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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몽환의 협곡 - Girlfriend story - 1

레이븐울프 2018. 5. 14. 17:33

혼(魂) - 몽환의 협곡 - Girlfriend story - 1

장르: 현대판타지

글쓴이: 고스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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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가 보이는 긴 생머리에 전신에 방어구와 장구류, 그리고 여러개의 권총집을 달고 있는 박하현이 독일제 무탄피 돌격소총을 손에 쥔채로 숲속을 말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의 뺨에 있는 커다란 흉터가 유난히 돋보이는 가운데 전술고글 안에서 그녀의 눈이 빛났다.

  숲속은 바람소리만 들려올뿐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녀가 무전기를 들고 말했다.


  "여기는 킬러비 킬러비, 바람비 나와라 오버."


  응답이 없자 그녀가 다시 무전을 시도했다.


  "여기는 킬러비 킬러비, 접선 장소에 도착했다 오버."


  여전히 무응답인지라 그녀가 지도와 나침반을 꺼내들려고 할 무렵 바람결에 소리가 들려왔다. 묵직한 발소리들과 괴성.


  "방향은…서쪽."


  하현이 총구를 서쪽을 향한채 나무에 은엄폐를 했고, 잠시 총구를 내려 망원경을 꺼내들었다.


  "흠~ 쟤가 아무래도 츠이시 요이겠지."


  나무들 사이로 보인 그녀의 시야에는 보우건을 쏴재끼고 입에는 포스트잇을 문채 요괴들에게 쫓기는 검은 전투복의 퇴마사가 한명 보였다. 아직 거리가 제법 여유 있어보였기에 그녀는 자신의 전술배낭에서 몇개의 클레이모어를 꺼내서 앞면과 뒷면을 확실히 해서 배치했고 다시 망원경을 든채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


  "여기는 킬러비 킬러비, 바람비는 이 무전이 들리면 고개를 끄덕여라. 오버."


  요이가 순간적으로 주변을 살피다가 달리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하현은 앉아쏴 자세로 돌격소총을 겨냥하며 다시 무전했다.


  "여기는 킬러비 킬러비, 절대로 경로를 변경하지말고 정면으로만 달리고 확인했으면 고개를 끄덕여라. 오버."


  또 요이의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 돌격소총의 총구에서 탄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 총알들은 요이의 양옆을 지나 날아가서 뒤쫓아오는 요괴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이는 총탄이 발사되는 앞으로 계속해서 달려갔고 요이가 어느정도 가까워진 하현은 돌격소총을 둘러메고 단축형 기관단총을 꺼내들며 외쳤다.


  "어이~ 네가 츠이시 요이니?"


  요이는 입에 문 포스트잇을 손으로 잡아 옆의 나무에 붙이며 말했다.


  "교란술식, 연막."


  그리고 하현의 앞에서 잠시 멈춰서서 보우건을 재장전하며 뒤돌아 요괴들이 있는 방향을 조준한채 말했다.


  "네가 한국에서온 협력자?"

  "맞아. 대한민국 정부, 최씨가에서 파견나온 킬러비. 본명은 박하현이야 반가워."

  "바카(바보)현? 이름이 뭐그래."

  "…박.하.현."

  "바카현."

  "……됐다. 일단 소문대로 요괴들을 달고 다니는거 같은데 처리부터 하고 진지하게 발음을 교정해줄게."


  연막이 어느정도 걷혀질 무렵 요괴들이 연기를 뚫고 튀어나오기 시작했고 보우건과 돌격소총이 동시에 사격을 시작해서 앞에있는 요괴들부터 쓰러뜨리기 시작했는데 박하현이 들고 있는 돌격소총의 엄청난 연사력에 요이가 놀라며 말했다.


  "그 무기, 대단한데?"

  "아 이거, 재수없게 버려진 무기긴 한데. 연사력이랑 이것저것 괜찮은 무기지. 대신 탄약값이 어마무시하지만…."

  "하지만 이렇게만 쏴서는 오래 못갈거야."

  "그럼 톡쏘는 맛을 보여줘야지. 3초 후에 뒤로 돌아서 전력질주. 확인?"

  "확인."


  하현이가 최루탄 하나를 까서 앞으로 던진후에 요이와 함께 뒤돌아서 전력질주를 했고 안전거리에 도착했다고 생각이든 순간 말했다.


  "나무에 엄폐해!"


  요이가 나무에 몸을 가리자마자 하현이 기폭장치를 눌렀고, 클레이모어들이 폭발하며 전방에 존재하던 요괴들을 죄다 살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운좋게 살아남거나 다친 몇몇 요괴들을 동료들과 같이 시체로 만들어준 뒤에 그 처절한 쑥대밭을 바라보며 하현이 말했다.


  "어쨌든, 1년간 같이 지낼 사이니까 앞으로 잘부탁해."


  하현이 손을 내밀었으나 요이는 곁눈으로 슬쩍 쳐다본 후에 웃기다는 듯이 실소를 머금으며 보우건을 돌러메곤 말했다.


  "네가 그때까지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해?"

  "에~ 무시하지말라구. 이래보여도 군필 여중생이야."


  그 말에 요이가 여전히 재수없는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 얼마나 살아남는지 내가 지켜봐볼게 바카현."

  "박! 하! 현이야.

  "바보라고 그렇게 힘안줘서 말해도 괜찮아."

  "나참, 생긴건 예쁜게 성격은 좀 있네."


  예쁘다는 말에 요이가 잠시 멈칫하며 고개를 살짝 돌리곤 손가락으로 스스로를 가리키며 물었다.


  "나…한국인이 보기엔 좀 예쁜거야?"

  "응, 이쁜데."

  "좋아, 오늘밤 내 텐트에서 자도 돼."

  "우와 벌써 잠자리까지 허락하는거야? 과연 성진국! 진도가 남다른걸?"

  "……."


  츠이시 요이가 무슨 소리냐는 듯이 쳐다보자 하현이 괜히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 아니야…하하 잘됐네. 마침 탄이랑 폭발물을 더 챙긴다고 텐트를 빼먹었거든. 처음부터 네게 신세 좀 지려고 했었어."

  "…밖에서 자."

  "야?"


  츠이시 요이가 무시한채 걷기 시작했고 하현이 그 뒤를 따라 걸으며 말했다.


  "야아~ 그래도 내가 방금 구해줬잖아."

  "네가 안도왔어도 처리할 수 있었어."

  "그래도 나 덕분에 편하게 처리한건 인정 하는거지?"


  그 말에 요이가 아주 잠깐 뒤돌아보며 대답했다.


  "그래, 인정해. 그러니까 이제 조용히 해."

  "쌀쌀 맞은거 봐라."

  "일주일 전까진 정도 안줄거니까 알아서 해."

  "일주일?"


  하현이 옆에서 걸으며 묻자 츠이시 요이가 무표정하게 답했다.


  "대부분 일주일을 못버티고 죽거든. 그전에 친해져봤자 내 손해야."

  "그럼 약속하나 해줄래?"

  "뭐?"


  요이의 물음에 박하현이 묘한 미소를 띈채 대답했다.


  "내가 일주일 동안 살아남으면 가슴 만지게 해줘."

  "……."


  츠이시 요이는 미X년이라도 보는 듯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날밤 모닷불이 피워져 있고 텐트와 그 밖으로 술식진이 쳐져있는 가운데 하현이 반합에 전투식량을 조리하고 있었고 요이는 나무 위에서 통신기를 조작하고 있었다.


  "…아빠? 들려요?"

  『그래, 요이. 한국에서 온 요원은 잘만났니?』

  "네, 만나긴 했는데. 얘가 이상한건지 제가 모르는건지 물어보려구요."

  『어떤거니?』


  그 물음에 요이는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여자끼리 가슴 만져주는게 보통 사회에선 당연히 서로 해주는 행위라고 말하는데 그게 사실이야?"

  『…….』


  그 물음에 잠시 할말을 잃었다는 듯이 침묵을 지킨 요이의 아버지가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대답했다.


  『음…글쎄다. 내가 남자긴 하지만 그런건 없다고 말하고 싶구나. 한국 문화에도 없을텐데.』

  "그렇죠? 내가 이때동안 사귄 친구들 중에 가슴 만지려든 애는 없단말이야."

  『혹시 한국 요원들은 그런건지 내가 한번 물어보마. 어쩌면 한국식 건강 확인법 일수도 있으니 그전까진 몸간수 잘하거라.』

  "허튼 짓하면 바로 쏴버릴거니까 걱정마요."


  나무에 매달린채 요이가 하현이를 노려보았고 하현은 포크숫가락으로 반합에 조리된 전투식량을 한입 먹어보고는 그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 위에서 주변을 잠시 경계하다가 내려와 모닷불로 온 요이에게 하현이 반합뚜껑에 전투식량을 조금 덜어서 내밀었다.


  "자, 한번 먹어봐. 이것이 대한민국의 전투식량이다! 김치도 있다규~?"

  "……."


  요이는 차가운 표정으로 쳐다보며 멀찍히 겨우 불빛이 닿는 곳으로 가서 앉고는 육포조각과 과일을 몇개 꺼내서 먹기 시작했고 뻘줌해진 하현은 반합뚜껑을 자기 앞으로 가져와서 포크숫가락으로 한숫가락 퍼며 말했다.


  "싫으면 말구…."


  그렇게 거리를 두고 끝나버린 어색한 식사시간 후에 요이가 자신의 텐트로 들어가며 말했다.


  "나 일기쓰고 잘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깨워."

  "교대시간은?"


  하현의 물음을 무시하고 요이가 텐트로 들어가버렸기에 하현은 별수없다는 듯이 돌격소총을 양손에 들고 나무 위로 올라갔다.


  "뭐랄까…군대 선임 생각나는 애네. 다시 신병이 된거 같지 말입니다? 크큭…."


  혼잣말을 하며 키득거리던 하현은 어둠 속에서 느껴진 움직임에 야시경을 킨채 경계했고, 천천히 권총에 소음기를 돌려끼우고는 나뭇가지를 지지대 삼아 조준했다.

  잠시 후 작은듯 작지않은 격발음이 밤중의 숲속에 잠깐동안 머물렀고 그 후 몇시간 동안 십여마리의 요괴를 더 죽이고 방금 또 처리한 요괴를 밟고 선 하현이 소음기 권총을 재장전하며 말했다.


  "이거 원래 이렇게 계속 오는거야 아니면 짬밥 냄새 맡고 평소보다 더 오는거야? 진짜로 계속 기어나오니까 뭐 긴장을 놓을수가 없네."


  그리고 야시경을 다시 끄고 머리 위로 올리며 말을 이었다.


  "탄약을 좀 더 아껴야할지도 모르겠는데…물어봐야겠어."


  그리고 텐트로 다가가서 천을 걷으려고 아주 살짝 손을 움직였을 때였다.


  "……."


  아주 잠깐 걷어진 천 사이의 완전한 어둠, 텐트 안을 보며 하현은 야시경을 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다시 천을 덮고 말없이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텐트 안의 요이도 천천히 보우건의 각도를 내렸다. 즉, 츠이시 요이는 잠들지 않고 계속해서 박하현을 경계하고 있었다.


  나무 위에서 하현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떻게 살아오면 사람이 사람을 저렇게 경계할 수 있는걸까. 이때동안 많이 배신이라도 당했던건가…."


  하늘을 바라보던 하현이 다시 숲속을 주시했고 말을 이었다.


  "한국 요원의 신뢰도가 바닥인건가? 아님…내가 그냥 의심스러운거?!"


  진지하게 한번 생각을 해보던 그녀의 시선이 또 다시 숲속 어딘가에 고정되었고,


  "이게 너의 신고식이라면 어디 한번 지칠때까지 의심해보라구."


  야시경을 키고 권총을 조준했다.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