과 함께 자신의 몸을 스쳐지나가는 차갑지만 맑은 겨울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가 듣던 음악의 박자가 빨라질수록 그녀 자신도 빨라졌고 더욱 열정적으로 타고 있었고 박자가 느려졌을땐 자신도 모르게 조금 속도가 늦춰졌었다.

 

  그녀가 다시 한번 빙글 돌았을때 매우 가까이 까지온 '요시다 카즈'가 보였고 그녀는 혼자서 미소를 짓고는 계속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굴에 살짝 홍조가 띄면서 긴장되기 시작했다. 음악이 변할때마다 음악이 바뀔때마다 그녀의 기분과 속도가 달라졌고 그녀의 흥분이 절정에 달했을때 그녀는 눈을 감고 양쪽 다리를 살짝 벌린채로 더 이상 가속을 하지않고 가만히 스케이트를 탔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어엇?!"

  갑자기 속도를 늦춘 스이로 츠이가 내 뒤로 갈때쯤에 그녀를 봤는데 고글을 쓰고있었지만 눈을 감고 있는것 같았다. 저거 위험하잖아!

 

  "어?!"

 

  그러다가 갑자기 눈을 뜬 그녀가 내 자전거의 뒷부분을 잡았고 내 자전거를 양손으로 잡은채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수상스키냐!

 

  "스이로! 너 뭐하는거야?"

  "음? 내 이름을 아는구나?"

  "내말에 대답이나 하라구!"

  "같이 달리자."

  "뭐?"

 

  그녀가 한손으로 고글을 다시 잡고 씩 웃으며 말했다.

 

  "지금 음악이 정말로 두근거리는 구간이거든. 그러니까 같이 달리자구. 혼자보단 둘인게 더 재밌어."

  "어이?"

  "시끄럽고… 같이 못달리겠음 뒤에서 쫓아오기나 해."

 

  하고는 갑자기 튀어나가는 그녀였고 나는 페달을 더욱 강하게 밟아서 그녀옆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슬쩍보더니 씩 웃고는 나와 함께 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갔을까… 그녀가 듣고있던 음악이 끝났을때야 그녀는 멈추었을 것이다.

 

   "너무 갑작스러웠으면 미안해 요시다. 난 음악을 너무 좋아하다보니까… 음악에 따라서 그때마다 하는 행동이 좀 달라."

  "너무 다른거 같은데."

  녀석이 고글을 올려서 자신의 헬멧에 고정시키고 무려 이어폰을 귀에서 빼며 말했다.

 

  "난 네가 그림그리기 좋아하는 녀석이라는건 알았지만 자전거도 타는줄은 몰랐네? 그리고 내 이름을 알고 있었다니 좀 의외야."

  "내가 그림그리는거 좋아하는건 알고있네?"

  "언젠가 네가 학교옥상에서 주변 풍경 그리는걸 본적이 있거든."

  "어, 정말?"

  "난 옥상에서 조용히 혼자 음악듣는걸 즐기기 때문에… 그땐 너에게 자리를 뺏긴거였지. 참, 그때 여자애들이 운동장에서 부르마입고 체육중이었는데 너 변태야?"

  "어이……."

  "그거가지고 빨개지기는."

  녀석은 다시 이어폰을 꽂고 고글을 쓰더니 말했다.

 

  "자, 가자."

  "어딜가?!"

  "시끄러워, 리듬에 맞춰서 따라오란 말이야."

  난 안들리거든?!

 

  녀석은 다시 앞서기 시작했고 난 다시 페달을 밟았다. 내리막 길이었는데 난 브레이크에 손도 안대고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며 스이로를 지나쳤다. 내가 자신을 지나치는걸 본 스이로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몸을 약간 숙인채로 엄청난 속도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밑에 약간 휘어진 커브가 있어서 내가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을때도 그녀는 계속해서 속도를 내고 있었다.

 

  "어이! 위험해!"

 

  들은척도 안하고 계속 타는 그녀였다. 분명 듣고있는 음악이 클라이막스일것이다. 이윽고 커브에 도착한 그녀는 양쪽인 스케이트 날을 옆으로 세우고는 엄청 급격하게 커브를 돌고는 인라인 스케이트의 브레이크를 쓰면서 천천히 속도를 늦추고는 음료수자판기를 손으로 턱하고 잡으며 완전 멈추었고 난 그녀 옆에 멈춰섰다.

 

  "그러다가 너 죽는다?"

  "그러니까 헬멧쓰고 있잖아."

  "무릎보호대나 그런건 없잖아!"

  "근데 네가 왜 날 걱정해주는건데?"

 

  걱정에도 이유가 필요한거냣!

 

  "그거야 네가 다치면 내 책임도 있는거 같으니까 그렇지."

  "글쎄… 나혼자 나대나가 다친거면 내 책임 아닌가?"

  "어쨌든 그런 느낌이 든다는거야."

  "훗, 그래 알았어."

 

  그녀는 자판기에 지폐를 밀어넣더니 음료2개를 꺼냈다. 그리곤 나에게 하나를 내밀었다.

 

  "나 때문에 무리한거 같은데 사과의 음료."

  "그정도 자전거 탄거 가지고 무리한건 아니거든."

  "그럼 안준다?"

  "죄송합니다!!"

  나는 얼른 음료를 받아들고는 그녀와 함께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그녀는 계속 음악을 듣고 있었고 나는 멍하니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스이로 츠이와 나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서로에 대해서 직접적인 연관도 없으면서 서로의 이름과 취향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고… 지금은 어쩌다보니 함께 앉아서 음료를 마시고 있는것이다.

 

  불과 몇십분 전만해도 한마디 대화도 없던 남남이었던 사이다.

 

  스이로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듣고 있던 음악이 또 바뀐건가… 어쨌든 특이한 녀석이다. 듣고 있던 음악에 따라 자신의 행동 패턴도 바뀐다니. 이쯤에서 음악에 감정이 휘둘리고 음악으로 감정이 조절가능한 녀석이라고 대충 짐작해본다. 녀석이 말했다.

 

  "내가 너랑 있을때 들은 노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중에 하나였어."

  "응."

  "그러니까, 앞으로도 그 노래는 계속 들을거야. 죽을때까지."

  "그래서?"

  "음… 혹시 아는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안좋을 일이 있고나서 기분 전환겸 좋은 노래를 들으면 그때는 기분전환이 되지만 나중에 다시 그 노래를 들으면 '안좋은 일'이 기억나버려서 노래 자체를 듣기 싫어질때가 있어."

  그녀가 묘한 표정을 한채 계속 말했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고 해도 모닝콜이 되면 듣기싫어지는것과 비슷한걸거야."

  "응…."

  "그래서… 앞으로 내가 이 노래를 들을땐 너가 기억날거 같다는 말이지."

  "……."

  녀석이 내쪽을 쳐다보더니 씩웃으며 말했다.

 

  "이거 듣기 싫어지는 노래가 하나 늘었는데?"

  "뭐?!"

  "따라올 수 있으면 따라와봐. 체력 안되는 남학생씨."

  그녀는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번 더 중지를 치켜들었다!! 그리곤 스케이트를 타곤 또 도망가기 시작했고 난 자전거에 올라타서 한번 더 추격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긴하지만 그녀의 체력도 대단했다. 사실 자전거보다 인라인 스케이트 쪽이 더 체력소모가 심할듯 한데 말이다. 자전거에 비하자면 인라인 스케이트는 거의 몸전체를 움직여야 하기때문이다.

 

  나는 나에겐 들리지도 않는 그녀의 음악에 맞춰서 자전거를 탔고 또한 뭔가 설레임이 가득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이로는 도시 외곽쪽 제방을 향해서 갔고 나 또한 따라갔다.

 

  겨울이라 그런지 이미 해는 저물어 가고 있었다. 제방에서 그녀는 다시 멈췄고 가만히 물위에 비치는 해를 보고 있었다. 나도 그옆에 멈추곤 말했다.

 

  "이번엔 감성적인 노래인가봐?"

  "쉿."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리곤 그녀와 함께 조용히 노을을 구경했다.

 

  그녀는 제방쪽에 앉았고 어디서 꺼낸건지 알수없는 메가폰을 들더니 메가폰으로 나에게 외쳤다.

 

  『감상할땐 감상의 자세를 가지란 말이다!』

  "윽!"

  귀떨어지겠다! 

 

  내가 그녀를 째려보는 순간… 나는 뭔가 멍한 느낌이 들었다. 제방에 앉은채 노을을 바라보는… 그녀는 하나의 그림과 같았고 너무나도 귀여웠다. 그녀가 헬멧을 벗더니 나에게 말했다.

 

  "뭐해?"

  "잠시만."

  나는 종이와 가슴쪽에 꽂혀있는 샤프를 꺼내서 간단한 스케치를 시작하며 말했다.

 

  "그림도 어떤면에선 음악과 비슷한 성질이 있어."

  "뭐가?"

  "그림을 그릴땐 그릴때 당시의 내 기분이 그림에 묻어나게 되어있거든. 슬프거나 우울할때 그리면 그림도 슬픔을 가득 품고 나오고… 기쁘거나 활기찰때 그리면 그림에도 그 감정이 가득 들어간채 표현되는거야. 그리고 나중에 자기가 그린 그림을 보며 그때 내 기분이 어땠는지도 어느정도 파악이 되거든."

 

  내말을 들은 스이로 츠이는 메가폰을 잡더니 말했다.

 

  『하나도 안궁금 했거든요!』

  "윽! 시끄러워 제발 그냥 말하라구."

  『난 음악을 좋아하지만 내가 직접 다룰줄 아는 악기는 없어.』

  "보통 여자애들은 피아노같은건……."

  『그러니까 난 그런거 칠줄 모른다구. 그래서 신이 주신 악기인 이 목소리로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어.』

  "그래?"

  "그래."

  그녀는 메가폰을 내리더니 말했다.

 

  "어릴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어. 그뒤로 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 그 때문일지도 몰라. 나에게 그런 음악을 해볼 여유는 없었으니까. 기분이 우울할때나 별로일땐 음악을 들었고… 지금도 그렇지."

  집안사정은 모두 다른법이니까…….

 

  "하지만 우울할때일수록 열심히 그리고 활기차게 살려고 하는거야. 뭔가 두근거리잖아? 아직은 학생이고 앞으로 우리에게 닥쳐올 행복과 시련이 많아."

  "그건 그렇네."

  "그리고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건 연인일지도 모르겠네……."

  "애인?"

  "그래, 너 우리 도시 중앙에있는 사이렌 탑알지?"

  "응, 그러니까… 메가폰같은거 잔뜩 달려서 무슨 일있을때 사이렌 울리는곳 말이지?"

  "난 내 연인이라는 사람이 그곳에서 사이렌을 울려주는걸 꿈꾸곤 했어."

  "……."

  개인 취향을 뭐라하긴 뭐하지만 참 독특하다.

 

  "그리곤 둘이 여행을 떠나는거야."

  그녀가 멀리 노을을 보며 말했다.

 

  "단둘이 떠나는 짧거나 긴… 또는 행복하거나 황홀한 여행. 상상만해도 즐겁지 않아?"

  "글쎄… 그렇게 두근 거리는건가?"

  "안해봐서 나도 몰라."

  그렇게 스이로는 다시 헬멧을 썼고 나는 스케치를 대강 마무리 하고 있었다. 그녀가 한손에 메가폰을 든채 말했다.

 

  "그렸어?"

  "네가 계속 움직여서 제대로는 못그렸지만."

  내가 스케치한걸 보여주자 그녀는 묘한 묘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야… 배경은 대충그리고 나만 열심히 그렸네. 특히 가슴이랑 그런쪽을 세부묘사하다니 변태잖아?"

  "좀 건전하게 받아들여줄래?"

  "그릴때 감정이 묻어난다고 했지? 설마 너… 이상한 감정……."

  "아니거든!!"

  "그래? 뭐, 알았어."

  그리곤 그녀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멀리 가버렸다. 내가 쫓아가려고 자전거에 타는 순간 녀석이 메가폰으로 말했다.

 

  『이제 쫓아오지마.』

  그리곤 나에게 척하고 거수경례를 하는것이다. 난 어쩌다보니 손을 흔들어 주었고 그녀는 그렇게 멀어져갔다. 역시… 여자애 입장에선 남자가 여자를 그린다는게 안좋게 받아들여지려나?

 

  "하, 이래서 애인은 언제쯤 생길까. 생겨도 바로 떠나는건 아닐까?"

  난 자전거를 몰고 집으로 향했고 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제일 처음 스이로 츠이를 본것은 고등학교 입학후 얼마안되서 음악실에서였다. 그때 보였던 것은 음악을 배우고 싶어하는 스이로 였다. 그 뒤로 몇번은 음악을 들으며 길을 걷는 그녀를 본적이 있었고 한참 나중에는 음악은 어느정도 배웠지만 악기를 다루는건 다른애들에게 뒤쳐져서 거의 포기한 그녀의 모습이었다.

 

  자세한건 모르니까 어디까지나 나혼자의 추정일 뿐이지만 말이다.

 

 

[2화에서 계속됩니다.]

'연재코너 > 단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가 - 단편소설  (0) 2010.01.04
사이렌 페이퍼 - 2 - 순정 - 단편소설  (0) 2009.12.25
언데드 브레인 - 4 - 고어   (0) 2009.10.16
언데드 브레인 - 3 - 고어  (0) 2009.10.16
언데드 브레인 - 2 - 고어   (0) 2009.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